제24호 2014년 봄 편집자의글

[ 독자서평 ]

《살림이야기》 23호를 읽고

글 아홉번째구름, YOONY, 밀크티



내가 버린 쓰레기가 누군가의 앞마당에 쌓이고 있다면?


글. 아홉번째구름


태평양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공 섬이 있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해류를 타고 흐르다 모인 어마어마한 크기의 쓰레기더미는 섬이 되었다. 현재 남한 면적의 7배에 이른다는 이 섬의 90% 이상은 플라스틱이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면 주변은 깨끗해지고 쓰레기는 블랙홀에 빠진 듯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딘가로 흘러가 쌓인다. 쓰레기 매립 지역에서는 쓰레기 반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국경을 넘어 아프리카로 보내진 폐가전제품들은 그곳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로 보내져 누군가의 앞마당에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소비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고, 모든 일은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오는 것이니까. 후쿠시마의 오염물질이 해류를 타고 동해에 흘러들어오는것을 걱정하는 것처럼.
나름 재활용 분리수거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종이와 우유팩의 재활용 방법이 다르다는 것, 쓰레기는 재가공되는 것보다 세척 후 그대로 재사용되는 것이 환경 차원에서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환경을 위한다고 부록이나 사은품으로 쏟아졌던 에코백이나 텀블러는 좋은 의도 이상으로 남발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번 사용하다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도 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의도와 실제 효과와의 차이를 더 좁혀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도 소통을 위한 장소가 필요하다


글. YOONY


스위스 베른에 위치한 라이츠슐레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영원한 연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문구가 와 닿았다. 라이츠슐레는 버려진 공간을 주민들이 점거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거나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집결할 수 있는 곳으로 쓰이고 있다. 단순히 대안문화공간이 아닌 진보적 성향이 강한 곳으로, 제도권에 속해 있되 차별과 착취에 대한 저항을 공개적으로 모의하는 비제도적 공간으로서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니 우리에게도 소통을 위한 장소가 필요하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과의 연대가 사회를 움직이는 요소임을 느끼게 했다.
쓰레기 재활용 특집에서는 재활용의 종류와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고, 나아가 사회시스템을 개선해 재활용품이 유통되는 과정을 좀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결국 재활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활 속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낭비하지 않는 소비 형태라는 근본적인 시각도 보여준다. 소비를 고민하니 자연스레 생산에도 생각이 미쳐 순환적 사고를 이어가게 한다. 연대와 환경에 대한 아이디어와 건강한 생각을 많이 전해준 생명 살림 잡지!




지혜로운 살림 비법을 배우는 느낌


글. 밀크티


표지에 “눈이 많이 내릴 무렵부터 이천십사 년 꽃샘추위 즈음까지”라고 적혀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왠지 낭만적이다. 사무적이고 뻔한 느낌이 아니어서 좋다. 표지에 있는 그림은 동백이다. “동박새가 동백꽃의 꽃꿀을 먹는 동안 꽃가루받이가 일어나 열매를 맺는다”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겨울에 빨갛게 피어있는 동백꽃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응답하라 쓰레기’가 특집으로 담겨 있다. 쓰레기 배출과 재활용에 대해 제대로 일러주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에 아주 유용한 기사였다. 이왕이면 쓰레기로 버리기보다 재활용하고, 무엇보다도 재활용 만능주의에 빠지지 말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가 37만여 톤이라는 점도 충격적이었다. 2014년에는 40만 톤에 이를 거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필요 없는 데 충동구매하는 물건들이 없는지 경각심을 가지고 한 번 더 생각해봐야겠다.
장 본 물건들을 무심결에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생활화되었는데, 사실 냉장보관이 필요 없는 것들도 많다. ‘앎선반’ 기사를 통해 각기 다른 채소를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구체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지혜로운 살림 비법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살림이야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모르던 정보도 얻고 글도 빠져들어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앎선반이나 특집 정도만 기대했는데, 다른 부분도 버릴 것 없이 유용했다. 탄탄하고 알찬 잡지를 보게 되었다. 꽃샘추위 즈음 2014년 봄에는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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