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호 2013년 겨울 살림,살림

[ 교육살림: 생명이 깃든 밥상을 위한 식생활교육 ]

왜,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고민해봤나요?

글 이동엽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식, 의, 주이다. 요즘엔 돈만 있으면 마트에서 뭐든 살 수 있어서인지, 먹는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식생활교육은 먹는 문제에 대해 다시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나는 왜 먹을까? 무엇을 먹고 있을까? 어떻게 먹고 있을까?


건강하게 살기 위해 먹는다


음식을 먹으면서 ‘나는 왜 먹을까?’라고 생각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때가 되면 습관적으로 먹다 보니 왜 먹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가면, 심각한 병에 걸렸다면서 원인은 딱히 찾기 힘들고 생활습관이 문제라고 한다. 생활습관이란 먹는 것과 일하는 것, 쉬는 것과 자는 것이다. 사람이 아프면 그때서야 왜 먹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 우리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 먹는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잘 먹어야 할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만 알약으로 입에 털어 넣으면 될까? 좀 더 나아가서 영양이 들어있는 식품을 적절히 섭취하기만 하면 될까?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왔지만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비타민이 강화된 주스, 미네랄이 첨가된 가공식품, 각종 건강보조식품 등을 먹어왔지만 질병이 몸에서 떠나지 않는다.
몇 년 전 서울대 의대에서 건강보조식품들이 정말 우리 몸에 좋은지 연구한 적이 있다. 결과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몸에 좋은 것은 일부일 뿐, 많은 경우 우리 몸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해결책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식품을 잘 섭취하는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골다공증을 우려해서 중년 여성들이 많이 먹는 칼슘제로 인해 심근경색이 일어날 확률이 20% 증가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칼슘제보다는 평소 멸치를 잘 챙겨 먹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소만 먹기보다는, 영양소가 들어있는 자연으로부터 얻은 먹을거리를 잘 먹어야 한다. 먹을거리는 자연과 조화로운 땅에서 얻어진 것이어야 한다. 땅과 물과 공기가 건강해야 그 속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 적어도 내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라도 자연환경이 좋아지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올바른 먹을거리를 잘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살림식생활교육센터(센터)에서 하는 식생활교육은 온 자연이 협동해서 건강한 밥상이 차려지는 원리를 알고,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들은 가족의 밥상을 생명이 깃든 밥상으로 차릴 수 있고, 그러한 노력들이 더 많은 농민들로 하여금 생명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온 생명이 살아나는 세상을 만들게 된다.
밥상을 차리는 소비자들이 각성해서 올바른 먹을거리를 선택할 수 있어야 세상이 바뀐다. 나는 강의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하고 묻는다. 그러면 보통 기업이나 국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답이 많이 나온다. 그 답은 18~19세기까지는 맞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에 물건이 넘치는 시대로, 소비자가 물건을 사주어야 기업도 생산을 할 수 있다. 한살림은 어떤 생각과 방법으로 소비할지에 관심을 갖고, 우리 삶에 바람직한 소비는 무엇인지 공부하고 실천하는 소비자들을 만들어왔다. 소비자들이 우리 땅과 몸을 살리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실천함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생겼다. 이처럼 지금은 소비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이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각성을 먼저 한 엄마들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먼저 이 사람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식생활교육 활동가 혹은 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하여 교육 내용과 방법을 이해한다. 그러고 나서 학교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생명밥상을 차리는 식생활에 함께 하도록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한 한살림 조합원이 1천 명을 넘고, 올 한 해에만 전국 각지에서 4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44시간이 넘는 교육을 마친 후 활동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우리 농축수산물, 가까운 먹을거리, 제철음식, 가공식품의 이해와 친환경 요리방법 등 식생활에서 알고 실천해야 할 것들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중시한다. 또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들도 스스로 생산하는 물품을 어떻게 체험하고 요리할지 가르칠 수 있도록 강사로 양성하는 등 식생활교육에도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한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일본식생활교육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어린이 스스로가 바른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높아진 전문성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식생활교육을


어린이에게 식생활교육을 할 기회가 많아지고, 어린이들이 식품을 잘 고르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게 되면서 ‘어린이 친환경 식생활교육 지도자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는 어린이 발달과정과 그에 맞는 친환경 요리방법을 실습 중심으로 교육한다. 올해 전문강사 2기가 배출되었는데, 과정을 수료한 강사들이 각 지역에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친환경 요리수업을 하여 어린이들이 식생활의 주체로 서도록 돕고 있다. 요즘 문화센터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키즈쿠킹이 유행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아이들의 흥미 중심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친환경’과 ‘건강’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는 점이다. 센터에서 양성한 강사들이 진행하는 어린이 친환경 요리수업은 이러한 세태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센터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조합원 스스로 식생활교육의 전문성을 키워 다른 조합원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돕는 14명의 연구위원을 두고 있다. 연구위원은 각자 자신의 전문영역을 개척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와 토의, 강의에 힘쓴다. 또 사회와 함께하는 식생활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식생활교육의 비전을 유아·초등·중등 교사와 함께 펼쳐나가기 위한 교사연수도 해마다 진행하여 학교에서 생명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식생활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다.
2014년에는 더 많은 조합원,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식생활교육으로 생명이 깃든 밥상을 차리려고 한다. 사람들이 친환경 먹을거리를 선택하고 이를 맛있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식생활교육’을 더 잘 기획하고 실천할 것이다.






↘ 이동엽 님은 한살림식생활교육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초등교육을 전공하고 식생활교육과 환경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환경교과서를 비롯하여 30여 권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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