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호 2013년 겨울 살림,살림

[ 해외 협동조합 ]

유기농업 확대에 기여하는 미그로와 코프

글 조완형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만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사이에 3천 개에 가까운 다양한 협동조합이 출범했다. 바야흐로 협동조합 전성시대다. 이런 때를 맞아 해외 사례에 대한 소개도 적지 않다. 지난 10월 중순 방문한, 스위스 협동조합 ‘미그로’와 ‘코프’를 소개한다.

 

스위스 소매시장 주도하는 생협
스위스에는 ‘미그로’와 ‘코프’라는 거대 생협이 있다. 서로 경쟁하면서 스위스 소매시장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다. 2012년 두 생협의 스위스 국내 시장점유율은 36.7%에 달한다(미그로 19.8%, 코프 16.9%). 조합원 수는 510만 명(미그로 215만 명, 코프 295만 명)으로 스위스 전 인구의 약 64%를 차지한다. 일하는 사람들만 16만 2천 770명이다(미그로 8만 7천 461명, 코프 7만 5천 309명). 두 생협은 스위스 민간사업 부문 최대 일자리 창출자이기도 하다. 미그로와 코프가 없는 스위스의 경제, 사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미그로와 코프는 2012년 유럽 경제 불황과 유로 약세,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어려운 환경을 맞아 대규모 가격인하를 추진하였다. 그리고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2년 미그로는 전년 대비 0.6% 증가한 249억 9천 900만 스위스프랑(29조 1천 690억 8천만 원), 코프는 0.3% 증가한 278억 1천 800억 스위스프랑(32조 4천 583억 2천 만 원)의 매출 실적을 거두었다.

2012년 미그로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온라인 판매 강화다. 스위스 소매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미그로는 식품소매부문 이외에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2012년 스포츠XX(스포츠용품), M일렉트로닉스(가전), 미카사(가구) 등 새로운 점포를 개설하고, 온라인 식품판매부문의 스위스 최대 사업체이자 미그로의 자회사인 르숍의 사업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파미그로라는 패밀리클럽을 시작하고, 유기식품 슈퍼마켓 알라투라 1호점을 취리히에 출점한 것이다.

2012년 코프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하나의 큰 생협으로서 사업효율을 높이고, 지속가능성 추구 물품을 확대하고, 자회사인 트란스구루메(식품도매·급식)와 벨(식육가공)을 통해 해외사업을 발전시킨 것이다.


지속가능성 추구·사회적 책임 실천

미그로와 코프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미그로는 2012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제너레이션M’을 시작했다. 환경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촉진하고 사회에 규범이 되는 방법으로 소통하고 건강을 증진 하는 생활양식을 호소하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미그로는 운동·사업 전략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정 의하고 추가 핵심가치의 하나로 책임감을 채택하였다. 2012년에는 지속가능성 추구 물품을 확대했다. 미그로비오(유기인증), MSC(해양인증), FSC(산림인증), 톱텐(저에너지·환경부하인증) 라벨의 물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커피, 코코아, 찻잎 등도 이미 UTZ 인증을 받은 것을 취급한다.


미그로는 문화기금(컬쳐 퍼센테이지)과 약속기금(인게이지먼트 미그로)을 조성해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문화기금(매출액의 1% 전환) 1억 2천 500만 프랑(1천 458억 5천만 원)을 콘서트와 댄스페스티벌 등 문화·사회·교육·레저·경제 활동에 지원했다. 이 기금은 미그로의 창업자 고트리브 두트바일러의 독자 발상이다. 약속기금은 문화기금을 보완하기 위해 설립했다. 미그로 그룹의 자회사들이 이익배당의 10%를 문화, 지속가능한 발전, 경제, 스포츠 분야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한다. 미그로는 이 기금을 활용해 지역 특성을 살린 지속가능한 발전을 진흥하고 있다. 스위스 전 통레슬링(쉬빙겐) 대회, 야외 페스티벌, 세계자연보호기금을 지원했으며, 또 스위스 산악클럽 SAC와 도 새롭게 제휴했다.

코프도 ‘나투라플란(유기식품)’, ‘나투라팜(동물복지)’, ‘나투라라인(유기면화 사용 의류나 식물 소재 화장품)’, ‘오에코플란(친환경세제 등 비식품 및 재활용품)’, ‘프로 몬타냐(산악지대 생산·가공품)’, ‘프로스페시아라라(생물다양성 및 토종 보존)’, ‘프레지디오(슬로푸드)’, ‘막스하벨라르(공정무역)’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운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코프 자체 지속가능성 브랜드와 품질 라벨 물품의 매출액은 과거 4년간 연평균 6.1%씩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는 코프의 전체 매출액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코프는 자체 지속가능성 브랜드를 대표하는 ‘나투라플란’ 탄생 10주년을 맞아 2010년 ‘코프 지속가능성 기금’을 조성했다. 매년 1천 500만 프랑(175억 215만 원)을 지속가능한 물품 및 서비스 생산·공급을 위한 프로젝트에 지원한다.

2012년 코프 지속가능성 기금은 공정무역, 토종보존, 생태적 자급축산(우유) 프로젝트 ‘Food no Food’, 양식기술 및 사료 개선, 지속가능한 생태적 생활 전시관 ‘움벨트아레나’ 등을 지원했다. 코프는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무동력 이동수단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근거리 점포 설치와 자전거 가정배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기농업 육성·기후변화 대응

스위스는 세계에서 국민 1인당 유기식품 소비액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2012년 스위스 국민 1인이 230프랑(26만 8천 원)의 유기식품을 구입했다. 일반식품보다 가격이 25% 높은데 매월 2회 이상 유기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63.2%, 매주 2회 이상 구입 소비자가 34.8%로 나타났다(2012년). 스위스는 국내 유기농지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2012년 11.4%). 적극적으로 유기식품을 취급하는 미그로와 코프 덕분이다. 코프가 유기식품의 47.5%, 미그로가 26.4%를 판매하고 있다. 전체 스위스 유기식품 시장의 73.9%다. 스위스 국민의 높은 환경의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스위스에서 환경보전이 모든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1996년 국민투표를 통해 ‘환경보전 중시, 동물학대 금지, 지속가능한 발전 실현이 농업정책의 기본’이라는 내용을 헌법에 반영했다.


코프는 비오스위스(스위스 유기농업협회·유기인증기관)와 연계하고 유기농업연구소 ‘피블’에 재정을 지원하면서 유기식품 시장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코프는 유럽에서도 가장 엄격한 비오스위스 유기기준을 적용한다. 유기농법과 관행농법의 병행 금지, 유기농지 내 생태보전지역 7% 확보, 자국산 우선 원칙에 따른 항공 운송 금지, 가온재배 금지, 농장 내 사료 전량 자급 등을 충족해야 한다.

미그로와 코프는 환경보전 및 기후변화 대응도 활발하다. 미그로의 경우 지속가능한 포장재 개발을 추진하고(FSC인증 원료 사용, 중복 포장 폐지, 얇은 포장 확대, 재활용 강화), 생수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고, 얇은 유리병 사용을 확대하며, 얇고 가벼운 커피메이커 완충재를 사용하여 골판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또 50년간 생수를 철도수송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수리 체계를 정비하고 에코전력을 구입하며, 원예용 유기질비료 개발 및 수송거리 단축으로 비오스위스와 장기협력협정 체결을 체결했다. 또한 자연을 지키는 1㎡운동(스위스 대지 소속 농민들이 1㎡에 들풀 씨앗을 뿌리는 운동)을 전면 지원한다. 온실가스 대책으로 2011년 대비 2020년 20%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전기 사용량 10% 감축도 결정했으며, 또 2011년 말 현재 햇빛발전소를 18개 사업장에 건립했다. 코프도 햇빛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말 현재 시간당 약 110만kw의 햇빛발전소를 각 사업장에 건립·가동하고 있다. 그리고 코프는 2011년 백열등 판매를 전면 금지하였다.

 

분권·통합의 조직 구성

미그로와 코프는 조직구성이 다르다. 미그로는 10개의 지역생협으로 구성되어 있고, 미그로생협연합회가 전체 미그로 활동을 조정하고 전략을 결정한다. 연합회는 구매 및 생산을 관리하고 지역생협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미그로는 연방국가 스위스와 같이 운영되고 있다.

이와 달리 코프는 하나의 큰 생협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프는 1999년 합병 및 조직재편 계획, 즉 ‘코프포르테’에 따라 14개 지역생협과 코프스위스가 합병하여 대규모 단일 생협을 이루었다. 코프는 조직운영 및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착실히 개선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4년간 코프는 높은 성장을 거두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여 생산성을 크게 개선하였다. 코프에서는 단일 생협을 이룬 결정이 옳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코프는 지역생협을 대신하여 6개 지역위원회를 설치·운영하면서 지역주권을 살려가고 있다.

 

↘ 조완형 님은 한살림연합 전무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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