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호 2013년 겨울 살림,살림

[ 겨울밥상: 파뿌리덮밥, 단호박죽, 현미떡롤, 밤무스 ]

추위를 녹이는 겨울별미

글 이윤서\사진 김재이

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꿈에 그리던 라오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곳에서 열대과일과 허브 가득한 음식을 먹으며 달콤한 휴식을 취했지요. 집으로 돌아온 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잘 안 걸리던 감기에 걸려 생강차를 옆에 달고 조금은 힘든 한 주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의 입맛과 체질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마크로비오틱에서는 단순히 체질만이 아니라 계절, 기후, 지역, 건강상태 등의 상호관계를 생각하며 조화로운 섭생을 이야기합니다.






평소에 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와 순리를 따라 제철에 우리 땅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주식으로 합니다. 손발이 찬 편이라 음성과다의 음식은 취하지 않는 편입니다. 음양의 조화를 깨는 양성과다의 동물성 식품은 물론이거니와 음성과다 식품인 설탕, 커피, 술, 열대과일, 주스 등도 삼갑니다. 이번 여행 때도 현미, 들깨가루, 들기름, 현미유, 고춧가루, 천일염 등의 식재료와 도구를 챙겨가 현지 채소와 함께 밥해 먹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씩 외식을 하면 생선소스, 중화소스 등에 든 화학조미료 때문에 때때로 속이 좋지 않았습니다. 내 몸은 사계절이 있는 온대기후에 적응되어 있는데 겨울이 없는 지역에서 몇 년간 안 먹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니, 특정 알레르기가 없는데도 두드러기가 나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까지 걸렸습니다. 몸이 반응하지 않으면 모르고 먹지만, 부지런히 반응하다 보니 외식보다는 집 밥이 편합니다.


저희 집 밥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아침에는 현미밥, 속이 편하지 않을 땐 현미죽 또는 현미에 율무를 넣은 죽, 현미숭늉에 간단히 나물반찬, 채소피클, 백김치, 조미 안 된 구운 김 등을 먹습니다. 요즘에는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호박죽도 자주 먹고 연근차, 현미차, 생강차 등에 볶은 호박씨나 해바라기씨를 한 줌 정도 따로 챙겨 먹습니다. 아침을 가볍게 시작하며 하루를 깨웁니다. 점심에는 고슬고슬한 현미밥에 우엉, 당근을 채 썰어 깨소금과 참기름에 볶아 뿌리채소를 얹어 먹지요. 여기에 파뿌리와 으깬 두부를 볶아 넣으면 따뜻하고 고소한 파뿌리채소덮밥이 완성됩니다. 기온이 한층 더 떨어지는 저녁이면 따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깊게 우려 낸 채수에 달디 단 겨울배추 잎 몇 장과 미나리, 쑥갓을 넣고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잔치를 벌입니다. 여기에 두부 반 모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들깨가루, 고춧가루, 고추장, 집간장, 다진 마늘 조금과 양념장을 풀어 시원한 버섯채소전골을 끓여 먹습니다. 마크로비오틱에서는 자극적인 음식을 주식으로 먹지 않기에, 몸과 마음의 균형을 생각하며 자극적이지 않게 맑은 전골을 끓입니다. 구수한 음식이 생각날 때는 들깨를 채수에 걸쭉하게 끓여 버섯, 채소를 넣고 들깨전골을 만듭니다.
주식은 건강히 잘 챙기지만 때때로 먹는 간식은 놓치기 쉽지요. 겨울이 되니 구운 떡이 맛있네요. 현미떡을 구워서 김으로 돌돌 말아 간장소스에 찍어 먹으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으내 잘 익은 밤을 왕왕 갈아 과일잼을 곁들인 밤무스도 자주 먹는답니다. 고구마, 감자, 연근, 사과 등을 얇게 썰어 바싹 말린 부각에 따뜻한 생강차 한 잔도 좋은 간식입니다.






파뿌리덮밥 (3~4인분)


재료: 파뿌리 2큰술, 우엉 1개, 당근 1개, 두부 1모, 깨소금 3큰술, 참기름 2큰술, 간장 1큰술, 천일염 한 꼬집, 현미밥 3~4공기
* 김장한 후 파뿌리를 버리지 말고 모아 놓았다 쓰면 좋다.
* 깨소금은 참깨와 천일염을 10:1의 비율로 해서 갈아 만든다.


만드는 방법
➊ 두부의 물기를 30분 이상 뺀다.
➋ 파뿌리, 우엉, 당근의 흙을 깨끗이 씻는다. 파뿌리는 적당히 다지고 우엉, 당근을 가늘게 채 썬다.
➌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우엉, 당근, 파뿌리 순서로 깨소금을 넣어 가면서 볶는다. 깨소금이 짜지 않으면 천일염 한 꼬집을 넣어준다. 볶은 채소는 따로 접시에 담아둔다.
➍ 프라이팬에 물기 빠진 두부와 참기름, 간장, 깨소금을 넣고 스크램블 하듯이 두부를 으깨면서 볶는다. 볶은 두부도 접시에 담아둔다.
➎ 프라이팬에 현미밥을 넣고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살짝 볶는다.
➏ 그릇에 볶은 현미밥을 담고 볶은 두부를 동그랗게 얹는다. 그 위에 볶은 채소를 얹고 고명으로 참깨를 뿌린다.






단호박죽 (3~4인분)


재료: 단호박 중간크기 1개, 물 2컵, 조청 2큰술, 현미가루 1큰술, 천일염 1/2작은술, 계피가루 1/2작은술, 황잣 8개


만드는 방법
➊ 단호박을 반으로 가르고 숟가락을 이용해 씨를 발라낸다.
➋ ①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냄비에 가지런히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중약불에서 10분 정도 삶는다(찜기로 쪄도 좋다). 불을 끄고 5분 뒤에 뚜껑을 열어 열기를 뺀다.
➌ 냄비에서 단호박을 꺼내 껍질을 벗기고, 껍질은 따로 모아둔다.
➍ ②의 단호박 삶은 물에 껍질을 벗긴 단호박을 넣고 갈아준다.
➎ ④에 조청, 천일염, 현미가루를 넣고 잘 섞은 다음 약불에서 잘 저으며 끓인다.
➏ ③에서 따로 모아둔 껍질로 경단을 빚는다.
➐ ⑤를 그릇에 담아 계피가루를 뿌리고 ⑥과 황잣을 고명으로 올린다.






현미떡롤 (3~4인분)


재료: 현미쑥절편 7~8개, 구운 김 1장, 간 무 2큰술, 간장 2큰술, 다진 쪽파 1큰술
* 현미쑥절편 대신 현미절편이나 현미가래떡을 써도 좋다.


만드는 방법
➊ 구운 김을 가로 2cm 너비로 잘라 김 조각을 7~8장 만든다.
➋ 쪽파를 세로 6cm 길이로 24조각 정도 잘라 놓는다.
➌ 간장에 간 무와 다진 쪽파를 얹어 간장소스를 만들어 놓는다.
➍ 프라이팬에 절편을 굽는다(기름 없이 구워도 되고, 현미유를 살짝 두르고 구워도 좋다).
➎ 구운 절편을 반으로 접은 다음, 그 위에 ②의 쪽파 3조각을 나란히 놓는다.
➏ ①의 김 조각으로 ⑤를 돌돌 만다.
➐ 접시에 ⑥을 가지런히 놓고, 그 위에 간 무를 조금씩 고명으로 얹는다. 그냥 먹거나 간장소스를 살짝 찍어 먹는다.






밤무스 (3~4인분)


재료: 삶은 밤 3컵(450g), 물 1/2컵, 조청 2큰술, 블루베리잼 2큰술


만드는 방법
➊ 삶은 밤은 껍질을 벗긴다.
➋ ①에서 8개만 빼놓고 나머지는 물과 조청을 넣어 간다(조청은 취향에 따라
넣지 않아도 된다).
➌ 접시에 빼놓은 밤 8개를 가지런히 놓는다.
➍ ②를 한술씩 떠서 ③의 밤 위에 얹는다.
➎ ④에 블루베리잼을 고명으로 얹는다(어떤 잼이든 좋다). 하나씩 손으로 집어 먹는다.



↘ 이윤서 님은 쿠시 인스티튜트(USA) 공인 마크로비오틱 강사이자 자연식 요리연구가로서 만성질환인 건선을 자연식을 통해 치유극복한 경험과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자연을 닮은 밥상》을 펴냈습니다.
http://yunseo85.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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