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호 2013년 겨울 [특집] 특집-응답하라 쓰레기

[ ② 일본그린코프생협의 재사용병 운동 ]

재활용 가치 높이는 생협의 회수·순환 시스템 2

글 박용광\사진 박상태



우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는 1.02kg(OECD 주요국가의 폐기물 발생량, <OECD Compendium>, 2004)으로, 1년이면 약 370kg이다. 사람의 평균수명을 약 80살이라고 가정할 때,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약 30톤의 폐기물을 내보내는 셈이다.


그린코프생협의 4R운동
일본 그린코프생협은 4R운동(Refuse, Reduce, Reuse, Recycle)을 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우유병 99%, 포장 용기 47%, 재사용병 63%, 계란 포장 용기 94%를 재활용하기 위해 회수하고 있다. 회수율 100%를 목표로 조합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재사용병 윗부분에는 구분하기 쉽게 재사용병임을 알려주는 Ⓡ 표시가 있다. 재사용 횟수를 늘리기 위해 우레탄 코팅 처리를 해, 강도를 높여 견고하게 했다. 또 일반병보다 30% 정도 가볍다. 그린코프생협에서는 7종류의 병을 재사용하고 있다. 우유병은 우유 생산 업체에서 세척하여 사용하고, 나머지 6종류는 미나마타에 있는 ‘다나카상점’에서 1차 세정을 하고 각 제품생산지에서 2차 세정 등의 재세척과 살균처리를 하고 재사용한다.

다나카상점의 유리병 세척공장에서는 매년 약 650만 병을 세척하고, 그린코프의 6종류의 병도 1년에 약 200만 병을 세척 대행한다. 세척병은 새 병보다 20% 정도 저렴하지만 비용보다는 폐기물을 줄인다는 차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간 4회전 정도 재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2.7회전으로 감소했다.

우유병은 총 33회 정도 사용할 수 있고, 1.8ℓ짜리 사케 병은 8회 정도 재사용한 후 폐기한다. 그린코프의 재사용병은 10회 정도 재사용된다. 세척공정에 사용되는 세척제에는 가성소다(순도 100%)를 물 사용량의 2% 비율로 혼합한다. 세척 후에는 깨끗한 물로 세정하고 4차례의 검사과정을 거친다. 세척과정 중 사용한 알칼리성 물을 황산으로 중화시켜 방류하며 상수도 비용이 연간 700만 엔(7천 350만 원)이나 되는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 쓰고 있는 물의 약 80%는 폐수를 재사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세척 후 잔류물질을 관리하는 기준은 없다. 병을 자체 조사한 결과 가성소다 성분은 남아 있지 않지만 수돗물에 있는 염소성분이 남아 있다. Ⓡ병을 6회 정도 사용하면 환경에 끼치는 부하(에너지 소비, 이산화탄소, 고형폐기물 등)가 새 병을 사용할 때보다 약 3배 이상 줄어든다.

재사용병을 세척하는 다나카상점에서는 병 세척뿐 아니라,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세척라인을 통과한 병 중에 실금이나 라벨 찌꺼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식품공장으로 보내지 못하는 병이 약 2%인데, 그것을 활용해 꽃병, 잔, 장식품, 목걸이 등을 만든다. 와인병은 보도블록을 개발할 때 사용한다. 덕분에 보행자들은 밤거리의 반짝이는 보도블록을 걷는 즐거움을 누리게 됐다. 최근 규슈지역의 지자체, 학계, 시민단체, 생협, 다나카상점, 주류업체, 플라스틱 대여업체 등이 협력해, 재사용 경량병을 150만 개 정도 생산해 사용하고 회수율이 70% 이른다.
 

미나마타병을 극복하고 환경도시가 된 미나마타
다나카상점이 자리잡은 미나마타에는 재사용병뿐만 아니라 종이, 가전제품, 기름류, 아스팔트, 페트병, 폐수 등 다양한 종류의 폐기물을 재사용하는 에코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미나마타는 1932년부터 비료공장에서 수은을 인근 앞바다에 방류해 누구도 살 수 없는 지역이었다. 미나마타병에 걸린 쓰라린 경험을 겪은 뒤, 주민들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노력을 계속해 환경을 복구해왔다. 미나마타는 이제 환경도시다. 분리수거는 젊은 학생과 노인이 세대를 넘어 소통하는 역할도 한다.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시민단체와 생협, 지자체와 주민들이 함께 시스템을 구축해 재사용운동을 벌이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내가 할 일과 우리가 함께할 체계와 틀을 잘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과 생협 조합원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가치 있는 소비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연구하고 공유하고, 연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박용광 님은 한살림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먹을거리운동을 해왔습니다. 지난 10월 일본에 방문해, 일본의 생협 운동과 재활용운동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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