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2012년 겨울 [특집] 지구를 생각하는 겨울나기

[ ⑩ 전문가 추천 알뜰 난방법 ]

보일러 온도 높이기 전에 꼼꼼 체크

차정환

“돈 더 벌어와.” “갑자기 왜?” 뜬금없이 웬 시비인가 싶어서 대답이 곱게 나가질 않는다. “이번 달부터 가스비 나가잖아. 한 달에 가스비 이십만 원 넘게 나와.” 꼬치꼬치 캐묻다가는 본전도 못 찾겠다 싶어 최대한 공손하게 알았다고 얼버무리고 후다닥 집을 나선다. 아! 겨울이구나. 나의 겨울은 이렇게 찾아왔다.


따뜻하고 알뜰하게 겨울을 나는 방법


겨울철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입이 닳도록 얘기하고 돌아다니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어떻게 아껴보나’ 하는 필요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대목은 역시나 돈 문제다. 겨울철 난방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우리 집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44%는 난방에 쓰인다. 온수에 쓰이는 24%를 포함하면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2/3 이상이 난방에 쓰이는 셈이다. 이 중 대부분은 겨울철 2~3개월에 사용이 집중되기 마련이니 에너지비용 지출도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 같은 전열기기들이 가세해 전기요금마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니 겨울 한철 따뜻하게 나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몹시도 추울 것이라는 올 겨울을 따뜻하면서도 알뜰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한다. 혹시라도 “그냥 몇 푼 더 내고 말지”라는 유혹이 있을 때는 비용절약 외에도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일에는 약간의 귀찮음이 따를 수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하자.



1. 실내에 온도계를 달아 둔다


보일러 실내 온도조절기에 부착된 온도표시기는 정확한 실내온도를 측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집안 곳곳에 온도계를 달아두면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인 20℃를 유지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20℃ 이상 과잉난방을 하게 되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져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가족들이 감기에 걸릴까봐 조금씩 더 틀어 둔 난방이 오히려 감기를 부르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실내를 살짝 쌀쌀하게 하고 내복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면 집 밖에 나가도 급격한 온도변화로 인한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특히 피부미용에 좋다고 하니 일부 가족들의 원성이 있더라도 무시하고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얼마 전 한 강연회에서 요즘 일본 아이들이 외부온도가 변하더라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졌다며, 실내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해놓는 탓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이 땅에 사람이 생기고 지금처럼 적응해오기까지 한겨울에 난방을 하면서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는 세대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니 과잉난방은 우리 몸에게도 난감한 변화일 터이다. 기억하자. 실내온도를 1℃ 낮출 때마다 에너지가 7% 절약되고, 온실가스 배출이 7% 감축되며, 난방비용은 줄어들고 몸은 건강해진다.



2. 새는 열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보자


난방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것이 바로 단열이다. 지은 지 오래된 집이나 단독주택, 다세대주택이라면 단열성능이 썩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풍이 심하고 단열성능이 떨어지면 에너지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면서도 그다지 따뜻하게 되지 않아 난방비용이 배로 아깝게 느껴진다. 주택의 단열 개선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집수리 공사를 해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절약되는 난방비용만으로도 몇 해만에 공사비를 회수하고 남을 만큼 효과가 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경제적이다. 사는 곳이 서울이라면 서울시에서 낮은 이자율로 집수리자금을 융자지원하고 있으니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장 단열 공사를 하기 어렵다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열제품으로 집안 곳곳의 문과 창문의 틈새를 막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3. 보일러 청소만 해도 연료비 10% 절약


보일러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고효율 보일러를 선택한다. 구입할 때 약간의 추가 비용이 있지만 일반 보일러보다 적게는 9.7%에서 많게는 28.4% 높은 효율을 낸다. 두세 달만 쓰고 말 것이 아니라면 가스나 유류비용으로 내야 할 돈을 보일러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득이 된다. 보일러의 종류에 관계없이 연통과 내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면 약 10%의 연료비가 절약된다.
보일러에서 가열된 물은 난방 배관을 흐르면서 집안을 데우는데, 방별로 파이프 길이가 달라 어떤 방은 덥고 어떤 방은 추운 현상이 생긴다. 이때 온수분배기를 손으로 만져봐서 뜨거운 배관은 밸브를 약간 잠그고 온도가 낮은 배관은 밸브를 열어두면 골고루 난방을 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방은 온수조절기의 밸브를 일부 닫아 온수가 덜 흐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주 차단 밸브를 같이 닫아주어야 절약효과가 있다. 주 차단 밸브를 열어둔 채로 특정 배관의 밸브만 잠그면 사용하지 않는 방에 온수가 덜 흐르는 만큼 다른 방으로 더 흐르게 되어 전체적으로는 난방에너지가 줄지 않는다. 또 낮 시간에 잠깐씩 집을 비울 때에는 보일러를 끄지 않도록 한다. 집안이 완전히 식으면 다시 난방을 시작할 때 연료사용량이 더 커지므로 설정온도를 2~3℃ 낮춰 두었다가 다시 가동하는 것이 좋다.



4. 전열기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난방용 유류와 가스 가격이 인상되면서 전기난로나 전기장판 같은 전열기기로 보조난방을 하는 집이 늘고 있다. 2001년 가격에 비해 등유는 87%, 도시가스는 44% 인상된 반면에 전기요금은 17% 인상에 그쳐(2010년 기준)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싸다고 착각하기 때문인데, 난방에 전열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10평 면적 기준으로 비슷한 정도의 난방을 하는 경우 가스히터는 한 달에 67.3㎥의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5만8천 원을 지불하면 되지만, 전기히터는 600kWh의 전기를 써야 한다. 우리나라 가정 평균 사용량인 300kWh를 쓰던 집에서 600kWh를 더 쓰면 4만2천 원 내던 전기요금을 43만8천 원 내야 하는데, 즉 전기히터 한 대를 한 달간 사용하고 39만6천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기를 덥히는 데 전열기기를 조금씩 쓰고 그만큼 가스보일러를 덜 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바에는 보일러를 더 돌리고 전기난로를 치우는 편이 낫다. 전기장판은 전기난로보다는 소비전력이 적지만 소비전력이 적은 만큼 발열량도 적기 때문에 열량 대비 비용은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외풍이 심해서 보조난방이 꼭 필요하거나 특별한 이유로 불가피하게 전열기구를 써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전기요금을 관리해야 한다.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6단계의 누진요금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100kWh 구간을 초과할 때마다 2배 가까이 높은 요금을 내야 한다. 300kWh를 쓰던 가정이 600kWh를 더 써서 900kWh를 사용했을 때 요금이 세 배가 아니라 열 배로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본 월 300kWh 사용 가정의 경우 전열기기로 한 달에 250kWh를 더 쓰면 전기요금은 16만8천 원, 즉 평소보다 12만6천 원을 더 내야 한다.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이렇게 외워두자. 평소 쓰는 전기는 kWh당 180원, 전열기기를 켜면 kWh당 680원!




지난 겨울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전열기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시콜콜 난방정보


Q / 전기온풍기나 휴대용 손난로 등 난방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안전이 가장 걱정이다.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A /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는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른 공산품과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전기용품의 제품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안전정보포털 www.safetykorea.kr 에서 안전인증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리콜제품 또한 검색할 수 있다.


Q / 옷을 덧입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가 오른다는데 효과가 얼마나 될까?
A /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내복 3℃, 무릎담요 2.5℃, 카디건 2.2℃, 목도리 2℃, 덧신 0.6℃ 등으로 체감온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Q / 뜨거운 물을 쓸 때 보일러의 목욕 기능을 선택해야만 하나? 에너지가 더 많이 드는 것은 아닐까?
A / 보일러의 온수기능을 이용하면 온수가열을 위해 보일러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는데, 연료 소비는 더 늘어나는 대신 더 뜨거운 물을 쓸 수 있다. 그렇게 뜨거운 물이 필요치 않은 경우라면 난방상태에서 이용하는 것이 에너지가 적게 소비된다.


Q / 에너지효율이 높은 전열기구를 쓰는 것이 절전에 좋다고 들었다. 효율을 확인하는 방법은?
A / 전열기기는 효율 측정 자체가 기술적으로 의미 없기 때문에 효율등급을 구분하지 않는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에서도 전열기기는 대기전력과 사용 시 에너지비용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효율관리제도 http://bpms.kemco.or.kr/efficiency_system 사이트에서 가정용 가스보일러, 전기온풍기, 전기장판 등 모든 신고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Q / 전열기구 광고를 보면 한달 내내 사용해도 전기요금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A / 전열기구 판매업체에서 광고하는 전기요금은 다른 전기제품을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고 해당 기구만 이용할 때의 요금이거나 특정 누진구간의 단가를 단순히 곱해서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300~400kWh의 기본 사용량이 있는 가정에서 전열기구를 추가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높은 요금을 내게 된다.



↘ 차정환 님은 전국 260개 환경, 소비자, 여성 단체들로 구성된 에너지 전문 NGO연대기구인 에너지시민연대에서 에너지절약과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교육, 홍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