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2012년 겨울 편집자의글

[ 《살림이야기》가 드리는 글 ]

19호 '지구를 생각하는 겨울나기'

편집부

 

어느덧 겨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나를 돌아보며 한 해를 갈무리하고 한층 건강하게 새해를 맞이해야겠지요. 2012년의 겨울은 또 하나 각별합니다. 오 년마다 돌아오는 대선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밥상과 농업과 생명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희망합니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겨울나기 준비를 해야지요. 문풍지를 바르고 보일러를 점검해 볼 때입니다. 이번 호 살림이야기는 ‘난방’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에너지 위기의 시대에 핵발전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는 삶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난방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전기 에너지의 효율성 문제도 다시 한번 짚어봅니다. 핵발전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난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어린이들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쉽다는 햇빛온풍기에 한번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또한, 힘없고 가난한 사람에게 더욱 힘든 에너지 문제에 어떤 복지 대안이 있는지도 생각해봅니다.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됩니다. 지금까지는 8개 특별법에 근거한 협동조합들이 있었지만 규모와 업종이 제한되었다면, 이제 5명만 모이면 금융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좋은 뜻으로 모인 협동조합들이 많이 생기겠지요. 이번 호에는 발아보리사료로 우리 보리농가를 살리고 사료국산화로 축산업도 발전시키려는 우리보리살림협동조합의 소식을 담았습니다. 또한 이번 호부터 ‘비폭력대화법’에 대한 교육살림 연재를 시작합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과 좋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상처를 받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와 너,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더욱 잘 전달하고 잘 이해하기 위해서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배워봅시다.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조화로운 생명세상을 지향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 (www.hansalim.or.kr) 에서 운영하는

도서출판한살림이 펴내는 생명 살림 잡지

 

▶ ‘지구를 생각하는 겨울나기’: 봄·여름·가을·겨울 사철이 있어 아름다운 우리나라. 그러나 계절마다 어려움도 많다. 겨울나기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난방이다. 화석연료, 핵발전에 대한 우려가 많아지면서 대안난방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난방의 현재를 살펴보고 새로운 난방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핵 없는 세상을 위해’: 삼척 핵발전소 반대투쟁 문제, 대선후보들의 온실가스 감축·탈핵 정책을 짚어본다.

▶ ‘길을 묻다 길을 가다’: 40년이 넘게 협동조합 운동의 현장에 있어온, 캐나다 케이프브레턴 지역 협동조합 운동 활동가인 그레그 맥레오드 교수로부터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지혜를 들어본다.

 

차례

《살림이야기》에게 주는 말 / 《살림이야기》가 드리는 글

이철수 새김 당신은 그러든지

길을 묻다, 길을 가다 “사람과 지역을 살리는 협동조합 운동을” 글 구현지\사진 류관희 캐나다 케이프브레턴 대학 그레그 맥레오드 교수

가족밥상 야무진 아이들 손맛 보실래요? 글 이선미\사진 안종근, 이승헌

‘가족과 함께하는 요리솜씨대회’의 5가지 아침밥

땅땅거리며 살다 “우선 나부터 살려고 유기농사를 지었어요” 글 김성희\사진 장성백

충남 세종시 고송공동체 이병주 씨

빛그림 이야기 바람, 그대로 흐르게 하라 글 박민영\사진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이야기가 있는 맛 백담산장에서 전해온 가족의 맛 ‘낭화’ 글 김홍성\사진 손용호

 

[특집] 지구를 생각하는 겨울나기

① 에너지 위기 시대의 주택난방과 적정기술 글 김성원 ‘집’을 중심으로 공동체 대안을 찾아 고민하다

② 열역학으로 본 전기난방 글 한화택 따뜻한 전기의 차가운 진실

③ 에너지 효율 높인 각종 난로 글 함승호\사진 류관희 공간난방 바닥난방 한 번에!

④ 여자도 어린이도 쉽게 만드는 햇빛온풍기 글 이재열 난방 걱정 없는 집에 산다

⑤ 전통을 현대화한 구들 글 문재남 천재지변에도 취사와 난방 걱정 없다

⑥ 에너지 신토불이 글 김세진 햇빛이 강하면 햇빛으로 소똥이 많으면 소똥으로

⑦ 도시 마을의 에너지 자립 도전기 글 이선미\사진 류관희 화목난로와 태양열온풍기, 성대골을 덥히다

⑧ 체험기 : 자급자족을 향한 우리 집 난방법 글 박명선 보온물통과 창문 이중 단열의 힘

⑨ 체험기 : 난방 없이 겨울나기 글 김재형 당연하다는 생각이 고통의 근원

⑩ 전문가 추천 알뜰 난방법 글 차정환 보일러 온도 높이기 전에 꼼꼼 체크

⑪ 건축사가 알려주는 우리 집 단열법 글 김미정 문풍지·PP복합판넬로 시작한다

⑫ 에너지 복지를 향한 제언 글 최승철 소득중심 복지지원보다 경제·환경 불평등 해소를

⑬ 만화 나는 이제 춥지 않다 그림 소복이

 

[연속기획] 핵 없는 세상을 위해

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삼척 핵발전소 반대투쟁 글 이광우

② 온실가스 감축·탈핵 정책이 있는가? 우리가 대통령을 선택하는 기준 글 이진우

 

[살림살림]

시골살림 길잡이 ❽ 꽃 피고 새싹 돋는 봄이 오려면 모진 겨울이 있어야 한다 글 전희식

이 사람의 살림살이 “생명을 낳고 키우는 일은 어른 모두의 책임” 글\사진 우미숙 ‘제주 아기 할머니’ 김순선 조산사

제철살림 산과 들에서 비바람을 견딘 생명력, 산야초 글\사진 장영란

아이살림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아이와 性을 이야기할 때 글 신순화

교육살림 ❶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진짜 나를 관찰하고 표현하는 대화법 글 최정현진\사진 박김형준

몸살림 새해맞이 비움의 잔치 단식 글 정현숙\그림 윤경주

말글살림 ❾ 군불에 등 뜨습고 짚불에 무쇠가 녹는다 재료와 상황에 따라 다른 불의 우리말 글 박남일\그림 윤경주

눈여겨본 이 물건 코를 톡! 목을 탁! 생강 글 윤선주

삐딱이의 생활 일기 네가 뭐라고 떠들든 말든… 바보상자, TV 글 이소영\그림 윤경주

살림의 현장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위기를 희망으로 한중FTA에 대하여 글 김상기

살림의 현장 보리타작을 다시 시작할 시간 사료 자급을 향한 한 걸음, 우리보리살림협동조합 글 이선미

살림이 본 영화 두 개의 숲 <웰랑 뜨레이>와 <춤추는 숲> 글 이영진

살림이 읽은 책 속도를 늦추라! 인류와 지구의 구원을 위한 호소 《불온한 생태학》 글 윤미화

살림이 눈여겨본 새 책 《매력만점 철거농성장》 외

 

[책 속으로]

“때때로 ‘전통’이라는 것은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됩니다. 새로운 방법을 써보려고 할 때 ‘우리는 항상 이런 방식으로 해왔어’라는 저항에 부딪치기 쉽습니다. 그동안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를 저버린 배신자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실패한 공동체 사업도 많이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계속 살아나가려면 ‘혁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 17쪽

 

“언젠가 먹을거리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외국농산물 사다먹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날이 올 거예요. 나는 자식들한테 다만 얼마라도 꼭 땅을 유지하라고 말해요. 땅이라도 있어야 뭐라도 심어서 목숨을 연명할 게 아녜요. 지도자들이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우선은 곶감이 달지 몰라도 이런 식으로 오래 지탱하지는 못해요. 싸게 사다 먹을 궁리만 하지 식량자급에는 관심들이 없잖아요.” - 31쪽

 

지금도 겨울을 아주 따뜻하게만 지내지 않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농촌 노인들 다수가 전기장판으로 누울 자리만 데우지 방에 불 때지 않는다. 이런 걸 상상하면 가난한 노인들의 삶을 애처롭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농촌 노인들이 젊었을 때 산에서 지게로 나무 해다 때던 시절, 겨울에 방을 뜨끈뜨끈하게 하고 살았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산에서 나무하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어서 겨울에 아랫목만 따뜻하고 윗목에서는 얼음이 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분들은 평생 방을 뜨뜻하게 데운다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았던 분들이어서, 전기장판으로 잠잘 자리만 데우는 게 너무나 당연한 삶이다. 난방은 겨울나기를 위한 당연한 삶의 방식이 아니라 극히 일탈된 방식이다. 가로등을 켜서 어둠을 밝히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 81쪽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 모두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은 산업 분야에서 배출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산업 분야 정책과도 밀접히 연동되어 있지만 어디에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추진 일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기후변화에 의해 가시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나날이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도 정치지도자들의 빈곤한 인식을 보고 있자니 씁쓸하기만 하다. - 106쪽

 

올 연말에는 빛과 사랑의 명상법을 중심에 둔 정화모임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지리산 계곡 어디쯤에서 모이자고 연통하면 어디 먼 곳 섬이기도 하고 동굴이기도 하고 전장이기도 한 각자의 현장에서 도반들이 하나 둘 모여들 것이다. 단단히 매고 온 신발 끈을 풀고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나면 맨 얼굴의 그냥 ‘사람’이 나타난다. 처음 만나지만 익숙한 얼굴들과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듯한 인사가 끝나면, 홀홀한 마음으로 겨울의 군더더기 없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비우고 덜어내는 과정을 경험한다.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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