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2012년 봄 [특집] 소, 牛여곡절

[ 핵 없는 세상을 위해1 ]

태양광, 풍력발전으로 탈핵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익중



우리나라에 후쿠시마 같은 핵재앙 일어날 확률 27%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어간다. 그간 들려온 소식들은 그야말로 비참하다. 일본 땅의 약 70%가 오염이 되었고, 특히 도쿄를 포함한 반경 300Km 정도가 심하게 오염되었다. 아이들이 코피를 흘리고, 설사를 하고 있다. 이런 증상들은 히로시마, 나가사키, 체르노빌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흔히 나타났던 증상들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지역에서 연간 피폭 기준치를 20배나 올렸으며, 이 높은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면서 주민들을 오염지역으로 다시 돌려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일본인들의 피폭량을 늘리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 일본에서는 앞으로 암환자가 200만 명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일본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일상적으로 먹고 있다. 이런 비참한 일은 모두 단 한 번의 핵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핵사고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상에는 450개 정도의 핵발전소가 있다. 그 중에서 6개의 발전소가 대형사고를 일으켰다. 발전소 한 개당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36%다. 미국의 스리마일, 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에서 보듯 사고는 핵발전소가 많은 나라에서만 일어났다. 즉, 핵발전소가 많으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현재 23개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최근에 신월성1호기, 신고리2호기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신월성1호기는 가동을 시작한 지 6일 만에 사고가 났지만 곧바로 재가동 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5개의 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고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4년까지 42개의 핵발전소가 가동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고확률은 너무 높아진다. 현재 23개로 계산하면 한국에서 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27%나 된다.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확률이 그렇다는 말이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탈핵을 원하고 있다. 핵발전 같이 위험한 방법 말고 더 안전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유독 재생가능에너지를 거부하는 우리나라
우리가 탈핵을 해야 하는 이유는 안전성 말고도 중요한 것이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경제성이다. 정부는 그간 핵발전소가 전기생산 단가가 낮아서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있다고 선전해왔다. 이는 거짓말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싼 것은 핵발전소 때문이 아니라 세금보조 때문이다. 세금으로 보조하지 않으면 이렇게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없다.

미국 대학 교수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2010년부터는 태양광발전이 핵발전보다 단가가 싸졌다고 한다. 태양광발전은 그동안 재생가능발전 중에서 가장 비싼 방식이었다. 그래서 안전성과 친환경성에도 불구하고 풍력발전에 비해서 선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비싸다고 알려진 태양광 발전이 핵발전보다 더 싸졌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전 세계 태양광발전은 매년 5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크게 수력, 태양광, 풍력, 그리고 바이오매스로 나뉜다. 바이오매스는 가지치기 한 후 남은 나뭇가지 등으로 만든 칩으로 난방을 한다든지, 음식쓰레기와 동물이나 인간의 대소변에서 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재 미국은 재생가능에너지가 11.6%를 넘어 11.2%를 차지하고 있는 핵발전을 넘어섰다. 유럽의 경우도 재생가능에너지가 대부분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7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비해 우리나라는 채 1%도 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태양광은 50% 이상, 풍력발전도 20% 이상씩 매년 성장하고 있는데 말이다. 바이오매스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이 줄어든 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왜 이러는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핵기술은 수출해도 풍력발전기는 부품조차 못 만든다
우리나라는 그간 핵발전 일변도의 에너지정책을 펼쳐왔다. 원자력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원전수출을 자랑하고, 핵재처리를 시도하면서 심지어는 "일본의 핵사고를 기회로 삼아 원자력선진국으로 향하겠다"는 야심마저 드러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인지, 거의 모든 4년제 대학에 핵공학과가 설치되어있다. 그러나 태양광학과나 풍력학과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수십 년에 걸쳐서 에너지 관련 연구비가 핵공학 쪽에만 치우쳐있었기 때문이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풍력발전을 하려고해도 주요부품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형편이다. 특히 중국이 이 분야에 대한 기술력이 높아서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수입해야하는 상황이다. 태양광에 대한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높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는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독일, 벨기에, 스위스 등은 이미 탈핵을 결정했다. 이탈리아도 이미 탈핵 상태였다가 핵발전소 부활을 꿈꾸고 있었는데, 이번 후쿠시마 사고를 보고 이를 포기했다. 이들은 한국만큼, 혹은 한국보다 더 핵발전소 의존도가 높았던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의 탈핵 결정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꾸준히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미 늦었기 때문에 핵발전을 계속 추진해야 할까?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핵발전은 민족의 멸망으로 가는 길임을 후쿠시마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답은 하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한다. 우리 국민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바로 순발력이 그것이다. 남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고속도로와 빌딩을 유리창을 태양광발전 패널로!
기술개발을 하더라도 태양광과 풍력으로 핵발전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우리나라를 모두 태양광 패널로 뒤덮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역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거짓말일 뿐이다.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공무원과 함께 앉아서 계산을 해본 적이 있다. 1㎡ 태양광발전 패널에서 생산되는 전기량과 우리나라 전체 전기 소비량을 비교하면 전기 수요를 모두 충당하는데 필요한 패널의 넓이를 계산할 수 있다. 계산을 해보니 24시간 발전을 한다면 우리 국토 면적의 2%가 필요하다는 답이 나왔다. 태양이 떠있는 시간을 하루 8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모든 전기를 태양광만으로 생산하려면 국토면적의 6%정도의 태양광발전패널이 필요하다.

또 태양광발전 패널 아래는 햇볕이 들지 않기 때문에 생태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그 사람에게는 이렇게 답해주었다. "경부고속도로 5미터 상공에 태양광발전 패널을 쭉 설치하면 겨울에 눈 때문에 길 미끄러워지는 것도 막아주고 좋겠습니다." 경부고속도로만으로 부족하면 호남고속도로에 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남해고속도로에 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한국에 있는 모든 고속도로를 태양광발전 패널로 덮으면 되지 않을까? 또, 인삼, 고사리, 버섯 같은 음지식물을 키우는 농장 위에도 패널을 설치하면 어떨까? 그뿐 아니다. 요즘은 패널이 아주 얇은 박막형태로 개발되어있다. 큰 건물의 유리창에 필름처럼 붙여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태양광발전 때문에 생태계가 오염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풍력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소음 때문에 매우 불쾌하다는 것이다. 발전기가 돌아갈 때 소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형풍력발전은 육지에서 하고 대형풍력발전은 해상에서 한다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소음공해는 대형풍력 발전기에서 주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수심이 깊지 않아서 풍력발전을 하기 매우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3조5천억 원이나 드는 핵발전소를 수십 개 지을 돈으로 서해안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한다면, 그것도 보기 좋게 예술적으로 배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하면서 살고 있다.

한국은 유럽보다 햇빛이 30%나 더 많다. 거의 매일 날이 흐린 독일도 태양광발전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우리의 서해처럼 얕은 바다가 없는 나라들도 육지에서 풍력발전을 하고 있다. 이정도면 우리나라는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연조건을 갖춘 나라가 아닐까? 그 뿐인가? 전술한 바와 같이 재생가능발전은 이미 기술개발이 많이 진행되었고, 경제성도 이미 확보가 되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단 하나, 바로 '하겠다는 의지'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우리에게 에너지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이제 우리는 이 물음에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핵발전을 통해 죽음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택해 생명의 길로 갈 것인가. 이제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 이미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얻었다. 결단을 내리는 일만 남았다. 국민들의 선택은 반드시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국민의 의지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아닐까? 우리는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혜를 모아서 탈핵후보와 찬핵후보를 가려내고, 탈핵후보들을 선출하면 비록 늦었지만 우리도 생명의 길, 탈핵의 길로 갈 수 있다.

글을 쓴 김익중님은 동국의대 교수이며 반핵의사회 공동운영위원장, 경주환경연합 공동의장으로 탈핵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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