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2011년 여름 살림,살림

[ 《살림이야기》가 밑줄 그은 책 ]

《울기엔 좀 애매한》 외

편집위원


"인생 지질한 게 무슨 자랑이라고 만날 그렇게 웃고 떠든대? 찐따같이……."
"낄낄, 은지 나이스~."
"그… 그렇다고 울기도 좀 그렇잖아?"
"그게 말이지, 나도 그래서 한번 울어 보려고 했는데……. 이게 참 뭐랄까? 울기에는 뭔가 애매하더라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고아가 된 것도 아니고……."
"웃거나 울거나, 둘만 있는 건 아니잖아. 화를 내는 것도 가능하지."
"누구한테요?"
"그게 문제지."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이 책은 도시 변두리 입시 미술학원에 다니며 스스로를 지질한 청춘이라고 자조하는 만화가 지망생들의 우울한 현실을 그린 만화다. 이 책은 젊은이들의 희망 대신 절망을 얘기한다. 젊은이들의 웃고 떠드는 모습조차 쓸쓸함이 묻어난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어른으로서 미안함이 비수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김영조 편집위원


오르막길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길은 인간의 길이고 꼭대기에 이르는 길이다. 내리막길은 쉽고 편리하지만 그 길은 짐승의 길이고 수렁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만일 우리가 평탄한 길만 걷는다고 생각해 보라. 십 년 이십 년 한 생애를 늘 평탄한 길만 간다고 생각해 보라. 그 생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그것은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오르막길을 통해 뭔가 뻐근한 삶의 저항 같은 것도 느끼고 창조의 의욕도 생겨나고, 새로운 삶의 의지도 지닐 수 있다. -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지음/ 류시화 엮음/ 조화로운삶 펴냄

법정 스님의 말씀은 평범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용기를 주고, 마음의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한다. 세상의 짐을 혼자 짊어진 것처럼 어깨가 무거워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법정의 잠언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그 짐은 내 어깨를 짓누르는 바윗덩어리가 아니라 세상이 나에게 준 귀한 선물로 보인다. 때로 ‘뭔가 뻐근한 삶의 저항’을 느끼기도 그때가 살아있는 순간이다.

우미숙 편집위원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드는 최상의 방식은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사, 영양교사, 학교장, 그리고 운영위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뿐만 아니라 지역에 상주하는 시민단체와 주민 의견을 대변하는 의회,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구청의 집행부 모두가 한마음으로 깊은 관심과 참여로써 차근차근 친환경 무상급식의 정책을 풀어 나가는 것이 곧 학교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진정 아름다운 풀뿌리민주주의 구현일 것이다.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 무상급식》 조대엽‧김영배‧이빈파 공저/ 너울북 펴냄

학부모로서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시작, 급식 개선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학교급식 제도와 학교급식법 개정을 이뤄낸 이빈파가 공저한 책이다. 그는 현재 친환경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 성북구 친환경무상급식추진위 부위원장과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심의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엄마다.《살림이야기》를 정독하는 이들에게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익숙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필독을 강권하는 이유인즉슨 ‘이제는 당신이 주체가 되라’고 말하기 위함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천지 우주가 오롯이 담긴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금보다 좀 더 인간적이고 행복한 사회로 만드는 일에 함께하자.

이소영 편집위원


몸이 아플 때 마음이 안 아플 수 있다면 살아가면서 훨씬 덜 힘들 수 있습니다. 정신장애도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붓다는 경전에서 몸이 아픈 것은 화살을 한 대 맞은 것이고, 몸이 아플 때 화를 내거나 우울해 하거나 불안해하면 화살을 한 대 더 맞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가능하면 화살을 한 대만 맞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 치료 이야기-당신의 불안한 마음에 대한 정신의학적 지침서》/ 전현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신경정신과 전공의 2년 차 때 불교를 접한 뒤 수행과 공부를 계속한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경험하고 터득한 보편적 지혜를 개업의로서 정신치료에 응용해 온 경험을 다루면서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컸는지 밝히고 있다. 마음 열기, 마음 알기, 마음 다루기, 마음 나누기 등의 구성으로, 마음에 관한 붓다의 가르침을 조목조목 알기 쉽게 풀었다.

김홍성 편집위원


"교육은 아이들 내면에 있는 영적인 요소를 일깨우는 것이다. 어른들이 그것을 집어넣어 줄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서 나오며 묶어두거나 방해할 수 없다. 어린아이의 주먹을 입에 갖다 대 주어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거든다면, 그것은 아이에게 정서적 기쁨 대신 단순한 감각적 기쁨을 맛보게 한 것이며 아이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을 얻지 못하게 방해한 것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호머레인 지음/ 김영란 옮김/ 민들레 펴냄

나도 자기 주먹을 입에 넣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갓난애를 도와주려다 결국 아기를 울려 본 경험이 있다. 대체 왜 우는 거지? 처음 아기를 키우면서 이렇게 난감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호머 레인은 이런 궁금함에 대해 감탄할 만한 해답을 내준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서 기쁨을 얻는 아이들을, 이미 있는 것을 소유하는 데만 관심을 갖는 어른들이 늘 훼방을 놓고 있다는 따끔한 충고까지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남자를 좀 더 일찍 만났다면 내가 좀 괜찮은 부모가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그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서머힐을 만든 A. S 니일이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영국의 교육자 호머 레인이 들려주는 인간에 대한 온전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

김선미 편집위원


"복잡성에 직면했을 때 처음 우리가 보이는 반응은 익숙한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설사 그 익숙함이 실패를 뜻한다 해도 말이다. 익숙한 것으로의 회귀에 더하여 우리는 또 한 가지 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인간은 본래 진정한 변화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터라 변화를 본능적으로 거부하려 든다. … 문명의 붕괴는 더딘 인간 진화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 발전 사이의 불균등으로 인한 인식의 한계점에서 나온다."


《지금, 경계선에서: 오래된 믿음에 대한 낯선 통찰》, 레베카 코스타 지음/ 장세현 옮김/ 쌤엔파커스 펴냄

'경천동지'할 일이다. 4대강 개발사업과 구제역 사태에서부터 일본의 지진 쓰나미와 방사능 오염, 기후변화 사태에 이르기까지, 하늘과 땅이 놀라고 몸살을 앓으니 어느 것 하나 온전하고 성할 리 있을까. '천지개벽'할 일이다. 스스로 먼저 바꾸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절멸의 시대, 오래된 믿음에 대한 낯선 통찰과 익숙함으로부터 결별하기 위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 우리의 미래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우리가 윗 세대로부터 물려받았을 때보다 더 나빠서야 어찌 될까. 지금 경계선에서, 통찰을 통한 우리의 선택이 결국 우리의 미래다.

정규호 편집위원


우리는 모두가 70~80년이라는 기간 동안 지구별을 여행하기 위해서 내려온 여행자들입니다. 지구에서의 한 인생을 살면서 '왜 왔을까'라는 최초의 질문을 잊는 순간부터 우리의 삶은 뒤죽박죽 꼬여 버리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모든 개체는 시간이라는 강 위에서 저마다 성숙과 진화를 위해 노를 저어 흘러가는데 아닐까 합니다. 이번 생에서의 성숙과 진화를 위해, 그리고 다음 생에는 좀 더 진화해가는 것, 그런 우주적인 성숙과 자유로움을 맛볼 때 우리는 비로소 완성으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요. '내가 이 지구별에 왜 왔는가?'라는 관점으로 자기 앞의 생을 바라본다면 삶이 달라집니다. 나와 관계없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이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어설픔》 이기웅 지음/ 조화로운삶 펴냄

도시를 벗어나 충남 논산의 산골 마을에 햇님쉼터한의원을 연 이기웅 선생은 상처받은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져 병을 고쳐주는 드문 한의사다. 그는 질병을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라는 신호로 여긴다. 그가 자주 쓰는 처방은 "조금 어설퍼지세요"라는 당부다. 어설퍼지면 몸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쉬게 되며 치유가 시작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한 환자에게 했다는 말은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명약이자 신침(神針)이 아닐까 한다.

"당신을 치료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을 환자라고 부르지도 않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의 방식이 틀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 알려주고 싶습니다."

권복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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