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2010년 가을 [특집] 집. 사다, 살다, 짓다

[ 통계로 본 집 ]

자기집 가진 사람 1955년 82% → 2005년 55%

글 김현경 편집부


여러 가지 사회·경제 지표 가운데 부동산은 늘 중요 지표로 분석되고 관리된다. 당연히 ‘돈’에 관심이 높을 은행과 증권사 같은 각종 금융기관들은 저마다 집에 대한 연구소나 전담 인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집은 당연히 부동산을 말한다. 금리나 코스피지수, 물가지수 등과 함께 부동산 가격의 등락은 경기지표로 분석된다. 집이 곧 돈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와는 다르게 복지나 인권에 관심이 높은 단체와 기관들도 집에 대한 연구를 한다. 이들은 집 자체가 아니라 주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주거 환경이나 집장만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떻게 조달되는지 등이 관심사다. 또 한편으로는 집의 소유 여부 등을 정치적 견해와 연계해 연구하는 자료들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집, 부동산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나라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인 것은 틀림없다. 집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사람들의 처지와 조건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읽히겠지만 수십 년간 우리 사회의 변동을 고스란히 반영한 통계 수치들을 살펴보면 좀더 객관적으로 집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집살이는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집값의 변화, 거주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통계자료를 통해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전체 집값은 얼마나 되나?
2008년 국토해양부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천 334만 6천 899채의 집이 있으며, 전체 토지의 가격은 1천 659조 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가운데 아파트가 전체 주택 가운데 호수로는 56%를 차지하지만 집값으로는 73%를 차지하고 있다. 

 

25년간 주택 가격, 어떻게 달라졌나?
주택 매매 가격지수가 2008년 12월을 100으로 했을 때 25년만에 137%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가 상승폭이 상당히 높은데, 1986년 5천만 원하던 아파트는 2010년 2억 원의 가치로 4배 가까이 수직상승했다.


집 한 채의 가격, 얼마나 되나?
2010년 6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평균 집값은 2억4천5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이 집값이 비싸다. 집의 쓸모나 이용가치와는 무관하게 집값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같은 공동주택이지만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집값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아파트는 구매 가격 외에 지속적인 관리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아파트값이 훨씬 비싼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전체 소득에서 주거비는 얼마나 드나?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상위 20%와 60%, 나머지 계층을 고소득층, 중소득층, 저소득층으로 나눌 때 저소득층으로 내려갈수록 전체 소득 중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고소득층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늘어난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만큼 주거비 부담이 큰 것이다.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아 집을 사면 이를 보상해 줄 만큼 집 값이 뛰고 이를 통해 그간의 고생이 보상될 것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꼭 그렇게 되지 않을것이라는 예상이 늘고있다.


오른 집세 때문에 이사 한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
돈이 없어서 집세를 못 내고, 이 때문에 부득이 이사를 하게 되는 비율은 2006년부터 약간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저소득층과 일반계층의 격차는 2.6배에서 5배로 벌어졌다.


집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아직 길거리로 나앉지는 않았지만 고시원, 찜질방, 쪽방 등 집 없이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기본 인권과 생활수준은 다른 저소득층에 비해 더욱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소득의 25% 이상을 집세로 지출하는 데도 절반 이상이 개인 목욕시설과 화장실, 부엌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몇 년 치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나?
집장만에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2006년 9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평균 급여생활자가 연소득 가운데 평균적인 지출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19년간 알뜰하게 저축해야 집을 살 수 있다. 서울은 이보다 훨씬 늘어난 29년, 이 중에서도 강남권일 경우 무려 44년이 소요된다.  이는 110㎡ 규모의 아파트를 기준으로 환산한 것이다.


부족한 주택 구입 자금은 어디서 끌어오나?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저축을 통한 방법 외에 부모 등 가족의 도움이나 융자, 증여, 상속의 방법이 동원됐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다른 계층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점이 눈길을 끈다. 학력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자립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차이가 있는 통계다.


팔리지 않는 집이 얼마나 되나?
미분양 주택이 작년에도 12만 호 이상 쏟아졌다.
LH 공사 등에서 분양하는 공공 주택은 인기가 높아 미분양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민간부문의 주택 미분양이 누적돼 가는 것은 점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미분양 주택의 20%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있다. 집 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가는 현실이 당분간 개선될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사고 싶은 집은 얼마나 큰가?
많은 사람들이 중소형의 작은 집에서 살고 있지만 대부분이 115.7㎡(전용 35평) 이상 넓은 집에서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집은 작아도 꿈은 크다고 해야 할까.
더 넓은 집으로 옮겨가려는 열망은 다른 소비 욕구를 제어할 것이다. 큰 집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를 확인 할 길은 없다.

결혼 후 내 집 마련할 때까지 몇 번이나 이사 하나?
결혼 후에 처음 집장만을 할 때까지 87% 이상의 사람들이 한 번 이상 이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구분 없이 3번 가량 이사하는 비율이 가장 높지만 단독 주택의 경우 10번 이상 이사하는 비율이 10%가 넘었다. 출퇴근 거리 등 주거 편리성 때문에 이사를 다니기 보다는 전세계약 기간이 만료되거나 집을 사고 팔면서 자산을 늘리려 애쓰다보니 이사 횟수가 늘었을 것이다.


결혼 후 내집 마련까지 얼마나 걸리나?
결혼 후 집장만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해마다 늘고 있다. 당연히 집값이 비싼 서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집장만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2008년 기준 9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이는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2년 반 이상 더 걸리는 수치다. 집값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폭등하면 그 기간도 줄거나 늘것이다.

1955년 실시한 인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1%가 본인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토를 초토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시켰던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 대부분이 제집을 찾아 돌아갈 곳이 있었다. 도저히 구제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최빈국의 땅이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허물어져 가는 자신의 집을 고쳐 세워 발판으로 삼으며 다시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60여 년이 흐른 현재, 주택 보급률이 2002년도에 이미 100%를 넘어서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아도 모든 가족들이 집 한 채 이상은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부자 나라가 되었다지만, 정작 내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전 국민의 55% 뿐이다(가장 최근에 진행된 2005년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집은 삶을 지탱해주는 발판이 아니라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 집을 매개로 하는 투자의 방식이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되면서 집을 가진 사람에게도 오늘날의 집살이는 고되기 그지없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꼬박꼬박 내야 하는 은행 이자는 날로 늘어가지만 비싼 집값을 지불하고 내 집을 사줄 사람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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