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9호 2010년 여름 살림,살림

[ 아이살림③ 예비 엄마들의 몸 관리 ]

엄마가 건강해야 태아도 튼튼

글 허지원

 

임신으로 몸이 변화하면서
예비엄마들을 힘들게 하는 증상들은
불현듯 찾아온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치는 중인지,
아니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입덧과 임신오조
TV 드라마에서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면서 임신을 깨닫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임신과 입덧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임신에 의한 메슥거림과 구토는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소화 장애로서 모든 임신부의 과반수이상에서 발생하는 흔한 증상이다. 흔히 말하는 입덧은 불쾌감은 있지만 식성이나 체중은 영향을 받지 않으며 메슥거림과 구토도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임신 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과정이지만, 드물게는 아침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구토를 하고 심지어 밤까지도 계속돼 수분, 전해질, 영양과 신진대사의 불균형이 생길 만큼 심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임신오조’라고 하며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입덧을 줄이고 슬기롭게 이겨내려면 이렇게 한다. 첫째, 조금씩 자주 먹는다. 공복일 때 증세가 심해지므로, 입에 맞는 간식이나 과일로 배를 채우되, 조금씩 먹는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속이 비었을 때는 입덧이 심해지므로 공복 상태로 있지 말고 간식을 먹는 것이 좋다. 둘째,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 입덧에 좋은 음식은 임신부마다 다르다. 신 맛이나 매운 맛에 입덧이 가라앉는 사람도 있지만, 위장이 평소 약하고 쉽게 탈이 나는 사람의 경우에는 입덧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냄새가 강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셋째, 남편이나 가족들의 도움을 받는다. 음식 냄새를 맡아야 하는 요리와 설거지는 가족에게 부탁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자. 넷째, 내관혈을 문질러주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손목 안쪽 중심점에서 팔꿈치 안쪽 중심점까지 이은 선을 5등분하여 손목에서부터 1/5지점이 내관혈인데, 편안한 마음으로 문질러 주면 입덧이나 위장장애에 좋다.
변비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로 위장관의 활동이 약해지면서 흔히 복부팽만이나 변비가 생기기 쉽다. 특히 임신 전에 습관성 변비가 있던 임신부는 임신 후에 더욱 쉽게 변비가 심해지기도 하며, 치질이나 치열 등 항문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변비를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우선 생활습관을 점검해보자.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는지, 불규칙한 식사로 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있지 않은지, 수분 섭취가 부족하지는 않는지, 운동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 뜨거운 음식은 피하고, 거칠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수분을 자주 보충한다.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키고 정기적인 배변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한다. 장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데치거나 삶은 채소가 늘 밥상에 오르게 하는 것이 좋다. 곶감, 말린 과일, 브로콜리 등에 섬유소가 풍부하므로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 유산균 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호박이나 고구마도 변비를 해소할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무작정 고구마를 먹기보다 자기 몸에 맞는지 알아보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변비약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장 마사지를 해 주거나 청국장, 검은 콩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종
임신 후기로 가면 손발이 붓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아가 자라면서 복압이 높아지고 수분 흐름이 저하되면서 손발이 붓는데, 휴식을 취하면 부종이 가라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부종이 심해서 얼굴이나 배까지 붓는다면 소변검사와 혈압을 체크해보아야 한다.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오고, 혈압이 상승한다면 임신중독증이라 진단한다.
임신중독증이란 임신 중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이 높아지고 단백뇨나 부종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증상에 따라 경증 자간전증, 중증 자간전증, 그리고 자간증으로 나뉘며 중증일수록 임신부나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가한다. 임신중독증이 생겨도 증세가 가볍다면 합병증 없이 회복될 수 있지만 심할 경우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임신부에게는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주어 고혈압, 단백뇨가 나타나며, 콩팥, 간 기능장애, 뇌출혈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간질처럼 발작과 혼수가 뒤따르며, 조산이나 사산할 수 있다. 태반의 혈액순환에도 이상이 생겨 영양과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서 태아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태반조기박리에 의해 태아가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산전 진찰을 통해 건강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여야 한다.

현기증과 빈혈
임신 중에 생기는 빈혈은 대부분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일어나는 철 결핍성 빈혈이다. 임신 중에 태아에게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고자 혈액량이 늘어나는데 혈액이 늘어나는 만큼 헤모글로빈이 함께 증가하지 않아서 피에 물을 탄 것처럼 묽어진다. 이 때문에 임신 중 빈혈이 생기기 쉽다. 태아는 자기가 필요한 철분을 모체의 혈액부족과는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태아가 빈혈 상태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임신 중 안색이 창백하거나 손톱 색이 나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빈혈이 악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임신 중 빈혈로 가슴 두근거림이 심해지거나 어지럼증 등의 불쾌한 증상을 비롯해 출산 시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확률도 높다. 따라서 철분 요구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임신 5개월부터는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과 상담해서 적정 용량을 정하면 된다. 다만, 철분제는 변비, 설사, 위장장애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에 비해 이러한 부작용을 많이 줄인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므로 상담을 통해 철분제를 선택하면 된다.
임신 중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해삼은 임신부에게 있어 최고의 보약이다. 해삼은 혈액을 충실하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양수를 맑게 한다. 임신 중 빈혈, 어지럼증이 있는 임신부에게 좋다. 건해삼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으나, 중국산이 많아 믿을 수 없으니 차라리 생 해삼을 사서 물에 넣고 삶아서 물은 마시고 해삼은 초고추장 등과 함께 먹는다. 철분은 동물의 간이나 녹황색 채소에 많고 해조류와 과일에도 풍부하므로, 이러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포도, 비트, 홍당무, 부추, 깻잎, 간, 김, 시금치 등이 빈혈을 예방하는 데 좋다. 커피나 녹차, 청량음료의 카페인이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특히 빈혈 증상이 있는 사람은 마시면 안 된다. 임신 중에 생기는 어지럼증이 모두 빈혈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배가 나오면서 몸의 평형 감각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임신 초기에 입덧 때문에 제대로 영양 섭취를 못 해서 어지럼증이 올 수도 있는데, 임신한 뒤에 어지럼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철분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각 시기별로 검진을 통해 필요한 경우에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 임신 중 주의하여야 할 증상으로 임신 중 출혈이나 복통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징후일 수 있고, 태반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아 내자궁구(內子宮口)를 막은 전치태반의 경우 자궁 속의 태반이 정상보다 일찍 자궁에서 떨어지는 태반조기박리가 있을 수 있으며, 출산 예정일보다 빠른 통증은 조산의 징후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임신 중 출혈이 보이거나 복통이 동반되는 경우는 안정을 취하고 진료를 받아 예비 엄마와 태아의 건강을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임신 중 엄마의 건강을 잘 관리하면 태아를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건강한 내 아이를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행복한 임신을 즐기도록 하자.

 

글을 쓴 허지원 님은 한방부인과 전문의입니다. 현재 경희동의보감한의원(www.khbogam.kr) 원장으로 여성의 건강과 난임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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