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9호 2010년 여름 살림,살림

[ 식담 ]

건강한 효소로 만든 시원한 국수 드세요

글 문성희 사진 김재이

생명이 움트는 봄의 힘찬 에너지를 느낄 새도 없이 더위가 찾아온 게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징인 뚜렷한 사계절과 절기가 없어지고 습기 찬 아열대성 기후가 슬그머니 들어서니 우리 땅의 생명체들이 몸살을 앓는 듯합니다. 이상해진 기후와 낯선 질병들이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빈번하게 들려오는데요. 오랜 세월 동안 음식을 다루면서 몸 안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느끼게 된 저로서는 앞으로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면역체계를 잘 보살피는 일과 호르몬 샘이 잘 기능하도록 하는 게 건강의 푸른 신호등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면역성을 지키고 키워주는 일은 우리나라의 발효 식품들이 크게 기여를 할 것이고 호르몬 샘의 왕성한 움직임은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마음이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앞으로 우리 생명을 보살피고 가꾸어 나가는 일은 스스로 마음과 몸을 돌보는 데서 얻는 치유의 힘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은 의료인들이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올바른 훈련 방법을 거치면 좀 더 쉬워질 것이라는데,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나 《디바인 매트릭스》 같은 책에서는 과학적 분석과 근거를 바탕으로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을 잘 보살피기 위해선 우선 마음을 잘 다루어야 한다는 얘기죠. 그 다음엔 올바른 섭생입니다. 이젠 맛있게, 풍족하게 잘 먹는 일보다는 건강을 잘 지키며 먹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듯합니다.
저는 면역성을 높이는 데 발효식품이 아주 좋은 음식이라고 봅니다. 여러 면에서 우리 몸에 유익한 발효식품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 효소나 김치 등의 절임 음식을 단순한 반찬으로만이 아니라 더 많이, 더 자주, 더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절임음식을 짜지 않게 담가서 발효시킨 다음 국수에 비벼 먹기도 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더운 밥 보다는 시원한 면 요리를 많이 찾게 되는데요. 밀가루나 보리, 메밀 등은 찬 성질이 많은 식재료라서 이들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몸이 찬 사람에겐 좋지 않습니다. 여름철 기호 음식으로 알맞은 이 음식들의 찬 기운을 누그러뜨려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발효되어 따듯한 성질로 변한 효소액이 요긴하게 쓰입니다. 발효가 잘 되려면 적절한 양분, 온도, 공기, 햇빛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필요해서 기다림을 거치지 않고 취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란 점에서는 슬로푸드입니다. 약재나 들풀, 과일, 채소, 열매 등을 발효시키기 위해 갈무리 하면서 나 스스로도 잘 곰삭은 발효 상태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잘 발효된 인간에게서만 나는 냄새를 갖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전에 《살림이야기》에 소개한 적도 있는 약초를 넣은 장김치나, 오미자 발효액, 산야초 발효액, 허브로 숙성시킨 양배추 피클로 간단하게 국수도 말아 먹고, 밥도 비벼 먹으면서 더위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갑자기 온 손님 입맛도 섭섭지 않게 대접할 수 있습니다. 양배추 피클을 담그면서 반 정도는 자줏빛 양배추를 함께 담가두면 색이 고와서라도 손이 자주 가는 좋은 반찬이 됩니다.
현미식초에 같은 양의 물과 유기농 원당, 소금 약간을 넣고 끓여서 뜨거울 때 곱게 채 썬 양배추에 끼얹어 주는데 이 때 ‘피클링 스파이스’라는 허브 혼합제를 약간 넣어 주면 향이 좋아집니다. 하루 이틀 지난 다음에 식초물만 따라내어 다시 한 번 끓여서 식혀서 부어 준 다음 냉장 보관하면 한 달여 정도 보관 가능합니다.
오미자 발효액은 말린 오미자 1kg에 유기농 설탕 시럽 12ℓ 정도를 뜨거울 때 부어서 매일 아침 보름 정도 저어 주어서 발효시키는데 한 달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고 100일 이상 숙성시키면 제 맛이 납니다. 유기농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시럽을 끓일 때는 유기농 설탕 9kg에 물 15ℓ을 붓고 잘 저어서 녹인 다음 센 불에서 1~2시간 끓여서 12~13ℓ 정도로 졸입니다)

 

양배추 피클과 청경채, 고추장무침 쌀비빔국수
재료
: 쌀국수 2인분, 양배추 피클 두 줌 정도, 청경채 잎 10장, 피클 국물 4큰 술
양념장 : 고추장2큰 술, 식초2~3큰 술, 간장 1큰 술, 참기름 1큰 술
만드는 법 : 1. 양배추 피클과 청경채를 준비한다. 청경채 대신 상추잎도 좋다. 2. 초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둔다. 3. 쌀국수를 삶아 건져서 그릇에 담고 준비한 재료들을 보기 좋게 담아낸다.

통밀 장국수(메밀국수로 대신할 수 있고 일본식 모리소바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재료 : 통밀국수 2인분, 토마토 2개, 오이 1/2토막, 비트 조금, 구운김 1줌, 겨자가루 2큰 술, 장김치국물 1컵
만드는 법 : 1. 겨자가루를 뜨거운 물에 개어서 김 오르는 냄비뚜껑에 엎어두어 10분쯤 발효시켜서 낸다. 2. 토마토는 얇게 썰고 오이와 비트는 곱게 채 썬다. 3. 통밀국수를 삶아 건져 그릇에 담고 토마토, 오이, 비트, 김 가루를 뿌린 다음 장김치 국물에 발효시킨 겨자를 넣어서 함께 낸다.

과일과 새싹으로 비빈 오미자 소스 색동국수
재료 : 색동국수 2인분, 참다래 1개, 딸기 3~4개, 새싹 한줌(치커리나 쑥갓, 상추로 대신할 수 있음)
양념장 : 오미자 발효액 반 컵, 간장 2~3큰 술, 들기름 2큰 술, 다진 청양고추 조금
만드는 법 : 1. 참다래와 딸기는 먹기 좋게 썰어 오미자 소스를 배합해 둔다. 2. 색동국수를 삶아 건져 그릇에 담고 준비한 채소와 과일 소스를 끼얹어 낸다.

장김치 비빔국수
재료 : 쌀국수 2인분, 장김치 2쪽, 비트 조금, 노란 파프리카 1/8쪽,  황잣 1큰 술,
통깨 1/2큰 술, 다진 청양고추 1큰 술, 들기름 2큰 술, 솔잎가루 2작은 술, 장김치 국물 6큰 술
만드는 법 : 1. 장김치는 종종 썰어 놓고, 비트는 곱게 채 썰고, 파프리카는 굵게 다진다.
2. 쌀국수를 삶아 건져서 그릇에 담고 준비한 재료들을 보기 좋게 담아낸다.


글을 쓴 문성희 님은 이십여 년 동안 요리학원 원장으로 지내며 각종 매체의 주목을 받는 유명 요리가였지만,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요리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현재는 ‘문성희의 자연식 밥상’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선사하고 있으며, 자연 요리책 《평화가 깃든 밥상》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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