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호 2017년 4월호 [특집] 특집-삶은 곧 이야기입니다

[ 한살림 생산자 인터뷰 ‘땅땅거리며 살다’ ]

자연과 가장 가까운 이들의 목소리

글 구현지 편집장

‘땅땅거리며 살다’는 한살림 생산자를 인터뷰하는 연재 기사로, 창간준비호부터 이번 종간호까지 빠짐없이 들어갔다. 특집을 제외하면 《살림이야기》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기사로, 계간지에서 8쪽, 월간지에서 6쪽의 지면을 할애하였다.

 

 

1세대 생산자들의 아름다운 삶
어떤 먹을거리에 관하여, 소비자는 그것을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안다면 좀 더 안심한다. 그래서 한살림과 같은 생협 등 유기농 먹거리 직거래를 하는 곳에서는 물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생산자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더 많이 전달하고자 한다. 소식지나 홍보물 등에 물품을 소개하며 생산자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거나, 소비자의 생산지 탐방, 생산자의 매장 방문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 활동을 마련하는 것도 그런한 일환이다. 특히 한살림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책임지는 관계라는 점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소비자에게 생산자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살림이야기》의 ‘땅땅거리며 살다’가 다른 생산자 인터뷰와 다른 점은 물품보다 사람에게 더 초점을 맞추는 심층 인터뷰라는 점이다. 지금 생산하는 물품에 대해서뿐 아니라, 그 생산자가 어떻게 살아왔고 왜 친환경농사를 짓게 되었으며 어떤 농사 철학을 가졌는지 더 폭넓게 알기 위해 지면을 많이 할애했다. 현재 어떤 시설이나 기술을 갖추고 있는가에 더해 그가 겪은 실패나 포기 등에 대해서도 알렸다. 때로 한살림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개선할 점에 대한 고민이나 제안 등도 담았다. 2008년 창간준비호 ‘땅땅거리며 살다’에는 귀농한 40대 부부가 등장했지만, 그 뒤로는 주로 한살림 1세대 생산자를 인터뷰했다. 한살림이 생기기 전인 1970~80년대에 이미 유기농을 시작했거나 초창기에 합류한 사람들이다. 삶이 곧 한살림의 역사이자 한국 농민운동의 역사이기도 한 생산자가 많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삶 자체로 감동을 주었다.

 

여성생산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2013년 겨울 호에 이학수·김영숙 부부가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계간지에서는 2008년 여름 호(창간호)부터 2014년 봄 호까지 주로 남성생산자 한 명을 인터뷰했다. 부부가 함께 농사지을 때도 남성생산자만을 주인공으로 했다. 여성생산자는 충북 영동 옥잠화공동체 서순악 씨(2009년 겨울 호), 충북 괴산 솔뫼농장의 박명의 씨(2013년 봄 호), 강원 홍천 유리치공동체의 이봉규 씨(2013년 가을 호) 등 세 명뿐이었다.

월간지로 전환하면서 ‘땅땅거리며 살다’의 콘셉트를 그동안 알릴 기회가 적었던 여성생산자 인터뷰로 바꾸었다. 이런 콘셉트는 2016년 6월 호까지 약 2년 동안 유지되어, 부부가 함께 농사짓고 함께 인터뷰에 응할 때에도 여성생산자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들었다. 이를 통해 한살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지면으로는 많이 알려지지 못했던 여성생산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농촌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2016년 7월 호부터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함께 농사짓는 경우라면 부부를 함께 인터뷰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리하여 2016년 11월 호에서는 오랜만에 남성생산자 단독으로, 충남 계룡에서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는 이진태 씨를 인터뷰했다.

 

 

 

“지금처럼 고기를 많이 먹으면 대책이 없어요”
충북 괴산 한축회 전 간사 안상희 씨

“1993년 무렵부터 한살림 소비자들이 논지엠오 사료를 이야기하기 시작해요. 당시 눈비산마을 닭 사료 가운데 60%가 수입 옥수수, 나머지 40%가 풀이나 그런 것인데, 옥수수만 하루에 700kg이 필요해요. 옥수수 350kg를 기르자면 땅이 300평(991㎡) 필요한데, 매일 600평, 1년이면 22만 평 옥수수밭이 필요해. 닭들이 그만큼씩 먹어 치우니 이건 견딜 재간이 없지. 우리나라에 그만한 땅도 없고 한살림은 무리를 해서 어떻게 꾸려 간다고 칩시다. 온 나라 육식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 2014년 봄 호

 

 

 

“가장 힘든 건 농사짓는 땅을 구하는 일”
전북 진안 구량천공동체 정영순 씨
“우리가 유기농업하다 보니 농지를 많이 가꾼단 말이에요. 비료·농약도 하지 않고 돌도 추려 내고. 그런데 3~4년 하다 보면 땅 주인이 자기가 농사짓겠다고 땅을 가져가 버려요. 그러고는 1~2년 짓다 힘들어 못 짓겠다며 다른 사람한테 줘 버려요.” - 2015년 4월 호

 

 

 

“한국 사람과 똑같이 일해도 하루 품값을 만 원씩 덜 줘요”
경북 상주 도경미 씨
도경미 씨는 일손이 부족해 이주노동자의 도움을 구하는 입장이면서도 이들을 불합리하게 대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한국 사람과 똑같은 일을 똑같은 양 해도 하루 품값을 만 원씩 덜 줘요.
한국 사람한테는 밥 꼬박꼬박 해 주면서 외국 사람한테는 다 도시락 싸 오라고 하고. 일이 서투르니까 돈을 덜 준다고 하면 차라리 기분이 덜 나쁜데, 외국 사람이라 무조건 똑같이 못 준다는 거예요.”
- 2015년 10월 호

 

 

 

“건강을 생각하면서 벌레 먹은 걸 선택하지 않는다는 건 모순”
충북 괴산 솔뫼농장 김철규·민경기 씨
“4~5년 전부터 퇴비도 만들어서 써요. 공동체 회원들한테도 퇴비 갖다 쓰라고 하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소농이 살 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에서 하는 유기농업자재 지원사업이 예전에 농약 처음 들어올 때 한 보조 사업과 똑같아요.
어느 날 정부에서 지원을 놔 버리면 농민이 자립해서 농사지을 수 없는 구조예요.”
- 2016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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