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2017년 2월호 [특집] 노동음료

[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사내 카페 ]

음료와 간식은 기본, 오락과 건강 프로그램까지

글 김민경

일하면서 마시는 음료라도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휴식의 질’이 달라진다. 단순히 일의 부품으로서 연료를 보충한다는 개념은 오히려 노동자의 생산성을 낮추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려 기업에도 이롭지 않다. 시간에 쫓기며 자판기 음료나 믹스커피를 마시는 대신 휴식하며 음료를 즐기도록 사내 카페를 운영하는 일터들을 소개한다.

 

 

결혼 이주 여성 일자리도 창출
“어떤 음료 할래요?” “눈 오는 아침이니까 모처럼 따뜻한 걸로, 기분 좋게 차 한잔 해요.”
경기 판교에 있는 엔씨소프트 R&D센터는 사내 카페 링크(LINC)를 운영한다. 업무에 지친 직원들에게 이곳은 따뜻한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참새방앗간’ 같은 역할을 한다. 카페 이름인 링크는 연결을 의미하는 영단어 ‘LINK’와 회사 이름의 약자인 ‘NC’를 합쳐 만들었다. 직원들을 연결하는 장소이자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음료의 종류도 선택의 폭이 아주 넓다. 음료는 크게 카페인과 논카페인 섹션으로 구성. 논카페인의 경우 허브티, 유기농 과일 주스, 미숫가루, 우유, 에이드, 스무디 등 커피 메뉴에만 국한하지 않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카페인 섹션의 경우 아메리카노와 라테와 같은 기본적인 커피 메뉴 외 ‘카페 수어다’라는 베트남식 음료도 눈에 띈다. 진한 아메리카노에 고소한 연유를 넣어 만든 이 음료는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카페 운영도 독특하다. 카페에서 음료를 제조하는 바리스타 인력 십여 명은 모두 다문화 가정을 꾸린 결혼 이주 여성이다. 이는 성남시 다문화 여성 일자리 창출 정책의 일환으로 카페의 수익금은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에 기부한다.

 

엔씨소프트 R&D센터 링크. 사진 제공 엔씨소프트

 

 

빵을 직접 구워 파는 찻집
게임 카트라이더로 유명한 넥슨은 사옥에 ‘넥슨다방’이라는 직원 전용 찻집을 운영한다. 커피 종류는 물론 페퍼민트, 자스민, 레몬그라스, 생강차, 유자차와 제철 과일로 만든 주스 등 건강을 생각한 음료를 준비한 것이 특징
이다. 또한 다방 한쪽에는 음료에 곁들일 만한 빵을 구비해 다방에 들어선 순간 고소한 빵 냄새가 기분 좋게 후각을 자극한다. 에그타르트와 생크림소보로빵, 뺑오쇼콜라 등 전문 빵가게에 손색 없는 다양한 종류의 빵을 모두 이곳에서 매일 직접 구워 낸다. 시간에 따라 판매하는 빵 종류가 다르다. 이곳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복지포인트로 이용할 수 있다.
직원들은 이곳을 ‘넥다’라 줄여 부르는데, 부서별로 다과 파티를 하거나 생일 파티를 하며 여럿이 함께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또 업무 시간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음료나 간식을 제공하는 다른 사내 카페와 달리 넥다에는 놀거리도 풍부하다. 직원들은 다방 한쪽에 마련된 만화방에서 편안히 누워 만화책을 읽거나 그 옆에 비치된 오락 기계를 즐기기도 한다. 입사 5년차라는 한 직원은 “친구들이 이곳에 와 보고 삶의 질이 달라 보인다고 얘기하곤 한다. 피곤하고 지칠 때 음료를 한잔하며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며, 휴식과 놀이까지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이곳 역할에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넥다 외에 직원 휴식 공간으로 옥상정원과 구기 운동을 할 수 있는 멀티 코트, 수면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넥슨다방. 사진 제공 넥슨

 

 

삼시 세끼에 디저트와 음료까지
IT 기업 데브시스터즈는 사옥 지하 1층에 사내 카페 겸 식당 ‘스테이지2’를 운영한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직원 복지시설로 꼽히며, 회사의 한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키친팀’이라 부르는 전담 팀에서 직원들의 삼시 세끼와 디저트 그리고 음료를 책임진다. 경력 10년 이상의 셰프가 상주하며 제철 재료로 만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세계 각국의 400여 종의 메뉴와 90여 종의 디저트를 선보인다. 직원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가족과 친구, 지인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스테이지2는 사내파티와 모임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카페 계정의 페이스북도 운영하는데 직원들이 그날 마시거나 먹은 음료의 사진을 직접 공유하기에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는 셈이다.
데브시스터즈에서는 스테이지2 외에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여러 가지 콘셉트에 따라 갖추고 있다. 혼자 집중하여 아이디어를 내거나 업무에 몰입하고 싶을 때 이용하는 스터디룸, 침대와 온수매트 등을 갖춘 휴식 공간 리프레시룸, 주 3회 한의사가 건강을 진료하고 상담해 주는 힐링룸 등이다.

 

데브시스터즈 스테이지2. 사진 제공 데브시스터즈

 

 

↘ 김민경 님은 초등학생 대상의 인문 및 과학 도서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유아 잡지, 기업 사보 등 다방면의 매체에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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