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 2017년 1월호 살림,살림

[ 살림의 현장-전국에서 모인 한살림 여성생산자들의 잔치 ]

“그동안 우리 참 애썼구나!”

글 이대경 _ 사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지난해 12월 8일 충남 천안에서 ‘2016 한살림전국여성생산자한마당’이 열렸다. 전국 18개 지역에서 여성생산자 400여 명이 모인 이날의 이야기를, 직접 준비하고 참여한 여성생산자에게 들어 본다.

 

 

‘보고 싶었습니다. 하늘과 땅을 품은 그대’라고 쓴 커다랗고 멋진 걸개그림이 천안 상록리조트 대강당으로 들어서는 한살림 여성생산자들을 맞아 주었다. 전국에서 400명이 넘는 여성생산자가 자기 지역을 나타내는 목도리, 머리띠, 조끼, 점퍼를 맞춰 입고 참가했다. 강원, 경남, 경북, 충남, 충북, 전북, 전남, 제주… 도착하는 대로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안아 주면서 반겼다.
이 행사의 특별한 점은 행사 이름부터 프로그램, 장소, 먹을거리 같은 것을 모두 여성들이 의논해 정하고, 정해진 내용대로 지역에서 준비해 모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고 우리가 연 행사다. 격식을 갖추려고 노력은 했지만, 그보다 우리 여성생산자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더 많이 노력했다. 한살림 초기에 생산자들이 많지 않을 때는 여성생산자가 모두 모이는 자리가 제법 있었다고 한다. 생산자가 늘어난 지금 전국 모임에는 대개 지역 대표들 중심으로 모이고, 이렇게 전국의 여성생산자들이 한
데 모이는 자리는 처음이었다.
1부 여는마당에서 오신 분 중에 가장 나이 많은 이와 가장 젊은 이를 뽑아 ‘큰언니상’과 ‘막내상’을 줬는데, 충북 보은에서 온 81살 생산자와 전남에서 온 26살 생산자가 뽑혔다. 또 백일 된 아기와 함께 온 가족도 있었는데, 소개를 부탁드렸더니 아기는 ‘예비생산자’, 아빠는 ‘애비생산자’라고 해서 모두 흐뭇하게 웃었다.
2부 본마당은 지역별로 무대 공연과 부스 전시 등으로 솜씨를 자랑했다. 강원 홍천연합회 유치리공동체의 난타, 제주도연합회의 ‘옥경이 제주 버전’, 경북중부권역의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다른 지역에서 보고 부러웠던지 현장에서 공연 신청이 밀려들어 결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노래, 연극, 난타, 민요, 줌바댄스, 가곡 등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 넓지 않은 실내체육관인데 객석에서 공연에 열광하면서 다들 일어나 춤을 추는 바람에 진행자가 뛰지 말라고 살짝 말려야 할 정도였다. 이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바로 나와 다르지 않은 여성생산자가 직접 꾸민 무대여서가 아닐까?
이번 행사의 의미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자면, 함께 모여서 “그동안 참 애썼구나” 하면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격려한 자리다. 농사짓느라 내내 힘들었던 우리에게, 농사일이 고달파도 때론 웃기고 재미난 한살림의 언니 동생들이 있으니 힘내자고 ‘으 으 ’한 잔치였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앞으로도 전국의 한살림 여성생산자들이 모이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충북 괴산연합회 민요패 얼카뎅이의 ‘모내기~추수’ 퍼포먼스

 

 

↘ 이대경 님은 한살림고양파주생협에서 활동가로 일하다가 충북 청주로 귀농하여 어린잎채소, 방울토마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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