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 2017년 1월호 살림,살림

[ 농자천하지대본-실효성 있는 쌀 대책을 마련하라 ]

정부는 청개구리

글 장경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농업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근본이 된다’ 뜻.
매월 시의성 있는 한국 농업 농촌 이슈를 들여다봄으로써
우리 농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기회를 마련한다.

 

 

최근 20년 가운데 최악의 쌀값 폭락 사태에 대한 정부의 쌀 대책을 두고 농민들은 “정부가 마치 청개구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꼭 하라는 건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추진하는 정부를 엄마가 시키는 반대로만 행동하는 청개구리에 비유한 표현이다.
쌀값을 회복하는 실효성 있는 방법으로서 해외 원조, 대북 지원, 공공 급식 등과 같은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정부는 쇠귀에 경 읽기처럼 어느 것 하나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오죽하면 ‘사공 없는 쌀 정책’이니 ‘손 놓은 쌀 대책’이니 하는 지적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을까. 이미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입증된 예전의 대책들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발표하는 정부의 자세는 안이하다 못해 무책임하기 그지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밥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농민의 요구는 안중에도 없이 오히려 쌀값 폭락을 부추기는 밥쌀 수입을 또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해 12월 21일 밥쌀 2만 5천 t을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쌀값이 대폭락하는 걸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정부가 굳이 수입해야 할 의무도 없는 밥쌀을 또다시 수입하겠다고 나서다니, 아마 고 백남기 어르신도 하늘나라에서 혀를 차실 것이다.

 


또 정부는 쌀값 회복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데도 쌀 대책이라며 농지 규제를 푸는 방안을 계속해서 흘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경 “일반 농지를 다른 용도로 쉽게 전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었다. 광역 지자체에서 20ha(20만 ㎡) 이상의 농지를 전용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기준을 조정하여 지자체가 개발을 위해 농지를 쉽게 전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론되었다. 불과 두세 달 전 여당과 기획재정부가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하여 쌀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한 말이 난개발과 투기를 부추긴다는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혀 수면 아래로 사라진 바 있는데, 또다시 일반 농지를 쉽게 용도 변경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농지 규제를 풀면 쌀값 폭락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혹세무민의 궤변이며 쌀값 폭락으로 인한 손실을 땅값 상승으로 달래겠다는 교언영색의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쌀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농지 규제를 풀겠다는 것 역시 청개구리 같은 행태이다.
나는 소망한다. 정부가 청개구리 쌀 정책을 그만두기를. 그래야만 최악의 쌀값 폭락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 장경호 님은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으로 한국 농업과 먹을거리 정책을 연구,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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