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 2017년 1월호 편집자의글

[ 독자 만남-독자 김수현 씨 ]

즐겁고 편안하면서도 생태적으로

글 _ 사진 이선미 편집부

전남 순천에 사는 독자 김수현 씨를 서울 용산역에서 만났다. 서울에 올 일이 있다 하여 옳거니 하고 약속을 잡았다. “우울증으로 상담 치료를 받으러 일주일에 한 번씩 오고 있어요. 예전에는 무심했는데 도시에 오는 게 점점 불편해요.” 수현 씨는 “우울증도 도시살이에 따른 것” 같다고 했다.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못 했지만 나한텐 서울살이 자체가 충격이었고 트라우마가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시골에 산다는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 “산책하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면 행복해요. 자연 덕분에 감수성이 점점 진해지는 것 같아요.”
올해 35살인 수현 씨는 자신을 ‘예비 귀농인’이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고향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텃밭 농사를 시작했다고. “귀농을 생각하면서 전희식 선생의 강연을 듣게 됐어요. 그러면서 《살림이야기》도 보게 됐고요.” 이 자리를 빌려 전희식 씨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살림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 억압되어 있던 여성성이 많이 계발되고 있다고 느껴요. ‘남자가 무슨 이런 데 관심을 가져’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생태적 삶이란 곧 생활 속 소소한 살림을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집안일은 어느 정도 하느냐고 물었더니 “30~40% 정도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세 식구가 골고루 잘 나눠서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 부모님보다 자신이 더 해야 한단다.
지난 호에서는 자전거 타기를 주제로 한 ‘친환경 도시살이’를 재밌게 봤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자동차를 최대한 안 탈까 하는 문제의식이 있어요.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긴 하지만 새해 목표가 자전거 생활화라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지금 사는 곳이 순천에서도 외곽이라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지 않아서 자동차에 의존하게 된다는 수현 씨는 “즐겁고 편안하면서도 생태적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새해 바람은 “동물적 존재로 자립하고 싶다”는 것. “손의 힘, 몸의 힘을 되찾는 해가 되면 좋겠어요. 더 다양한 채소를 기르고 손글씨를 많이 쓰고 뜨개질도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목공과 흙집 짓기에 도전하려고요.”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스스로의 삶을 온전히 일구려는 그에게 《살림이야기》가 조그만 힘이 되면 좋겠다.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