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살림,살림

[ 살림 생각-국가안보와 외부세력 ]

사드는 내 문제

글 최정민

정부는 국민들의 걱정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
지난 7월 8일, 한국과 미국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발표하였다. 사드 배치 지역이 확정되어 근래 들어 큰 뉴스거리가 되었지만 시민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그전부터다. 우리는 사드 도입이 환경, 안보, 경제, 외교 부분 등 여러 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한결같고 간단하여 예측 가능한 답변들, 즉 “사드는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해 추진된 것”,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은 예단할 필요 없다”, “국민 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걱정할 필요 없다” 등으로 일관하였다. 이런 정부의 진술은 국민의 동의를 얻기에는 대단히 허술하다.
물론 국민은 군사안보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군사안보 문제는 전문가들에게만 맡기라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국민들이 우려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애초 사드 배치 계획을 고안한 한·미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의무로 귀결되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지금까지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부분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면 오히려 국민들이 수긍할 부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부가 성주 주민들을 비롯해 국민 모두에게 생각을 재고해 볼 만한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내 세금, 내 건강권, 내 교육권, 내 행복추구권
나는 국가안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국가정책이 발표, 집행될 때마다 반복되어 온 패턴이 이번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어 우려한다. 성주 주민들은 TV를 통해 자신들이 사는 곳에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전자파 발산체가 세워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부는 이게 다 북한으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이 지역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몰아세운다. 이러한 묻지마 식의 정책 결정에 지역 주민들, 특히 제주처럼 고립된 섬이나 주민 수가 많지 않은 경기 평택 대추리, 성주와 같은 지역들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사드는 한국에는 전혀 불필요한 무기 체계이자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평화를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군사적 긴장감만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색출하고 싶어 하는 ‘외부세력’은 절대 외부세력이 아니다. 이 문제는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시민으로서 내 세금이 군사적 긴장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는 문제, 제로섬사회에서 과도한 군사비 지출로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내 건강권, 내 교육권, 내 행복추구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으로 세계 최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만 웃었다는 분석은 군사주의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무엇이든 돈으로 움직이는 자본주의에서 이는 크게 이상할 게 없는 결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이윤 추구가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다.

 

 

↘ 최정민 님은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진 부모 덕분에 일찍이 사회 불평등에 눈을 떴습니다. 평화인권연대라는 지금은 사라진 단체에서 병역거부 관련 활동을 했고, 평화주의·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 전쟁없는세상과 의정부 두레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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