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살림,살림

[ 8월의 문화 나들이 ]

묻고 또 걷고

글 안태호 편집위원

세월호 이후 연극이 말한다
혜화동1번지 기획초청공연 ‘세월호’

 

2년이 지났지만 진상 규명도, 선체 인양도 여전히 답답한 상황. 하지만 이 고통스러운 기억은 계속 발굴되고 이야기되어야 한다.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은 2016 기획초청공연 ‘세월호’를 8월 3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대학로에서 공연한다. 연출가 여덟 명이 각각 한 편, 모두 여덟 작품을 매주 두 편씩 올리는 방식이다. 8월 첫째 주 <사랑하는 대한민국>(김수정 연출)과 <국가에게 묻는다>(임인자 연출)를 시작으로 <이토록, 사사로운>(안정민 연출), <오십팔키로>(전윤환 연출), <세월호 오브 퓨처 패스트>(정진새 연출), <시간을 흐르는 배>(이래은 연출), <국가 없는 나라: 사라진 기억들>(김재엽 연출), <킬링 타임>(구자혜 연출)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혜화동1번지는 연극계 유일의 연출가 동인으로 1994년 출범 이후 이윤택, 기국서, 박근형, 김광보, 양정웅, 이해제, 윤한솔 등 당대 젊은 연출가들을 배출해 왔다. 이번 공연의 부제는 ‘세월호 이후의 연극, 그리고 극장’으로 동인들의 고민이 드러난다.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것은 야만”이라는 독일 철학자 아도르노의 말이 서정시에 대한 금지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예술의 치열한 관계 맺음에 대한 성찰이었던 것처럼, 이 공연은 예술의 사회적 실천과 연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묻는다.

서울 종로구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문의 070-8276-0917

 

 

누워서도 놓을 수 없는 여행
전시 <여행하는 인간 Homo Vians>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 30년이 채 안 됐지만, 한국인의 ‘여행력’은 지구별 구석구석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히말라야 트래킹 도중 로지(식당을 겸한 휴게소)에서 신라면을 발견했을 때의 충격을 아직 잊지 못한다.
여행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흥미로운 전시가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여행은 길가메시와 오디세우스, 현장과 마르코 폴로, 이븐 바투타와 바스코 다 가마, 유리 가가린을 한 묶음에 이야기할 수 있는 폭넓은 키워드다. 여행자의 발, 눈, 가방을 따라가며 신화와 역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여행을 그려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꼼꼼하게 준비한 여행용품과 함께 늙어서 몸을 움직이기 힘들 때를 대비해 산수를 그려 두고 인공 산을 만들어 즐긴다는 ‘와유’(누워서 하는 여행)가 특히 눈길을 끈다. TV 프로그램인 <1박 2일>이나 ‘꽃보다 시리즈’ 등을 보면 우리도 와유가 제대로 꽃핀 시대에 살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전시에는 한국인 최초의 세계여행가 김찬삼을 재조명하는 코너가 마련되었다. 김찬삼은 1958년 첫 세계일주를 시작으로 총 14년의 시간 동안 지구를 수십 바퀴 돈 여행의 선구자다. 원고, 스크랩북과 함께 직접 사용한 카메라, 신발, 배낭 등을 최초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박물관, 8월 27일까지. 문의 02-2220-1392

 

 

↘ 안태호 님은 문화정책과 기획 영역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삶과 예술이 만나 섞여 드는 과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협동조합 이사를 맡고 있으며, 만화를 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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