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살림,살림

[ 살림의 현장-‘GMO 심포지엄 2016’에서 GMO 찬반 토론 ]

누가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있나

글 이선미 편집부 _ 사진 문지영

지난 7월 7일 서울 시민청에서 한살림연합과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주최한 ‘GMO 심포지엄 2016 – 서울시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GMO에 대한 찬반 주장을 한자리에서 들으며 현재 한국의 GMO 관련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던 이날의 열띤 논의를 정리했다.

 

 

필요하다? 문제 있다?
토론에 앞서 다큐멘터리 <유전자 룰렛: 생명에 대한 도박>(2012)이 상영됐다. 미국의 실제 사례를 통해 GMO 안전성 문제를 살피는 내용으로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GMO를 둘러싼 쟁점을 다각적으로 조명하여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철호 이사장과 일본 ‘식과 농으로 생물다양성을 생각하는 시민네트워크’(식농넷) 가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이철호 이사장은 지구온난화와 곡물사료를 먹는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세계 식량 재고량이 크게 줄어든 결과 “돈이 많아도 살 식량이 없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GMO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에서 식량자급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GMO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GM종자가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면 절대로 이렇게 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GMO 개발을 못 하게 하면 한국은 영원히 농업 저개발 국가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가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가 1996년 처음으로 몬산토에서 GM콩을 개발하여 일본 정부에 안전성 심사를 신청했을 당시의 서류를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몬산토에서 일본 정부에 제출한 5천 쪽이 넘는 자료를 모두 직접 봤다는 그는 ① 몬산토는 실제 GM콩 재배에서 글리포세이트가 허용 기준을 초과하여 검출되자 정부 기준을 높이라고 요구하여 관철할 정도로 정치력이 있는 기업이다, ② 분석에 사용된 시료는 GM콩에서 추출한 게 아니라 대장균으로 합성한 것으로 전부 분석하지도 않았다, ③ 알레르기 검사는 동물실험 없이 컴퓨터 검색만으로 했으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GM작물이 있다, ④ 동물실험 규모가 작고 실험기간이 4주밖에 되지 않았다(지금은 90일 실험), ⑤ 불리한 자료는 모두 무시하거나 왜곡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제초제 저항성 GMO에 따른 제초제가 잘 듣지 않아 제초제 사용액이 증가하고 고엽제 내성 작물이 등장한 문제를 말하며, “일견 과학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것이 GMO”라고 말했다.

 

 

 GMO에 관심 있는 많은 시민들이 토론회에 함께한 모습.

 

 

생명과 관련된 일, 신중하게 해야
두 사람의 발제가 끝나고 한살림연합 조완형 전무이사, 전북 완주 정농마을 여성만 GMO대책위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박지호 간사, 서울특별시 식품안전과 최재린 주무관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조완형 전무이사는 “농민이 의사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없애는 GMO는 민주주의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실제로는 GM 기
술이 아닌 전통 농업을 통해 식량이 증산된 만큼 GMO가 아닌 품종 개량과 유기농 저투입 농업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만 대책위원장은 농촌진흥청에서 GM벼를 안전한 시설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실상은 태풍에 시험포가 날아가 버리는 등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박지호 간사는 “현행 GMO 표시제도에서는 어디에 무슨 GMO가 들어 있는지 아무도 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GMO 완전표시제를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긍정적인 압력을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또 소비자 없이 식품업계가 존재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업계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소비자의 불안을 없애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재린 주무관은 GMO 관련 고시나 법률을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장함에 따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면서 “시민에게 GMO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선택할 권리를 줄 수 있게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한살림 등 6개 단체와 ‘GMO식품 판매 ZERO 추구 실천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NON GMO를 표시하게 되어 있지 않아 곤란한 상황임을 밝혔다.
토론이 끝나고 한 참석자는 “GMO라는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식품을 4주간의 실험만 거치고 심사 통과시켰다는 게 의문”이라면서 약 심사 과정과 비교했을 때 매일, 평생 먹는 음식을 너무 부실하게 심사한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가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는 “과학자는 모르는 걸 안다고 하고 아는 걸 모른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과학 역시 모르는 게 있다”는 생각으로 GMO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린 주무관은 GMO에 찬반하는 양쪽이 공동 실험을 해서 결과를 공동 발표하면 문제가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밝혔다. 조완형 전무이사는 “우리 밥상의 50%가 GMO로 차려지고 있다”면서 “이제 NON GMO 운동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GMO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첨예한 상황에서 GMO 개발 및 재배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은 GM벼 상용화 계획이 발표된 한편, GMO 완전표시제는 아직도 요원하다. GMO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은 “생명과 관련된 일은 좀 더 안전하고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우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리 확인하고 또 검증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른쪽이 일본 식농넷 가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 과학자로서 논리적 근거를 들어 GMO 문제를 설명했다.

 

 

일본 GMO프리존선언운동에 대해 궁금한 것

 

가와타 마사하루 공동대표는 심포지엄에 이어 7월 8일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일본 GMO프리존선언운동의 사례와 경험’ 강연회를 가졌다. 질의-응답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이를 일부 발췌하여 싣는다.

 

구현지 편집장


나고야 시에서 ‘GMO 없는 급식운동’을 하면서 소스류에서까지 GMO를 뺐다고 하는데 그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였는가?

나고야 시의 급식은 현재 NON GMO다. 비용은 보통 급식보다 1.2배가량 더 든다. 학부모가 내는 급식비로 충당하며 부족한 부분은 시에서 보조한다. 초·중·고 급식이 하루 총 12만 끼인데, 쌀은 일본 국내산으로 자급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GMO가 아닌 식재료를 신속하게 구하는 게 어렵다.

 

일본 농촌에서 GM작물을 재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일본도 수입을 많이 한다. 일본은 세계적인 장수국가이니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 같은데, GM식품에 대한 시민의식은 어떤 수준인가?

몬산토계 연구자들이 전국 12개 지역에서 GM 콩을 시험재배한 적이 있다. 지역에서 반대가 격렬하여 주민들이 재배지에 가서 작물을 뽑아 버리기도 했다. 결국 수확까지 가지 못했다. 그 이후로는 GM 재배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일본 정부에서 기본적으로는 GM 재배를 허가하고 있는데, 지자체마다 재배규제조례를 까다롭게 만들어 실질적으로는 GM 재배가 거의 어렵다.

 

유럽연합(EU)과 비교할 때 한국과 일본의 GMO 표시제는 유명무실하다.

식농넷에서 EU 수준의 GMO 표시제를 원하지만, 일본도 입법운동까지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두부, 낫또 등은 생산자들이 자주적으로 표시한다. 또 일본에서는 ‘국산’ 표시가 실질적으로 NON GMO 표시다.

 

 

한살림에서는 GMO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자 다큐멘터리 <유전자 룰렛: 생명에 대한 도박>을 보급한다. 비용은 10만 원으로, 이 중 4만 원은 영화 파일을 담아 보낼 복사 방지 USB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고 6만 원은 (가칭)GMO반대국민행동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문의: 한살림연합 정책기획팀 문지영
02-6715-0822,
amorphous@hansalim.or.kr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1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