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특집] 특집-따르릉 생활자전거가 온다

[ 장 볼 때도 출퇴근할 때도 자전거가 나갑니다 ]

언덕도 나를 막을 수 없어

글 _ 사진 홍경하

자전거를 처음 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의 기억으로 자전거 타기를 겁내고 주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기 4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보면 어떨까?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해지고 삶의 활력을 찾았다는 게 남의 일만이 아니라 바로 내 경험이 될 수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한 지 벌써 2년. 다리 힘이 세지고 무릎관절을 잡아 주는 근육이 튼튼해져서 아침마다 많은 물품을 정리하는 일도 거뜬히 해내고, 하루 종일 일해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 이 기분
나는 자전거에 애환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자전거 타는 법을 혼자서 터득하고 겁 없이 타다 논으로 구른 뒤로는 자전거 타는 데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2010년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장을 보고 짐이 무거우면 퇴근하는 남편을 부르곤 했는데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다. 다시 자전거 타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긴 어느 날, 많은 짐을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가다 그만 자전거가 뒤집어져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주위에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깨어 보니 내가 자전거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남편은 놀라서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화를 냈다. 아픈 데다가 화를 내는 남편을 보니 속상했다. 병원에서 다행히 뼈가 부러진 곳은 없다고 했지만 몸이 몹시 아팠다. 그 뒤로는 자전거를 탈 때 더욱 더 조심한다.
2014년 7월 한살림전남남부생협 목포매장 팀장으로 지원했다. 집과 매장 사이의 거리가 멀어 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멀미를 심하게 해서 버스나 택시를 타는 게 걱정됐다. 남편과 차로 집과 매장을 왕복하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옛 철도가 공원길로 바뀐 곳이 있었다. 일을 쉬는 토요일에 자전거를 타고 미리 알아 놓았던 길로 매장에 가 보았다. 팀장이 되어 새로운 매장에 가는 게 떨리고 두려웠는데 내 자전거가 있어 든든했다.
나는 목포의 신도시인 하당에서 목포매장이 있는 구도심까지 자전거로 30분 걸리는 거리를 매일 왕복하고 있다. 내 친한 친구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 내가 퇴근할 때에 맞추어 내가 있는 매장에 와서 같이 장을 보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집에 간다. 주위의 꽃, 나무, 풀을 같이 바라보고 감탄하며 가는 길이 너무도 즐겁다. 내가 다니는 길에 초등학교 세 곳이 있는데,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그때가 그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또 언덕 두 개를 만나는데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도전!’을 외치며 달려 나간다. 자전거를 타면서 온몸으로 계절을 만끽하고 자연의 변화에 놀라움을 느낀다. 길가의 천리향 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를 간질대면 너무도 행복해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낸다.

 

 

집에서 내가 일하는 한살림전남남부생협 목포매장까지는 자전거로 30분 거리. 매일 자연을 만끽하며 달려온다.

 

 

교통체증 겪을 일 없고 다리 힘도 세져
자전거 타기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눈이나 비가 오면 타기 힘들고, 황사나 매연을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언제 비가 올지 몰라서 매일 날씨를 꼭 확인한다. 비가 오면 달려 나가 자전거가 비에 젖지 않게 비닐이나 상자를 씌워 놓고 비가 그치길 바랐던 적이 많다. 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쏟아질라치면 어쩔 수 없이 내 자전거는 얌전히 두고 퇴근해야 한다. 또 더운 날 자전거로 달려 도착하면 땀에 흠뻑 젖어서 항상 여벌의 옷을 가지고 다닌다.
자전거로 출퇴근한 지 벌써 2년.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다리 힘이 세지고 무릎관절을 잡아 주는 근육이 튼튼해져서 아침마다 많은 물품을 정리하는 일을 거뜬히 해내고, 하루 종일 일해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소화력도 좋아져 이제는 차를 타도 멀미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갑상선 기능 저하로 여러 가지 기능이 떨어져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부터는 많은 부분에서 활기를 되찾고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
또 교통체증을 겪거나 차 안에서 오래 지체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는 다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정류장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시간을 맞추어 나가야 하는 데다가 놓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한다. 그러나 자전거는 내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갈 수 있고 집에서부터 타고 나갈 수 있어 너무도 편리하다. 한번은 집 앞에 세워 두었던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그런데 버스비와 택시비를 계산해 보니 2~3개월 만에 자전거값이 나올 것 같아 자전거를 새로 샀다. 새 자전거라 브레이크도 잘 들어 전보다 훨씬 더 안전하게 타게 되었다.

 

 

자전거는 장 볼 때도 유용하다.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들고 갈 일도, 차 세우고 빼느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오늘도 안전하게 신나게 달린다
지난 4월 목포매장이 목포시청 앞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매장 앞에 시청 직원들이 차를 주차하고 하루 종일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내 자전거를 매장 앞에 세워 두어 다른 차가 주차하지 못하게 했다.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조합원들이 주차하고 장을 보고 가는 모습을 보니 ‘이런 노력도 필요하구나’ 싶었다.
매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가 되면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어 다시금 힘을 내어 자전거에 오른다.
자전거는 가족을 화목하게 해 주기도 한다. 나는 20살, 18살, 14살 아이가 있는데 휴일이면 김밥을 준비해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농업박물관, 해양박물관, 미술관 들에 간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힘들다고 안 가려고 했지만 지금은 TV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신나고 재미있게 하루를 보낸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형제자매 간에 우애도 돈독해졌다. 아쉬운 점은 남편이 회사 일로 바빠 함께할 수 없어서 같이 추억을 만드는 데 늘 빠지는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 먼저 바퀴에 바람을 넣는다.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는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본다. 눈을 크게 뜨면 벌레가 눈에 들어갈 수 있고, 눈을 깜박이다가 장애물을 못 보는 등 집중해서 볼 수가 없다. 선글라스를 쓸 수도 있는데 시야가 가려지면 더 위험할 수 있다. 귀에 이어폰을 착용해서도 안 된다.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위험에 빨리 대처하기 힘들다. 처음 자전거를 탈 때는 바퀴가 작은 것으로 타고, 안장을 낮추어 타다 자신이 생기면 안장 높이를 조금씩 올리면 좋다. 어쩔 수 없이 넘어질 때가 있는데, 자전거와 같이 넘어지면 위험하니 넘어질 때 재빨리 자전거는 옆으로 던져 버리고 안전하게 구르는 게 뼈가 부러지는 것을 막고 덜 다치는 방법이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면 숨이 차고 땀도 많이 나지만, 오늘 하루도 살아 볼 가치가 있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힘과 희망이 샘솟는 걸 느낀다. 나는 날마다 자전거와 함께 신나게 달리고, 자연과 함께 숨 쉴 것이다.

 

 

 

↘ 홍경하 님은 전남 목포에 살면서 6년 동안 한살림 조합원이자 활동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매장으로 출근해 한살림 물품을 소개하는 일이 기쁘고 설레어 꿈속에서도 일할 정도로 한살림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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