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특집] 특집-따르릉 생활자전거가 온다

[ 안전교육 받고 건강한 자전거 문화 만들자 ]

잘 배워서 일상적으로

글 이선미 편집부

자전거는 걸음마를 하는 아이부터 걷기조차 힘든 노인까지 탈 수 있는 운동기구이자 레저장비 그리고 교통수단이다. 그런 만큼 어렸을 때부터 안전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게 필요한 내용을 배우고 경험하는 게 좋다. 이에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 김진태 이사장을 만나 자전거 교육과 문화에 대해 들어 봤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어린이의 보호자는 도로에서 어린이가 자전거를 타는 경우에 어린이의 안전을 위하여 헬멧 등 인명 보호 장구를 착용하게 해야 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걸 집에 가서 꼭 말씀드리라’고 해요.”

 

 

“오늘 배운 걸 집에 가서 꼭 말씀드려”
경기 수원에 있는 자전거문화사회적협동조합(바이쿱)은 2014년 시작됐다. “자전거 문화를 바꾸고 싶어서 ‘발바리’(두 발과 두 바퀴로 가는 떼거리)라는 모임을 같이하던 사람들과 함께 시작했어요. 발기인 8명 중 5명이 자전거를 10년 넘게 탔어요. 대회에 나가거나 여가를 즐기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죠.” 현재는 초·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비롯해 미취학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을 하는 한편, 자전거 이동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자전거 국토종주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2014년 개정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자전거법)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은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하는 범위에서 자전거 이용과 관련된 교통안전교육을 하여야 하고,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주민에 대하여 자전거 이용과 관련한 교통안전교육 등을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바이쿱은 지자체로부터 위탁을 받아서 주로 초등학교에서 자전거 교육을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면, 원하는 학교에서 교육을 신청하여 진행하는 식이다.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에서 낸 자전거 Q&A 교재를 기반으로 먼저 한 시간가량 교통안전 관련 이론 교육을 한 뒤 반별로 운전 실습을 한다. 이때 강사가 브레이크 잡는 법 등을 가르친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인데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어린이의 보호자는 도로에서 어린이가 자전거를 타는 경우에 어린이의 안전을 위하여 헬멧 등 인명 보호 장구를 착용하게 해야 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걸 집에 가서 꼭 말씀드리라’고 해요.”
지자체에서는 보통 교육을 진행하는 주 강사에게 민간자격이나 몇 년 이상 경력을 요구한다. 대한자전거연맹이나 사단법인 자전거21 등이 비교적 알려진 자전거 교육 단체. 한편 자전거 가게 주인이나 동호회 사람이 교육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바이쿱에서는 강사가 교육을 나가기 전 자체적으로 인권교육도 한다. “엄마가 부재한 아이에게는 ‘엄마하고 읽어 봐’라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어서 ‘보호자와 읽어 봐’ 등으로 말해요.” 아이를 대하는 일인 만큼 작은 부분까지도 주의를 기울인다.
그 밖에 발달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도 한다. 페달이 없는 자전거인 ‘밸런스 바이크’로 스스로 중심을 잡는 법을 배우게끔 한다. “이 아이들은 기존 교육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도 충분히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걸 알고 좋아서 울기도 하지요. 더 이상 소외되지 않는 거죠.” 김진태 이사장은 교육만 잘 받으면 장애가 있어도 탈 수 있는 게 자전거라고 말한다.

 

 

 

수원 동수원초등학교와 매산초등학교에서 자전거 안전교육을 진행한 모습. 초등학교 4학년이 교육을 받기에 제일 좋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게 하기보다 자전거를 어떻게 다룰지 생각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나만 좋으면 된다? 아니죠
자전거 교육과 함께 중요한 일이 ‘자전거 문화’를 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김진태 이사장은 먼저 “자
전거가 차라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레저수단으로만 생각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 대응을 전혀 못 하는 경우가 있어요. 자동차와 사고가 나면 차 대 차 문제이고 보도에서 사람을 치면 전적으로 자전거 잘못인데도 그렇게 생각을 안 하지요. 그만큼 자전거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자전거는 차도에서는 약자, 보도에 올라가면 강자가 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면서 “차도에서 타며 약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턱대고 고가의 자전거를 고집하고 일상생활용 자전거를 비하하는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사이클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가 한강에 가면 엄청 많아요. 자전거를 잘 알고 직접 정비하는 방법을 배우기보다는 무조건 비싼 자전거를 사는 거예요. 그러면서 다른 교통수단을 배려하며 타지 않고 차선으로 확 들어오는 거죠.” 산악자전거를 탈 때도 주의해야 한다. ‘나만 재밌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산길에서 막 타면 등산객에게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새벽 같은 때에 타고 사람이 많은 주말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게 김진태 이사장의 말이다.
무엇보다도 자전거는 교통수단이 되어야 한다. 놀러 가서만 타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출퇴근이나 업무할 때 다양하게 쓰이면 좋겠다. 바이쿱은 일 년 반 동안 지역의 두레생협과 같이 자전거로 물품을 배송하는 일을 했다. “김장철엔 힘들지만 평소에는 충분히 가능해요. 지역 주민을 고용할 수 있어 일자리 창출도 되고요.” 김진태 이사장은 생협의 가치가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는 데 있다면 자전거를 통한 만남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자전거 농활대’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농촌으로 갈 수도 있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전거로 가는 거죠. 아이들 봉사활동 점수와 연결하는 등 교육과 접목하는 방법도 고민할 수 있어요.”
바이쿱의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교육을 일부러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자전거에 대해 모르는 게 참 많은데도요. 그래서 지자체에 예비군 교육 훈련 때 자전거 교통안전교육을 배치하자는 등의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또 언젠가는 자전거를 직접 만들어 생협 매장에서 공급하는 게 꿈이다. “미리 주문을 받아 장바구니가 달려 있거나 아이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생협에 맞는 자전거를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서 매장에 차를 갖고 오지 말자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태 이사장은 “일상적으로 먹는 문제를 고민해서 세상을 바꾸려 하듯이 일상적으로 교통수단을 타는 문제 역시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차 타는 것보다 인간관계도 넓어질 수 있어요.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을 자전거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협을 알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유기농이 늘어나듯이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아지면 화석연료 사용이 줄고 문화도 발전할 수 있다. “자전거를 더 많이 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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