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호 2016년 8월호 살림,살림

[ 독자 만남 ]

욕심내지 말고 오래 갑시다

글 이선미 편집부

경기 성남에서 김은봉 씨를 만났다. 더운 날씨에도 성큼성큼 걷는 걸음걸이에 낭랑한 목소리.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금방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은봉 씨는 한살림 매장에서 《살림이야기》를 ‘발견’했다. “내가 활자 중독이라 이런 거 잘 봐요. 보니까 관심 있는 내용도 있고, 귀여운 사람도 보이고. 그래서 보기 시작했죠.” 원래 책에는 돈을 안 아낀다고. “예전에는 한 달에 책값만 50만 원씩 썼어요.” 모으면 아마 대학 등록금 정도는 될 것. 신문도 보고, <시사IN>과 <한겨레21> 같은 잡지도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다. “아마 내가 활자에 익숙해서 그럴 거예요. 책에서 감정을 느끼고 정보도 얻지요.” 괜찮은 책은 여러 권 사서 주변에 선물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봐서 그런지 몇 년 지나고 찾으려 하면 없어서 아예 미리 사 놓아요.” 이날 은봉 씨는 나에게 박노자 교수가 쓴 《주식회사 대한민국》(2016)을 선물로 주었다. 생각지도 않게 계 탄 기분이었다.
즐겨 읽는 건 역사나 사회 분야의 책. “우리가 사는 사회구조를 보는 데 흥미가 있어요. 지금 사드 배치도 정부가 국민에게 미리 설명해야 하는데 왜 느닷없이 하는지 이상하고.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따른 거죠.” 은봉 씨는 “사회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며 살려면 국내외 정세를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에 관심이 많은 만큼 다양하게 참여해 왔다.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서는 학부모로 여러 가지 일에 발 벗고 나섰고,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했다. 그리고 이제는 뜨거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활동을 서서히 정리하고 있다. “내가 내일모레면 예순이에요. 나이가 드니 몸에 한계가 오고 예전처럼 열정적으로는 못 하겠어. 그래도 젊었을 때 많이 했으니까 사회에 빚진 건 없다고 생각해요. 홀가분해요.”
은봉 씨는 건강관리를 위해 남편과 운동하기로 약속한 뒤부터 왈츠를 배웠다. 올 3월에 왈츠를 춘 지 만 8년 됐다고. “나는 한 가지를 오래 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처음 왈츠를 배우러 가서 선생님한테 ‘난 80살까지 할 거니까 천천히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욕심내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하는 거죠. 내가 이걸로 성적 딸 것도 아니고 승진할 것도 아닌데, 즐거워야지 힘들면 안 돼요.”
《살림이야기》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지금처럼만 해도 좋겠어요. 나는 호기심이 많아서 일일이 쫓아다녀야 하는데,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보기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편하고 좋아요?” 은봉 씨는 골목 상권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서점이 문을 닫는 걸 봐서 어려운 걸 안다며, “유지만 해도 기적”이라고 도리어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힘들고 오늘보다 내일이 힘든 시대지만, 계속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 달라”는 그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계속해서’라는 말. 참 엄중한 책임이 느껴지는 말이다.

 

 

 

《살림이야기》 지난 호를 읽고

 


비닐 멀칭 안 하고 농사짓기, 친환경세제쓰기, 전기 안 쓰고 음식 보관하기, 노르웨이의 작은 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태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리산 동네부엌’에 실린 여름철 우리 몸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요. 소개된 조리법 대로 굵은멸치고추장무침을 해 보니, 볶음으로 했을 때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갈등에서 협동으로’는, 요즘 남편한테 운전을 배우면서 다투는 일이 많아져 관심 있게 읽어 봤는데, 몇 번을 읽어도 번역된 글을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경남 함양에서 박선희 독자

 



생명과 협동에 관한 사람 이야기를 담은 ‘땅땅거리며 살다’가 좀 더 밀착하며 좀 더 깊이 있게 사람들을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일댁의 생태적인 삶’ 외에도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그래서 제 삶에 대한 고민과 반성, 전망을 조금이라도 이어갈 수 있는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또 매번 잡지에서 제일 먼저 꼭 찾아 읽고 싶어지는 연재 칼럼이 한두 개라도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달 잡지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그런 칼럼요. 너무 바라는 점만 많은 독자인 것 같네요.
서울 동작구에서 김윤정 독자

 



7월 호 ‘독일댁의 생태적인 삶’의 얘기가 관심 분야라 주의 깊게 읽었습니다. 병조림도 직접 한번 해 봤어요. 한데,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되게 어렵더라고요. 전에도 느낀 건데, 이 꼭지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무척 좋으나 대다수의 현실적 삶이 좀 더 고려되고, 그 현실적 삶과 대화가 되는 방향의 글로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명이지만, 가족이나 주거형태, 우리 사회의 인식 등 많은 조건이 그 필자분의 조건과는 꽤 다르다 보니까요. 참, ‘땅땅거리며 살다’는, 소개된 농부께 존경의 마음이 마구 샘솟게 하더군요! 잘 봤습니다!
경기 파주에서 김선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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