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호 2016년 4월호 살림,살림

[ 새 책 ]

땡땡땡! 새 책 읽을 시간입니다

글 땡땡책협동조합

나쁜 페미니스트 불편하고 두려워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록산 게이 지음|노지양 옮김|사이행성 펴냄|376쪽|1만 5천800원
페미니스트를 ‘피곤한 여성’이란 뜻으로 여기고 있다면 남녀 불문하고 읽어 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페미니스트가 되는 게 두렵고 불편한 세상에서 지은이는 ‘나쁜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수많은 규칙과 규범,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하는 근본주의적 페미니즘과는 다른 견해를 보여 준다. 페미니즘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면서 조화로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차이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 분홍색을 좋아해도, 미모에 관심을 가져도, 전업주부여도 자신만의 소신이 있다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꿈에게 길을 묻다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
광주트라우마센터 기획|고혜경 지음|나무연필 펴냄|296쪽|1만 5천 원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고문과 국가폭력으로 고통받은 이들과 그 가족들의 치유를 위해 설립된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기획했다. 3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1980년 5월을 사는 사람들,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삶은 지옥이고 꿈은 악몽이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이란 어떤 방식으로든 사건을 종결하려 한다. 악몽이나 가위눌림처럼 고통스러운 현상들이 사실 우리를 도와주려고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 8주간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멈춰 버린 시간을 들여다보고 다른 시각으로 살피면서 극복해 가는 기술을 담았다.

 

 

큰사람 장길손 우리 땅을 만들다
송아주 지음|이형진 그림|도토리숲 펴냄|40쪽|1만 2천 원
“엄마 아빠,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어요?”라고 묻는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라는 뜻의 ‘길손’. 몸집이 하도 커서 머리는 하늘에 닿고, 춤을 추면 해를 가린다는 장길손이 게워 낸 토사물과 배설물, 눈물로 우리 땅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허풍이 심한 우스개나 다소 허술하고 조각난 모습으로 전해 내려오던 민간설화인데, 작가가 여러 판본과 지역에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살피고 다듬어 다시 살려 냈다. 그릴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이형진 작가의 그림이 익살 가득한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삶을 위한 정치혁명 시스템의 노예에서 시스템의 주인으로
하승수 지음|한티재 펴냄|156쪽|8천 원
‘우루과이에는 있고 대한민국에는 없는 것은?’ 답은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해마다 발표되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보다 행복도가 높게 나오는 나라, 도시게릴라였던 호세 무히카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지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 우루과이. 20년간 시민운동과 녹색당 활동을 해 온 지은이는 ‘정치는 왜 우리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민주주의가 잘되는 20개국의 정치 시스템을 분석했다. 그 결과 75%가 다당제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언론과 학자들은 알려주지 않는 더 좋은 정치 시스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리 활동 어떤 싸움에서든 무너지지 않는 일상이 중요하니까
박영길 지음|포도밭 펴냄|200쪽|1만 2천 원
“혼자 먹는 게 좋은 사람은 없어, 그냥 혼자 먹는 거지….” 음식과 사람, 요리와 연대, 마을과 공동체를 잇는 이상한 요리책이다. 식당 찬모를 하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 공동체 식구들과 함께 만들고 먹던 음식들, 싸움의 현장에서 투쟁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맛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쿡방’도 ‘먹방’도 시들해져 가는 요즘, 충북 청주에서 생활교육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지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저 한 끼를 해결하던 요리가 누군가와 함께 먹는 순간 매우 특별하고 즐거운 활동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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