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호 2016년 4월호 편집자의글

[ 《살림이야기》 편집부에서 ]

한계를 넘어, 봄

글 구현지 편집장

 

얼마 전 여성아이돌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엠버가 직접 작사·작곡·편곡한 디지털싱글 <보더스(한계)>를 내놓았습니다. ‘한계를 넘어(Through the borders), 너의 길을 위해 싸워(Fight your way)’라고 반복하여 노래합니다. 가사에서는 그 한계가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으나 뮤직비디오에서 무언가 고민하며 죽음을 생각하는 두 젊은이를 교차하여 보여 주지요. 엠버는 트위터를 통해 “절대 자기 자신한테 포기하지 말아요. 이 어두운 힘든 세상에도 희망은 항상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 기회 없었던 사람들 위해서 살아요. 힘을 내세요.”라고 전했어요.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 청춘은 생명력이 넘치는 때인데 마냥 즐거울 수 없이 그 생명의 무게가 왜 이렇게 무거울까요. 개개인의 서로 다른 본질, 개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불합리한 세상이 가하는 억압 때문에도 더 고통스럽습니다.

《살림이야기》 4월 호 특집 주제는 ‘선거’입니다. 4월 13일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4년간 일할 우리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는 민주주의 잔치한마당. 그런데 특집기사를 기획하고 취재하고 진행하는 동안, 정치권에서는 날이면 날마다 힘 빠지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정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어떻게 선정하는가를 놓고 벌이는, 교과서에서 배운 형식적인 민주주의 절차마저 지켜지지 않는 진흙탕 싸움을 매일매일 목도합니다. 현실정치란 원래 그렇게 권력관계가 얽혀 있다고요? 한 사람이 아니라 전체 300명을 뽑아 구성하는 것이므로 복잡한 더하기 빼기 주고받는 산수가 필요하다고요? 우리는 ‘정책’이 중심이 되는 선거를 원합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생명을 존중하며 경쟁보다 협동으로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선거기간에 그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기본기를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모으고, 정당의 공약을 구분하고, 유권자들이 미리 따져 보아야 할 선거 정보를 알아보고, 또 투표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지켜보고 행동할지 실천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처음부터 어떤 절대자의 선물로 받은 게 아닙니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이만큼이나마 만들어 왔습니다. 때로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가 때로는 수십 걸음 퇴보하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선거가 정치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우리 자신에게 희망이 되는 세상을 위해서,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포기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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