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호 2015년 9월호 살림,살림

[ 돌봄서비스 일터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

자활공동체에서 협동조합으로

글 우미숙 편집위원

‘중·노년의 경력 단절 여성의 복귀나 생애 최초 직장을 가진 사람들’, ‘비숙련 직업.’ 돌봄 사회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들을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돌봄서비스직에 있는 사람들은 엄연히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세운 법적 일터공동체가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다. 자활공동체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첫 사례다.

 

 

도우누리는 조합원들이 함께하는 동아리 제도와 리더 제도를 운영해, 돌봄의 노동 가치를 높이고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다. 리더들은 1년에한 번 1박 2일로 열리는 워크숍에 꼭 참석해야 한다. 여기에서 함께 조직 전망을 세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워크숍 장면

 

 

일하는 사람 중심의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이면 뭐가 달라요?”

자활공동체였던 늘푸른돌봄센터가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로 전환하기 전 조합원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이었다. 협동조합이 되었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대표자 직접 선출이나 민주적 의사결정은 물론, 경쟁이 심한 사회서비스 시장에서 돌봄서비스 종사자들의 노동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퇴직금 제도를 마련하고 4대 보험을 적용한 것은 자활공동체 때부터 계속해 왔던 일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협동조합 사무국을 설치하고 직원 교육을 조합원 교육으로 대신하며,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돌봄 리더 제도와 동아리 제도를 운영하는 정도다.

도우누리는 2001년 광진주민연대 창립과 역사를 같이한다. 같은 해 서울광진지역 자활센터가 개설되고 2006년에 센터 안에 늘푸른돌봄센터가 설치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돌봄사회서비스 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에 노인돌봄서비스 제공기관,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중개기관으로 지정 받았고 2010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돌봄센터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계기는 단순했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후 2년 안에 법인을 설립해야 했다. 처음 생각한 것은 사단법인이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서 반려해 무산되었고,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협동조합 법인 설립을 준비했다. 돌봄센터는 사회적서비스와 일자리를 만드는 공익적 성격이 강해서 처음부터 사회적협동조합을 구상했다.

늘푸른돌봄센터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기 2개월 전인 2012년 10월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발기인모임을 하고 이듬해 2013년 1월 18일, 도우누리를 창립했다. 도우누리는 3개의 지점을 운영하는데 재가 서비스를 담당하고 도우누리의 모태가 된 늘푸른돌봄센터(185명 근무), 법인 취득으로 공공기관 위탁 사업이 가능해진 후 처음 맡은 서울시립중랑노인전문요양원(110명 근무, 100명은 직원으로 승계, 10명은 직접 고용), 이용 시설인 광진아동청소년발달센터(11명 근무)가 있다. 직원은 모두 290여 명이고 그중 조합원이 185명이다. 조합원은 모두 258명으로 직원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72%다. 나머지는 후원자 조합원으로 대부분 퇴사한 직원들이다. 도우누리는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으로 두 가지 이상 이해 관계자로 구성되었지만 일하는 사람 중심의 일자리창출형 사회적협동조합을 지향한다.

 

연령대 고려한 직원 교육, 5명 모이면 활동비 지원하는 동아리 제도

도우누리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직원들의 호응도 좋았고, 도우누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협동조합 교육 덕분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2012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직원 월례 교육을 협동조합 교육으로 대체했다. 이론가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듣는 대신 3분짜리 방송과 신문을 같이 보고 읽으며 얘기를 나눴고 정관도 함께 연구하면서 만들었다. 직원들의 연령대가 50~70 대라 그에 걸맞은 방식이 필요했다. 외부 강사보다는 내부 팀장이나 대표 등에게 이야기를 들었고 뒤풀이 장소로 자리를 옮겨 생동감 있는 토론을 했다. 한마디로 ‘눈높이 교육’. 똑같은 내용의 교육을 다섯 번 기획해 조합원이 편한 시간에 듣도록 했다. 교육은 1시간이고 나머지 1시간에는 화분이나 양초를 만드는 활동을 했다. 교육은 짧으면서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도우누리 교육철학이다.

민동세 이사장은 협동조합 교육과 조합원들의 활동에 힘을 쏟았다. 2014년부터는 돌봄사업단과 별도로 협동조합 관련 사업을 주로 하는 사무국을 설치해 조합원 교육과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제도는 힘겨운 감정 노동의 피로를 풀고 협동조합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좋은 기회다. 조합원이 5명 이상이 모여 동아리로 등록하면 한 사람당 월 1만 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강사비가 필요하면 강사비를 지원한다. 쉬 사라지지 않도록 반드시 대표자와 동아리원의 명단을 등록한다.

 

 

노인, 신생아, 어린이, 장애인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도우누리 조합원들의 활동 모습. 65살 이상 노인에게 재가장기요양·노인돌봄서비스를 하고 65살 미만에게는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를 한다. 그밖에 장애인활동보조와 산모신생아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린이에게는 언어·미술·놀이·인지치료를 한다.

 

조합원 스스로 돕는 소액대출사업

돌봄 리더 제도도 협동조합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리더들이 성장해야 협동조합 운영이 쉬워진다.”는 게 민동세 이사장의 생각이다. 도우누리에는 리더들의 모임인 직원대표자 회의가 있다. 돌봄 사업별 팀과 동아리에서 직접 뽑은 대표들이 참여하고, 임기가 끝나도 회의에 계속 참여한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30명의 리더가 나왔다. 이들은 매월 한 번 회의를 연다. 1년에 한 번 1박 2일로 열리는 워크숍에서 함께 재무제표를 검토하고 조직 전망을 세운다. 돌봄 리더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운영에 참여하고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하나의 협동조합 사업은 소액대출사업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출자금 3분의 2 한도 내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소액대출을 할 수 있다. 출자금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증자활동을 통해 매월 500~600만 원이 모여 5천~6천만 원이 되는 때 대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출 한도는 자신이 낸 출자금의 4배로, 직원 조합원은 최대 400만 원, 나머지 조합원은 최대 200만 원이다. 직원들은 이사하거나 자녀 학자금 등 목돈이 필요하면 퇴직금을 중도 정산하곤 했는데 소액대출사업을 통해 직원들이 퇴직금을 유지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소액대출사업은 7월 1일에 시작했고, 지금은 증자 운동을 하고 있다. 대출사업은 2016년경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39명이 증자 신청을 했고, 소액대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직원들이 늘었다.

도우누리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다. 아직 협동조합다운 활동을 만들어 가느라 온 힘을 쏟고 있지만, 도우누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거다. 돌봄서비스가 공적 사회적서비스로 인정받는 것,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사람’으로 제대로 인정받는 것, 그래서 그들이 안정된 직업과 직장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수요자에겐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기도 하다.

 

 

도우누리는 노인, 산모, 신생아, 장애인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늘푸른돌봄센터에서는 65살 이상에게 재가장기요양·노인돌봄서비스를 하고 65살 미만에게는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를 한다. 그밖에 장애인활동보조와 산모신생아서비스를 한다. 서울 어디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 투명한 경영을 위해 재원 출처와 수입 지출을 공개한다.

(문의 : 02-461-8373)

위탁운영시설인 서울시립중랑노인전문요양원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등급을 받거나 65살 이상, 노인성질환을 앓는 노인이 입원 가능하고 데이케어센터도 운영한다.

(문의: www.jns-center.or.kr, 02-437-0144)

광진아동청소년발달센터는 장애아동이나 심리치료가 필요한 어린들에게 심리검사와 언어·미술·놀이·인지치료를 한다.

(문의: 02-466-8375)

 

 

 

↘ 우미숙 님은 한살림성남용인생협에서 활동했고 현재 성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표로 지역공동체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은 알고 먹자》, 《협동조합 도시, 볼로냐를 가다》(공저), 《공동체도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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