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호 2015년 9월호 살림,살림

[ 세계의 유기농 친구들② 빌랴나 필리옵스카 ]

유기농으로 자연을 해치지 않고 서로를 연결해요

글 \ 사진 문지영

마케도니아 소비자협동조합 ‘좋은대지협동조합(Good Earth Food Coop)’의
빌랴나 필리옵스카

 

 

 

 

 

 

 

 

 

 

좋은대지협동조합의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유기농산물들

(사진출처: www.mladiinfo.eu)

 

빌랴나,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궁금하다.
나는 마케도니아 최초의 유기농식품소비자협동조합인 좋은대지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일한 지는 2년 반 정도 됐지만 공식 인가를 받은 지는 두 달 남짓 지났다.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음식을 공급하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는데, 유기농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물론 인증이 없더라도 당연히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돼야 한다. 마케도니아의 수도인 스코페에 첫 번째 매장을 냈고, 중심가에 있는 바자르(지붕이 덮인 시장)에 간이 매장인 2호점을 낼 생각을 하고 있다. 이곳이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돕는 창구가 되리라 기대한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
리 더 큰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비슷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대자연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며 사는 삶의 방식에 대한 동의’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를 지향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생명에 대한 관점을 사업으로 현실화하고 협동조합을 창립할 때 유기농을 택한 이유가 있나?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전 세계 유기농시장의 발전 경향이 맞물리면서 유기농산물을 취급하는 일을 하게 됐다. 이 일이 아니었다면 퍼머컬처(생태농업의 한 갈래로 자연에너지와 유기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농작물과 가축 등을 생장하게 하자는 농업이자 운동)나 다른 걸 했을 수도 있다.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려고 유기농산물을 취급하는 게 아니다. 나에게 유기농이란 ‘해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그 자체로 존재하며 서로를 연결하는 것이다.

 

유기농산물을 취급하는 사업모델로 협동조합을 택한 이유가 있나?

무엇을 먹는다는 건 그 안의 에너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먹을거리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었다. 과연 믿고 먹을 수 있는 건지, 먹을거리가 만들어지는 농장은 어디에 있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농부의 지식은 어느 정도이며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모두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제삼자를 끼워 넣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협동조합이 가능한 수단이었다.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나?

마케도니아 전역에 최소 5개 매장을 내고 싶다. 물론 모두 다 재정적으로 자립하면 좋겠다. 또 안정되고 단단한 소비자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유기농 인증과 미인증의 차이에 대해 공부하거나 먹을거리 생산 및 먹을거리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 등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 말이다. 공급자 쪽에도 조직적인 기반이 있어서 생산자와 공급자가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거다. 최종적으로는 연구소 등을 만들어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먹을거리 생산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 기술을 축적해 모두와 나누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살림을 알게 돼 굉장히 기쁘다. 나한테 큰 용기를 준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은 마케도니아에 선례가 없었고 구조도 잘 안 잡혀 오류도 많고 목표도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데다가 역사가 앞서 있는 단체를 알게 돼서,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되어 준다.

 

 

* 좋은대지협동조합의 조합원 90세대 중 8세대는 공동경영자로서 연회비 60유로(약 8만 3천 원)를, 나머지 일반조합원은 연회비 30유로(약 4만 1천 원)를 내 조직을 꾸리고 있다. 조합원은 비조합원보다 10~30% 저렴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고 제철 꾸러미도 이용 가능하다.
좋은대지협동조합 누리집
www.dobrazemja.org

 

 

↘ 문지영 님은 한살림연합 사업기획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의 관계적 가치에 주목하고 운동으로서 유기농을 생각하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지난 연수 경험에 여전히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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