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호 2015년 9월호 [특집] 특집-꿀떡을 꿀떡

[ 누워서 떡 먹기? 누워서 떡 하기! ]

간식으로 최고, 모여서 만드는 재미 쏠쏠해

글 \ 사진 정수연

친정식구들도 시집식구들도 떡을 좋아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떡집에 떡을 맡겼다. 빵도 좋아하고 떡도 좋아하는데, 빵을 먹으면 속에 가스도 많이 생기고 살도 더 많이 찌는 듯해 되도록 떡을 사 먹었다. 아이들한테도 방부제나 버터, 설탕 등이 많이 들어간 빵보다 떡이 좋은 것 같아 애용했다.

떡을 자주 사 먹고 있던 중에 한살림성남용인생협 소식지에서 떡 강좌를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하여 얼른 신청했다. 수업은 총 3회로 이루어졌는데, 재료를 조금씩 달리 해서 만들 수 있게끔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만드는 법 또한 간단했다. 첫번째 강좌를 듣고 집에 와서 아이들 간식으로 쌀가루에 코코아가루를 섞고 마스코바도를 넣어 코코아설기를 해 봤다. 코코아 향이 나면서도 달지 않아 아이들이 잘 먹었다.

강좌는 조별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조에선 떡 만드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와 조원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었다. 지난 8월 10일 드디어 떡 동아리 ‘꿀떡꿀떡’이 첫 모임을 가졌다. 기존 레시피를 토대로 복분자설기와 단호박·당근 설기를 만들었는데, 방앗간에서 물을 많이 넣고 쌀가루를 빻아 줬는지 좀 질어 체에 거르기가 힘들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봄에 배울 때랑 다르구나.” 하면서 “이런 시행착오로 배우는구나.”라고 서로 웃으며 고비를 넘기고 틀에 넣어 쪄 냈다. 색깔과 향은 아주 최상. 하지만 역시 좀 질척하긴했다.

 

 

 

 

 

 

 

 

 

 

 

 

단호박설기를 만드는 모습. 특별한 도구 없이 딤섬 찜기에 쌀가루를 고르게 올려 쪄도 모양이 잘 난다. 쌀가루에 찐 단호박을 넣고 체에 내릴 때는 손에 힘이 팍팍!

 

 

그래도 여러 사람이 모여 같이 이야기하면서 떡을 만드니 재미있다. 서로 배울 게 많아 떡을 배우러 왔다가 인생을 배우는 것 같다.

난 주로 간식으로 떡을 먹는다. 복잡한 건 자신이 없고 주로 설기를 만드는데 재료도 집에 있는 걸로, 설탕 대신 꿀이나 청을 넣는다. 쌀가루만 빻아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빵보다 만드는 시간도 적게 걸리고 간편하다. 떡 만드는 도구는 따로 없이 둥근 빵틀에 맞춰 쌀가루를 계량해 떡을 만든다. 일반 찜통에 면포를 깔고 쪄도 훌륭한 설기가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코로, 입으로 맛있는 떡을 내가 직접 만들어 아이들에게 준다. 제일 중요한 점은 속이 든든하고 편하다는 것이다.

어제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서 집에 있던 쌀가루로 복분자설기를 한 판 쪄 갔다. 달지 않고 촉촉하니 너무 맛있다고 순식간에 한 판이 다 사라졌다. 간단히 만든 떡이 인기가 좋아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다음 주면 큰아들 생일이다. 큰아들이 자기가 직접 떡케이크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같이 만들기로 했다. 떡 만들기 자체가 오감을 자극하는 놀이기도 하고, 우리 쌀로 자기가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면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정수연 님은 경기 성남에서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아들들을 키우는 주부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귀찮을 때도 있지만 얻는 것이 많기에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