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호 2015년 9월호 살림,살림

[ 9월 마음살림 ]

사과 한 입

글 이병철


아침에 하얀 접시에 놓인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이 사과가 이 행성에서의 마지막 사과라면,
지금 내가 그 사과를 맛보는 것이라면,
아니 지금 이 사과를 먹는 것이 이 지상에서 내 마지막 식사라면.
온몸에서 소름이 돋아납니다.

 
매 순간이 처음이자 그 마지막이듯
이 사과는 이 행성에서 오직 하나뿐인 그 사과임을,
이 식사는 그렇게 차려진 단 한 번의 그 식사임을.
그냥 삼키려다 다시 꼭꼭 씹으며 한 입 그 사과의 맛에 집중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예배, 거룩한 모심.
생명이 생명을, 하늘이 하늘을 모시는 그 공양입니다.
내가 나를 위하는 제사와 잔치.
아니 내게 생명으로 모셔진 이 사과와의 합일의 자리, 그 초례청입니다.
그 합일의 설렘, 그 감격과 환희.
나는 온몸을 떨면서 한 입 사과를 내 안에 모십니다.
지금 한 입의 사과가 나와 하나 되고 있습니다.
거룩한 혼례입니다.

 

 

↘ 이병철 님은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위원장으로 마음살림운동을 펼쳐 가고 있습니다.
한살림 마음살림 카페 cafe.daum.net/maumsalim

 

 

사과 명상


눈을 감고, 고요하게 침묵합니다.
사과를 천천히 베어 물고 맛을 봅니다.
모든 감각을 알아차려 봅니다.


온 마음을 집중해서 천천히 먹을 때
무엇을 느꼈나요?
언제 사과와 내가 하나가 되나요?
사과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내 손까지 오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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