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호 2015년 6월호 [특집] 특집-돌봄

[ 울림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돌봄사업 10년 ]

스스로 지역사회를 돌보는 생활협동

글 김혜장

서울 마포구의 울림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울림두레생협)이 ‘생협에서 돌봄을’ 실천하고자 돌봄사업을 준비하고 실행한 지 내년이면 10년이다. 준비 기간이 3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실행하고 7년이다. 생활협동조합이라면 사람들은 좋은 먹거리를 나누는 사업으로 생각하는데 굳이 생협에서 돌봄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생협에서 하는 돌봄사업은 무엇이 다를까?

 

 

서울 마포구에 있는 울림두레생협은 '마을 돌봄 양성가 과정'을 열어 강의를 진행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부와 상담 기법, 정리정돈 등 노인돌봄과 관련된 이론을 배우고 실제를 경험할 수있다.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980년대 닥친 농업의 위기를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로 극복하고자 생활협동조합이 생겨났다. 어려운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이다. 두레생협도 그중 하나인데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생명이 넘치는 살맛 나는 곳으로 만들자는 지역 생명운동을 핵심가치로 추구하는 생활협동조합이다. 여기서 지역이란 조합원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으로서의 지역을 말한다.

 

 

돌봄 제공자와 이용자 대등하게 상호적으로 만나기

 

2000년대 울림두레생협에서는 첫 번째 실천 영역인 ‘먹을거리 공동구매’를 기반으로 ‘생활 전반으로’ 협동을 넓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 끝에, ‘지역 생명운동’의 두 번째 실천 테마를 ‘돌봄’으로 정하게 되었다.

돌봄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했다.

“식구들과 먹을거리를 나누고 아이를 기르고 살림을 하고 노인을 돌보고 동네 아줌마들이랑 수다도 떨고, 지역사회를 좋게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생협의 일도 함께 하는 것. 생명을 살리는 참 좋은 일이다.” -울림두레생협 돌봄위원회 나눔

“돌아봄이다.” -2012년 울림두레생협의청소년 UCC 공모전’

“일상에서 따뜻하게 마음을 돌보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2010년 울림두레생협 좌담회 ‘수다로 풀어내는 생협의 돌봄세상’

그러면 생협에서 하는 돌봄은 무엇이 다를까? 돌봄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고 함께 고민해 결론을 내렸다. 공공기관의 복지와 생협에서 하는 돌봄이 가장 다른 것은 생협의 돌봄이 생활에서 이루어진다는 영역의 차이,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이 대등하고 상호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이러한 의견을 기반으로 울림두레생협은 두레지원센터(두레생협 내에서 돌봄을 실천하고자 하는 생협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돌봄 관련 연구와 지원을 위한 센터)와 함께 “우리가 하고자 하는 ‘돌봄’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인 ‘복지’와는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돌봄사업’은 기존의 먹을거리 공동구매사업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라는 문제들을 정리해 방향을 잡았다. 그 방향은 우리가 추구하는 ‘돌봄’이란“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일상적으로 서로 돕고 보살피는 호혜와 상호부조 관계망 만들기”이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망을 통해서 서로 주고받는 도움들을 ‘제2생활재 (제1생활재는 생협에서 주고받는 물품이다)’라고 부르기로 했다.

 

돌봄위원회·온라인 품앗이 선물·생활응원사업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돌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까?

이러한 고민 끝에 첫 번째로 돌봄위원회를 만들었다. 돌봄위원회는 ‘조합원이 생활에서 느끼는 다양한 돌봄의 필요를 확인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공론의 장’이다. 2007년 돌봄을 주제로 공부모임을 시작했는데 2009년 생협에서 돌봄을 실천 주제로 결정하면서 공부모임이 공식적으로 돌봄위원회가 되었고, 7~8명이 한 달에 한 번 공부와 토론을 진행했다.

현재 돌봄위원회의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협의 돌봄사업을 조합원들에게 알린다. 생협다운 돌봄의 길을 모색하는 공부모임과 워크숍을 실시한다. 조합원들이 바라는 돌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욕구를 조사하고, 그 욕구를 사업과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기획과 활동을 제안한다.

두 번째는 일상적인 돌봄의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품앗이 선물을 만들었다. 선물을 통해 ‘두루 나누는 사랑, 두루누리는 행복’ 이라는 기치 아래 온라인과 지역화폐를 기반으로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자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들고자 했지만, 인터넷을 통해야 하는 불편함과 지역화폐라는 낯설음을 극복하지 못하여 중단되고 말았다. 대신 우리는 2012년부터 생활응원사업을 시작했다. 생활응원사업은 일상의 소소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응원자’와 그 응원이 절실한 ‘이용자’를 생협이 연결해주는 사업으로, 가사 지원, 아이 돌봄, 산후조리, 어르신 말벗, 장보기 지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돌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나는 생활응원 사업이 가장 생협다운 돌봄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조합원들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서로 돌아보고 지원해주는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의 관계망’ 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좀 더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두레’를 만들었다. ‘돌봄두레 어깨동무’는 울림두레가 2007년에 개최한 조합원 열린강좌 “고령사회를 대비하자”에 참여했던 조합원들 가운데 10여 명이 ‘노인복지연구모임’을 만들고, 1년간 열심히 준비해 ‘돌봄두레’를 출범시키자고 뜻을 모은 데서 출발했다. 여기에는 두레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 두레지원센터는 이들이 요양보호사자격을 취득하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일본 생협의 돌봄워커즈 사례들을 소개하며 돌봄두레 구상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해서 2009년 3월 말, 방문요양기관 신고를 마치고 첫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7년 동안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마다 대략 10~15명의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올해 1월 '노년의 삶을 통해 돌아본 돌봄'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서로의 필요와 경험을 나누었다.

 

 

돌봄은 돌아봄, 돌봄은 만남

2012년에는 울림두레생협은 돌봄위원회를 돌봄사업팀으로 확대 개편하였고, 2015년 현재는 돌봄영역에서 육아사랑방, 생활응원사업, 돌봄문화제, 돌봄기금모으기, 돌봄두레원 양성과정, 돌봄공부 모임, 고령자조합원모임, 어르신 활동 지원, 돌봄두레 어깨동무, 마포 돌봄네트워크 참여 등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부터 울림두레생협에서는 ‘돌봄은 만남이다’ ‘돌봄은 돌아봄이다’라는 초심을 되새기며, ‘생활에서 사업으로, 그리고 다시 생활로’ 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울림두레생협은 맞춤 돌봄, 일하는 사람도 즐거운 두레 등 돌봄이 느껴지는 만남의 방법을 찾고, 마을부엌, 돌봄센터 등 돌봄이 일어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돌봄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들과 관계망을 구축하여 서로 함께하려고 한다. 특히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돌봄을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생협과 함께 서로를 돌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그것이 다시 나의 삶을 돌보고 풍요롭게 만드는 돌봄의 순환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하기를 바란다.

 

* 두레지원센터의 조한소 님이 발제한 <2013년 두레지원센터 포럼 : 생협의 길을 묻다> 일부 인용함.

 

 

↘ 김혜장 님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울림두레생협의 돌봄위원장을 하였고, 현재는 돌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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