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호 2015년 6월호 [특집] 특집-돌봄

[ 노인 각자의 상황과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필요 ]

다양하게 보편적으로

글 김영미

나이가 들면서 판단 속도나 이해력 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가족과 주변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때 돌봄서비스가 적절하게 제공되면 해당 노인은 다시 건강한 상태로 쉽게 복귀할 수 있고, 가족들도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노인, 나이로만 규정할 수 없다

‘돌보다’라는 말은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라는 뜻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말 그대로 돌봄은 관심과 보살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을 헤아려 보는 것, ‘누군가를 돌아보는 것’이 돌봄의 시작이다.

①돌볼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 ②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 것, ③관심을 통해알고 이해하는 것, ④이해하고 알게 된 것을 보살피는 것, ⑤나아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 모두가 돌봄이라 할 수 있다. 즉, 취약 상황에 놓인 사람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돌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이 돌봄의 뜻은 명쾌하게 규정할 수 있지만, 돌봄의 내용은 무엇이라고 하기가 참 어렵다. 돌봄의 대상이 누구이고 그가 어떤 상황과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내용이 너무나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돌봄의 대상이 지금 시대의 노인이라고 한다면 더욱 복잡해진다. 건강, 학력, 생활환경, 경제상황, 문화수준, 인간관계, 그동안의 경험 등이 어느 세대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노인은 통일된 특성을 지닌 세대일 것이라는 인식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노인’이란 누구일까?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인식하게 될까?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 시대에 노인은 나이로만 규정된다. 그러나 사람마다 몇 살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는지에 차이가 있고, 최근 뉴스를 보면 72살 된 사람이 경로석을 양보받자 굉장히 기분 나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정부제도 등을 이용하는 것 외에 나이로만 구분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

 

 

노년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일이고 곧 내 문제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해서 '인산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인돌봄은 더욱 사려 깊게 발전되어야 한다.

 

 

공공영역에서는 복지제도, 일자리사업
민간영역에서는 자산관리, 실버타운

노인돌봄이란 단순히 정부나 사회에서 취약계층 노인을 직간접적, 특히 물리적으로 돕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노인들의 삶과 상황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며,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모든 활동”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공공영역에서 제공하는 노인돌봄서비스는 크게 복지, 일자리사업, 평생교육, 문화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복지 부문에서는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기초노령 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재가방문·주야간(단기)보호센터·요양원·요양병원], 의료비지원제도가 대표적이다. 또 중앙정부와 광역 및 기초 지자체에서 바우처 형식으로 다양한 복지서비스(보청기·안마·운동·정서 지원 등)를, 복지기관을 통해 반찬·말벗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일자리사업은 복지기관이나 시니어클럽 등을 통한 노인일자리사업과 지자체의 소 일거리사업 등을 들 수 있다. 평생교육은 복지관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 문화사업으로 경로당과 노인시설위탁기관, 지자체들을 통해 잔치나 여행, 동아리 지원 등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공공영역의 노인돌봄서비스는 크게 ①경제적 상황(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②건강 정도(건강체, 와병 및 장애군 등), ③관계 상황(독거 등)에 따라 이용 대상이 달라지고, 장기적으로 취약 상황에 있는 노인들에게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한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와 같이 광역지자체 중심으로 재취업·창업 및 사회참여 등 다양한 진로모색 교육과 지원도 시행된다.

민간영역에서 노인돌봄서비스는 금융기관 중심의 연금 및 자산 관리, 실버타운 등으로 시작되어 이어지고 있다. 공공영역에서처럼 서비스나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인식이 낮다. 또 고가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함께 그동안 지불하지 않던 항목의 비용이 들어 사회적 확산이 더디고 쉽지 않다.

그래서 취약 상황에 있는 노인들은 공공영역의 돌봄서비스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경제력·관계 상황이 일반적인 노인들은 시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쇼핑방식을 돌봄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소셜벤처 효순효식의 치매 예방 및 여가 활동 놀이 서비스, 병원 및 쇼핑 동행, 퇴원 직후 생활 및 가사 지원 등 역시 민간영역에서 일반 상황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이 신체 인지 활동을 하는 모습. 각기 다른 건강 정도와 그동안의 경험 등에 따라 돌봄서비스도 다양하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노인이 된다

보기에 건강하고 좋은 모습의 노인도 가족과 같이 사는 것과 무관하게 소통할 대상과 기회가 없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골절 등으로 일시적 취약 상황에 놓이게 되면 자녀나 가족 말고는 특별히 의지할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가족이 힘들고 걱정할까봐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도움을 구하지 않기도 한다. 반면, 가족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 노인을 돌볼 상황이 안 되면 발만 동동 구르다가 주말마다 장거리를 이동하며 힘들고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 노인 입장이 되어 사전에 어떤 돌봄제도가 있는지를 알고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민간영역의 서비스나 활동가가 노인과 가족 사이에 상시 개입하여 기존 공공영역의 노인돌봄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게끔 하고 공공영역의 부족한 부분을 맡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 노인돌봄 관계망을 촘촘하게 하면 어떨까 한다.

돌봄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본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상당히 말이 많은 시점에서, 노인돌봄도 이제는 정부 중심의 선별적 복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도 겪게 될 '보편적 노인돌봄’을 생각하고 스스로 준비하길 권하고 싶다. 보편적 노인돌봄을 이야기하면 상황이 좋은 노인까지 무슨 돈으로 다 돌볼 수 있냐고 되물을 수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세금으로 진행되는 공공영역의 돌봄서비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노인들의 욕구와 특성에 맞는 돌봄서비스가 민간영역에서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노인들은 자기의 욕구와 필요를 희생하며 젊은 날을 보냄으로써, 스스로의 욕구를 인지하고 사회에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을 생소하고 힘들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자녀 세대와 젊은이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노인들의 잠재된 불편을 헤아리며, 기존의 돌봄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한편 새로운 해결방법을 만들어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나이와 무관하게 노인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생애 주기 특성에 따른 다양한 돌봄서비스가 개발되어야 한다. 건강한 노인과 주간보호센터나 요양원을 이용하는노인을 돌보는 활동이 같을 수는 없는 것아닌가? 노년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일이고 곧 내 문제이다.

 

 

↘ 김영미 님은 노인돌봄 소셜벤처 효순효식의 대표이자 교육활동가 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람,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여 모두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상상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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