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호 2015년 5월호 [특집] 특집-몸을 씻다

[ 물로 씻어 내는 클렌징오일·샴푸 만들기 ]

시행착오 거쳐 내 피부에 맞는 비율 찾기

글 \ 사진 김온숙

비누를 직접 만들어 선물하고 강의도 하면서 삶이 바뀌었다는 ‘비누 철학자’가 샴푸와 클렌징오일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한살림서울생협 북부지부 활동가와 함께 MP비누를 만드는 모습.>

 

“비누 하나 바꿨을 뿐인데 피부가 좋아지고 생활이 변해요. 살고 있는 자연과 환경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도 바뀌고. 그 시간이 즐겁더라고요.”

비누를 만드는 강의를 할 때마다 나는 꼭 이런 이야기를 한다. 10년 전에는 나도 비누를 사서 쓰는 사람이었다. 당시 대구에서 서울로 이사하고야 여러 강좌를 통해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법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재미에 비누를 만들었다. 색이나 모양, 향기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었고 아이들과 같이 해 보기도 좋았다. 계속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에 놀이터에서 어느 한살림 조합원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비누의 전문가’, ‘비누의 철학자’라는 뜻을 담아 ‘소피스트’라는 이름으로 비누 만들기 소모임을 시작했다. 다 같이 돈을 모아서 재료와 도구를 사고 비누와 샴푸, 간단한 화장품 등을 만들었다.

여럿이 함께하다 보니 각자 만들고 싶은 것들이 다 달랐지만 여러 권의 전문서적을 참고하고 만들기 쉬운 것부터 까다로운 것까지 이런저런 비누의 제조법들을 시도하면서 나름 방법과 기술을 쌓았다. 함께하는 즐거움도 꽤 커 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나만의 노하우도 갖추게 되고 나에게 맞는 비누 제조법(레시피)도 알게 되었다. 하나의 레시피도 계절과 성별, 나이, 피부 타입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고, 하나의 재료를 여러 가지로 응용하는 재료 활용 요령도 생겼다.

 

녹여붓기비누·저온숙성비누·고온숙성비누

천연비누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녹여붓기비누(MP비누)와 저온숙성비누(CP비누), 고온숙성비누(HP비누)로 나눈다. MP비누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레시피를 보고 누구나 1시간이면 따라 만들 수 있고 재료도 비싸지 않다. 만들기 쉬운 만큼 쓰기도 쉬워 누구에게나 부작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CP비누는 오일 구성부터 피부 타입에 따라 만들어진 거라 지성·건성·아토피용 등 사용자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 그래서 지성인데 건성용을 쓰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효과가 좋은만큼 부작용이 있는 셈이다. 대신 비누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만들고 적정한 환경에서 숙성하면 비누도 피부의 보약이 된다.

우리 가족은 특별한 피부 문제가 없는 터라 MP비누를 주로 쓴다. CP비누의 단점이 숙성시키는 기간 중에 향기가 휘발되는 것이다. 심하면 빨래비누 냄새가 나기도 해 우리 가족은 MP비누를 더 좋아한다. 매일 헤어왁스를 바르는 남편은 MP비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고, 아이들과 나는 샴푸와 MP비누로 모든 세안을 한다. 강의하고 남은 비누 자투리나 실험하기 위해 만든 비누 등 다양한 비누를 쓰는 편이다.

천연재료 등으로 만든 비누를 쓰면서 점점 비누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다. 지나고 나서 보니 나도 모르게 효과가 나타났다. 남편은 유전의 법칙에 의하면 탈모가 진행되어야 했지만 5형제 중에 가장 머리카락이 무성하다. 모기에 물리면 부풀어 올라서 병원 치료까지 받던 막내아이도 이제는 걱정이 없다. 겨울마다 갈라져서 핏방울 맺히던 내 입술도 이제는 한겨울에도 촉촉함을 유지하고, 일명 말총머리라 불리던 내 머리카락도 이제 빗자루는 만들지 않아도 될 만큼은 되었다.

 

사람마다 다르게

우리 집 욕실엔 샴푸와 비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예전엔 화장을 지우기 위해 폼클렌저도 만들어 썼는데 비누로 꼼꼼히 이중세안을 잘하면 굳이 없어도 괜찮다. 몇년간 그렇게 했는데도 부작용이 없었다. 하지만 겨울엔 아무래도 건조하니 클렌징오일을 같이 쓰면 피부가 훨씬 편안해진다.

머리가 긴 경우엔 아무래도 비누로 씻기가 쉽지가 않다. 비누가 익숙해지면 좋지만 식촛물로 헹구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샴푸가 보다 간편하다. 게다가 요즘은 친환경 샴푸도 값이 싸져서 어떤 것은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드는 것과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값이 싸니 많이 권한다.

비누나 샴푸를 만들어 쓰면 내 필요에 맞게 만들 수 있어 좋다. 천연샴푸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는 그 재료가 자연에서 왔지만 인공적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므로 완전히 천연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 시중 샴푸에 들어 있는 합성계면활성제와는 내용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천연샴푸를 쓰면 샴푸가 머리카락의 자체 보호막을 씻어내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는 린스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머리 엉킴이나 뻣뻣함이 훨씬 줄어든다.

천연샴푸에는 거품의 크기와 세정력, 점증력 등에 따라 3~4가지의 계면활성제
를 첨가하는데 나의 머리카락이나 두피 상태에 따라 적정한 비율을 찾아야 한다. 머리카락의 부드러움을 위해 유연작용을 하는 성분을 너무 많이 넣으면 두피가 가렵거나 답답해지고, 첨가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세정력이 떨어져 부작용이 일어난다. 처음엔 샴푸의 점증 과정이 어려워서 잘못 만들어 그냥 버리기도 했다. 한번은 그게 너무 아까워서 그냥 써 보았다가 두피에 문제가 생겨 결국 버린 적도 있다. 실패로 얻은 지식들은 유용하게 쓰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피부로 인해 오래 힘들었던 사람들이 비누 하나 바꿔 피부가 변했다고 할 때 참 보람을 느낀다.

이번엔 클렌징 오일과 샴푸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레시피는 기준이 되지만 그대로 나에게 딱 맞는 옷은 아니다. 나에게 맞는 황금비율을 찾도록 정성을 들여 보자.

 

 

물로 씻어 내는 클렌징오일 (약 1주 사용 분량)

 

재료 - 현미유 20g, 올리브리퀴드 (중성피부 3g, 지성피부 4g), 천연에센스오일(오렌지) 2방울, 저울이나 약병, 비커, 스푼
만드는 법 - 개인차가 있지만 비율은 아래와 같다.
중건성용 오일 : 올리브 리퀴드 = 10 : 1 (오일을 줄여간다.)
지성용 오일 : 올리브 리퀴드 = 5 : 1 (오일을 조금씩 늘려간다.)
① 비커나 스푼 등의 재료는 소독용 에탄올이나 뜨거운 물을 부어 소독한다. ② 오일을 계량한다. 저울이 없다면 플라스틱 약병을 이용하여 계량 및 용기로 사용한다. ③ 올리브리퀴드를 계량한다. ④ 천연에센스오일이 있으면 첨가한다. ⑤ 시약스푼으로 잘 섞어 준다. 시약병일 경우 양손 사이에 넣고 살살 굴려주면 재료가 잘 섞인다. 만든 직후 사용 가능.
주의점
* 재료는 방산시장이나 인터넷에서 구매. 원산지와 설명서 성적서 등이 있는지 살펴본다.
* 올리브 리퀴드는 올리브오일에서 추출한 유화제로 오일을 물로 씻어낼 수 있도록 만드는 클렌징오일의 필수 재료이다.
* 위 비율을 시작으로 나에게 맞는 비율을 찾아간다.
* 유분감이 지나치면 트러블을 유발할 수도 있다.
* 천연에센스오일을 완성품 100㎖에 8~10방울 기준으로 첨가하면 좋다.
* 식용오일은 화장품용으로 나온 오일보다 유분감이 무거워서 조금씩 만들어서 나에게 맞는 비율을 찾아야 한다. 지성피부는 특히 올리브오일만은 피해라.

 

 

샴푸 (약 2~3주 사용 분량)

 
재료
- 샴푸 : 샴푸베이스 100g, 글리세린 3.5g, 실크아미노산 3.5g, 네틀추출물 3.5g, 녹차추출물 3.5g, 천연에센스오일(라벤더) 10방울, 저울, 비커, 스푼
* 보습용 첨가물 - 실크아미노산, 엘라스틴, 콜라겐, 글리세린, 판테놀, 모이스틴
* 기능성 첨가물 - 에스피노질리아, 네틀추출물, 쿠퍼펩타이드, 녹차추출물
만드는 법 - 비율은 아래와 같다.
샴푸베이스 : 보습용 첨가물 : 기능성 첨가물 = 100 : 7 : 7
① 비커나 스푼 등의 재료는 소독용 에탄올이나 뜨거운 물을부어 소독한다. ② 샴푸베이스를 계량한다. ③ 보습용 첨가물을 계량한다. ④ 기능성 첨가물을 계량한다. ⑤ 천연에센스오일이 있으면 첨가한다. ⑥ 재료를 잘 섞어준 후 용기에 담아 사용한다. 만든 직후 사용 가능.
주의점
* 용기는 다 쓴 샴푸통을 씻어 재활용하고 저울 대신 약병 이용 가능.
* 샴푸베이스는 거품의 크기와 세정력에 따라 재료가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어 나에게 맞는 샴푸 만들기를 시도할 때 손쉽게 이용하기 좋다.
* 첨가물은 1~2종류만 첨가해도 충분하다.
* 천연에센스오일이 있다면 완성품 100㎖에 10~15방울 첨가하면 느낌이 좋다.

 

 

↘ 김온숙 님은 ‘비누 만들기’가 비록 크고 위대한 일은 아니지만 작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합니다. 한국핸드메이드협회 소속 천연비누 공예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누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나누고 가르치는 비누의 전문가이자 철학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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