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호 2015년 4월호 살림,살림

[ 우리를 먹여 살리는 꽃 ]

사월에 만나는 노란 꽃밭 갓꽃

글 장영란 \ 사진 김광화

 

봄 햇살 따라 남도로 가면, 방긋방긋 웃고 있는 노란 꽃밭을 만날 수 있다. 노란 꽃은 유채꽃만 있는 게 아니다. 갓꽃도 있다. 유채와 갓은 배추와 자매지간으로 얼핏 그게 그거 같다. 하지만 갓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바로 톡 쏘는 매운맛. 배추인지 갓인지는 꽃대를 꺾어 맛을 보면 안다. 배추는 달짝지근하고 갓은 매콤하다. 갓은 이파리부터 꽃까지 매콤하게 톡 쏘는 맛이 있다.

 

전북 부안 사람들은 콩나물잡채를 해 먹는다. 당면에 무치는 잡채와 달리, 콩나물을 주재료로 무, 미나리, 다시마, 당근, 사과, 배를 넣고 무쳐 내는데 빛깔도 아름답고 맛도 아삭하다. 콩나물 잡채가 내는 톡 쏘는 매운맛의 장본인은 갓씨. 갓은 씨까지도 매콤하다.

 

갓은 도시농부들이 가꾸는 상자텃밭이나 화분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는 갓이 청소년기쯤 되었을 때 먹는다. 늦가을 갓씨에서 싹이 트면 뿌리에서 잎이 돌려나는데 이파리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길쭉하다. 봄이 오면 그 잎 한가운데서 장다리가 솟아나고 4~5월에 노란 꽃이 핀다. 아래에서 위로 가지가 새로 나면서 계속 피워 올라가는 모두송이꽃차례. 배추와 유채꽃은 꽃잎 네 장이 모여 있다면 갓 꽃잎은 더 작고 각각 떨어져 있다.

  

갓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인도의 옛이야기를 따라 꽃말이 ‘무관심’이란 정도. 김장철에 한번 관심을 받지만 보통 때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서일까? 하지만 김장을 담가 본 주부들은 안다. 갓이 들어간 김치와 아닌 것의 차이를. 양념이란 참 오묘하다. 적은 양으로도 맛을 살릴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 하루 내 삶에 양념 같은 존재가 뭐였을까?

 

↘ 장영란 님은 무주에서 자급 농사를 하며 자연에 눈 떠가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맛을 사람들과 나누고, 생각이 서로 통하는 이와 만나고 싶어 틈틈이 글을 씁니다. 《자연달력 제철밥상》, 《아이들은 자연이다》, 《자연 그대로 먹어라》, 《숨 쉬는 양념·밥상》 등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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