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호 2015년 2월호 살림,살림

[ 마음살림 -삶을 깨우는 마음공부를 시작하자 ]

마음살림

글 주요섭

힐링 신드롬과 명상의 대중화로 떠오른 영성


지난 해 출판된 경영 에세이 중에서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었다. 책 제목은 《영성이 있는 일터 당근농장 이야기》. 진짜 당근농장 이야기는 아니다. (주)캐럿글로벌이란 영어교육 전문회사의 성장기이다. 그런데 거기서 기업과 조직에서의 영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회사 대표이자 저자인 노상충 씨에게 영성이란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다. 그는 ‘일터 영성(workplace spirituality)’을 이야기한다. ‘영혼이 있는 일터’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그가 말하는 일터 영성은 이렇다. “일과 조직이라는 환경 속에서 개인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고, 더 나은 존재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심리적 특성.”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미국 경영학에서 일터영성이란 말은 이미 보통명사였다.
오늘날 ‘영성’ 혹은 ‘마음’은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되었다. 힐링 신드롬과 명상의 대중화가 주된 증거이기도 하지만, 지난 2013년 미국 연례 경영학대회에서는 놀랍게도 ‘깨어있는 리더십’이 키워드가 된 바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세계적인 정보기업 구글의 명상 담당 임원이 한국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더십·교육 분야에서도 대세는 마음챙김


특히 불교의 ‘위빠사나’ 수행법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마음챙김’은 이른바 ‘대세’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불교수행자 틱낫한이나 명상전문가 존 카밧진에 의해 소개된 대중적인 수행법과 명상법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챙김’ 혹은 ‘깨어있음’의 관점은 리더십, 경영, 교육, 소통 등 삶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예컨대 ‘깨어있는 소통’이란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소통이 아니다. 상대를 온전히 경청하는 소통이다. “너는 이래!”라고 상대를 평가하는 소통이 아니라, “나는 이래!”라고 나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전하는 소통이다. 상대는 이럴 것이라고 단정하는 소통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려 하는 소통이다. 나아가 상대의 말뿐 아니라 상대의 감정과 내면의 숨겨진 상처까지도 헤아리는 소통이다.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만나는 소통이다. <한살림선언>의 표현을 빌자면 합리적 이성뿐 아니라, 감성과 영성이 함께 교감하고 공명하는 ‘전일적’ 소통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흔히 금과옥조처럼 말하는 ‘합리적 의사소통’이 실제로는 반쪽짜리 의사소통인 셈이다. 그렇다. 마음챙김, 혹은 깨어있음은 이미 하나의 세계관이다. 삶의 변화의 출발점이며, 또 다른 사회적 실천이다. 그것의 한살림식 언어가 바로 ‘마음살림’이다.
밥상살림과 농업살림을 중심축으로,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생명살림 활동을 펼쳐온 한살림이 이제 지역살림에 더해 마음살림으로 깊어진다. 마음살림은 한살림 방식의 마음공부이기도 하고, 깨달음과 영성의 시대에 즈음하여 새롭게 펼쳐갈 한살림운동의 새로운 활동 영역이기도 하다.


잠자는 마음을 깨우고 죽어가는 마음을 살리자


마음살림이라니! 마음이 죽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한살림하는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그렇다. 마음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살리자는 것이다. 습관적인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반응만 하는 마음, 머리의 마음만 전부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반쯤 죽은 마음이다. 삶에 지쳐 혹은 관계 속에서 상처 입은 마음을 살리고자 한다. 과거의 상처에 의해, 혹은 마비로 인해 병든 마음을 치유하고자 한다. 잠자는 마음을 깨우고자 한다. 마음살림은 무엇보다 치유이다. 또한 마음살림은 깨어나기, 즉 의식의 전환이다. 그리고 애벌레가 성장하여 나비가 되는 신생과 참삶으로의 자기실현.
2014년 한 해 동안 한살림연수원에서는 마음살림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였다.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살림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생활과 활동의 사이사이에 깨어 있는 삶을 위해 살림의 마음공부를 기대한다. 몸과 마음이 온전하게 건강하고 행복한 한살림 사람을 그려본다.



↘ 주요섭 님은 모심과살림연구소 소장으로 생명사상(모심)과 협동운동(살림)에 대한 연구와 교류활동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http://www.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