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호 2015년 2월호 [특집] 특집 - 안녕? 아침밥

[ 직장인의 ‘이런’ 아침 ]

회사에서 먹는 아침, 에너지 충전 시간

글 \ 사진 서숙연

나는 ‘빙글’이라는 스타트업에서 마케팅과, 인사조직, PR을 담당하고 있다. 빙글은 다양한 취미와 관심사를 매개로 전 세계 사람들을 엮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꿈이 매우 큰 회사이다.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한다. 나는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일해야 해서 정신이 없을 때도 잦지만 그래도 뿌듯할 때가 많다.

 

 

<빙글 팀원들이 큰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시간에 나누는 음식과 수다는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학생 때 무슨 일이 있어도 먹던 아침, 회사에서도 먹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침을 중요하게 여겼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고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한번은 너무 크게 꼬르륵 소리가 나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웃음보가 터졌다. 그 이후로 나는 아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좋아하던 것은 사과와 시리얼, 토마토 주스 한잔이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당히 영양도 좋고, 맛의 조화도 괜찮고.
빙글에서는 아침을 준다. 우리는 8시 30분까지 출근해서 각 팀끼리 모여 그날 할 일을 간단히 공유한다. 그런 다음 모두 식당으로 달려간다. 그 모습은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 때 같다. 음식 종류는 매일매일 바뀐다. 하루 전날에 미리 주문해두는 구조이고, 일주일마다 각 팀이 돌아가면서 주문한다. 주문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음식 스타일이 달라진다. 샌드위치나 요구르트와 과일,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은 주로 여성들이 주문하고, 남자들은 김밥, 햄버거, 육회비빔밥, 돈가스 도시락 등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음식을 주문한다. 재미난 것은, 요구르트나과일이 아침 메뉴일 때는 남자 직원들이 배를 채우려고 컵라면을 꺼내 와 먹는다는 사실이다.
아침을 먹을 땐 눈치를 보면서 후다닥 먹는 것도, 그렇다고 완전 느슨하게 먹는 분위기도 아니다. 시끄럽게 떠들며 마음껏 그 순간을 즐기는 분위기지만, 너무 길어지면 안 된다고 모두 인식하고 있다. 아직 해야 할 게 많은 스타트업이라서 그런 걸까? 나는 가끔 전투 식량을 먹는 기분이들기도 한다. 미리 에너지를 보충해 두어야 달리기도 하고 높이뛰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니 말이다. 치열한 현장으로 뛰어들기 전에, 태풍의 눈에 서있는 평온함이라고나 할까?
아침을 같이 먹는 시간은 내게 참 소중하다. 업무시간에는 다들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아침을 함께 먹는 순간만큼은 진정 하나가 된다.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꺌꺌거리며 웃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긍정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 먼저 없어지는 아침 식사


나는 결혼하면 남편과 같이 행복하게 아침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 나눌 거라고 상상하곤 했는데, 그건 ‘로망’이었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남편은 8시 전까지 회사를 가야 해서 아침에 전혀 여유가 없다. 눈곱 떼고 달려가기 바쁘다. 그나마 남편 회사에서 과일과 빵, 샐러드, 김밥과 같은 아침이 제공되어서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남편이 수척해져서 물었더니 회사 사정으로 아침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회사 생활에 정신이 없었고 일어나서 달려가기 바빴기에 챙겨주지는 못했다. 회사가 조금이라도 상황이 안 좋아지면 먼저 없어지는 것 중 하나가 아침, 간식 종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아침을 계속 제공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아침을 맛있게 먹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도 한다.


↘ 서숙연 님은 하루하루 열정을 다해 살아가는 삶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실수를 할 때도 있고 넘어질 때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달리자’가 신조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남편과 아이고, 달리기, TED보기가 취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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