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호 2015년 2월호 [특집] 특집 - 안녕? 아침밥

[ 성인의 아침 ]

중요하지만 먹지는 못한다

글 김세진 편집부

“밥 먹었어요?”라는 문장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자동으로 뒤에 ‘뜻’을 의미하는 영어 미닝(meaning)와 한자어 의미(意味)가 뜬다. 연결해서 들어가면 “밥 먹었어요?”는 한국의 인사말이며, 이럴 땐 이러저러하게 답하면 된다고 외국인에게 설명하는 글이 따른다. 유독 한국에서만 왜 이런 인사말을 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말에서 상대의 안위를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혹 끼니를 걸렀다면 한 끼 차려줄 마음 역시 담긴 게 아닐까?

그 인사는 예전에는 아침에도 통용되었겠지만 어느새 아침에 잘 묻지 않는 인사가 되었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분초를 다투는 출근길이나 등굣길, 혹은 어린 자녀들을 등원시키는 분주한 시간 앞뒤엔 “아직 밥을 먹지 못했다”고 답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런 답을 반복해서 듣게 되는 게 민망해 안 묻게 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마케팅 대상이 된 ‘아침 사양족’


2014년 취업포털 커리어에서 직장인 334명에게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대부분 (85.19%)이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42.29%나 된다.
나이대별로 보면 20대는 두 명 중 한 명 (49.7%)이 아침을 거르고 있다(2006년 ‘사회통계조사’). 시장에서는 ‘20대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이라 부르며 이들을 겨냥해, 간단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아침 먹거리들을 너도나도 내놓았다.
김밥과 토스트나 떡으로 아침을 때우던 사람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편의점에는 즉석죽, 컵스프, 삼각김밥, 컵밥 등 아침 대용 메뉴가 다양하다. 모 편의점은 3년 동안의 매출을 분석해, 샌드위치, 주먹밥, 김밥 등의 아침 시간대 매출 비중이 각 36.7%, 27.6%, 25.4%인 것을 보고, ‘아침 식사 드시고 힘 내세요’ 행사를 진행했다. 대부분이 즉석식품이지만 ‘웰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기도 한다.
패스트푸드점에도 아침에만 제공하는 메뉴가 따로 있다. 모 패스트푸드에서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0%를 아침 메뉴가 차지했다. 아침 식사 배달 서비스는 종류도 다양하다. 건강 음료나 생식 등은 물론 샐러드 종류나 간단하게 덥혀서 바로 먹는 한식류, 채소와 과일 식단 등 선택의 폭이 넓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주세영 교수팀은 199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 (19살 이상 성인 5만 5천718명 대상)를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 외식 비율이 1998년 7.3%에서 2012년에는 13.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는 지난해 “아침 대용식 시장은 10년 만에 열 배 성장해 이미 시장 규모가 1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침 아니 아침 대용식,
먹는 대신 때우는 현실


아침이 아닌 ‘아침 대용’을 ‘먹기’보다 ‘때우거나’ ‘거르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현실이다. 2014년 취업포털 커리어의 조사에서 사람들은 식사를 거르는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46.83%), ‘잠을 더 자고 싶어서’(32.9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종합광고대행사 유니기획의 브랜드전략 연구소가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 한국인의 피로> 보고서에서는 ‘현재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가 87.1%에 이르렀다. 10명 중 9명꼴이다. 이러니 ‘아침밥 아닌 아침잠이 보약’이라고 느낄 수밖에. 피로하게 만드는 사회구조는 그대로 둔 채 개인의 부지런함에만 호소한다고 아침을 먹게 될까?
건강을 위해 아침을 먹기로 선택한다면, 아침 시간을 조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로를 줄이기 위한 사회와 개인이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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