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2014년 7월호 [특집] 특집-여름휴가

[ 잠시 멈춤, 휴식·체험·연대의 시간 ]

나에게 휴가란 무엇인가

글 구현지 편집부


휴가는 ‘직장·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이란 뜻이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즉,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두는 기간이다. 7~8월은 각급학교의 여름방학 기간이며, 직장인들도 일 년 가운데 가장 긴 여름휴가를 보내는 때이다.

 

몸과 생각과 마음을 쉬게 하려면

여름휴가란 일 년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쉼표’이다. 보통 휴가 하면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떠올린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직장이나 학교, 집안일 등에 얽매여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평소 가보지 못한 곳에 가거나 해보지 못한 일을 해볼 수 있다.
계곡이나 바닷가, 숲 등 시원한 곳으로 더위를 피해 떠나는 ‘피서’의 전통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여름휴가 때 여행을 떠난다. 휴가 여행은 목적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계획할 수 있다.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여행,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견문을 넓히는 여행, 종교적인 순례여행, 수련원이나 캠프 등에서 일정 기간 동안 머무르면서 체험하는 여행 등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왜 휴가 여행을 떠날까? 남들이 다 간다는 유명 관광지를 쫓아가 무언가를 더 많이 보고 즐기는 계획을 세우기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휴가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고 그에 따라 여행지와 내용을 정하면 좋을 것이다.
우선, 휴가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휴식이다. 몸을 너무 고되게 움직여왔다면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며칠쯤 푹 쉬어야 다시 살아갈 힘이 난다. 물론 걷기, 스트레칭, 물놀이 등 적당히 몸을 움직이는 운동도 같이하면 더 좋을 것이다. 몸과 마음은 함께 가나, 마음의 건강을 잘 헤아리는 게 더욱 중요하다.
복잡한 인간관계나 물질적인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자. 내가 살아가는 목표와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조용한 휴식을 위해서라면 도시보다는 자연이 좋을 것이다. 더불어 템플스테이나 수련원 등에 머무르면서 몸 수련, 마음 수련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보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생활 속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찾아온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친구가 되는 기회도 갖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의 마지막날 열 린 평화인간띠잇기.

 



여행의 방법을 다시 생각하는 공정여행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순환적인 삶을 추구하려면 휴가지의 생활 태도도 중요하다. 휴가지에서는 잠시 머물렀다 가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소비적인 생활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휴가에는 되도록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과 기타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해 보자. 소소하지만 컵과 수저는 여행의 필수품이다. 휴가지에서는 바비큐장이나 숙소 등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잔뜩 구워 먹곤 한다. 이번 휴가에는 반대로 육식을 줄이고 과식하지 않는 여행을 해보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지역의 장터나 협동조합 매장 등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찾아가면 새로운 재미도 있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어느 휴가지든 우리는 잠깐 머무르지만 그곳에서 계속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은 지역경제와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주목받는 공정여행이란 ‘여행지의 주민들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여 공정하게 거래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는 대안적인 여행문화’를 가리킨다. 공정여행을 실천하는 여행사나 여행모임 등에 단체여행뿐 아니라 소규모 여행 프로그램도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체 휴가를 공정여행으로 계획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원칙들을 나의 휴가에도 적용해보면 한층 의미 깊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새로운 체험의 기회로

평소 시간이 없어서 못해본 체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도자기 만들기, 바느질 등 소소한 취미생활 체험뿐 아니라 방학과 휴가 등을 맞이하여 여러 단체에서 여는 여름캠프에 참여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좀 더 삶의 본질적인 주제에 대하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경험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주제에 대하여 시민단체 등에 대해 문의해 보면 좋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는 7월 여름 인권법 캠프를 개최한다. ‘인권과 소통’을 주제로 공감 소속 변호사들과 시사평론가, 문화인류학자 등이 강연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갖는다. 청소년을 위한 산촌체험캠프, 한살림 생명학교 등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생활해보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도, 유명한 관광지들을 돌아보는 것 외에 특별한 목적에 따라 여행지를 골라보면 새롭다. 특별한 예술문화 행사 기간에 맞추어 방문해보는 것도 좋고 지역의 벼룩시장이나 농부시장, 헌책방 등을 탐방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에 관심이 있다면 그러한 곳을 견학하는 코스를 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국의 단체들이 연계하고 있는 해외단체를 소개받거나 직접 누리집 등에서 조사해 보자.
여행지의 숙소도 중요한 체험공간이 된다. 일반 호텔이나 콘도 같은 숙소보다 준비 과정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특색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농가민박 등을 이용하면 지역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좋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서도 안내를 해준다. 해외여행을 할 때에도 무료로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카우치서핑 커뮤니티 www.couchsurfing.org’나 소규모 민박 등을 이용하면 집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그 나라의 실생활을 좀 더 체험해본다는 장점이 있다.

 

나눔의 휴가를 만들어보자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연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난 5월, 만화가와 르포작가가 함께 모여 만든 책 《섬과 섬을 잇다》(이경석 외 지음, 한겨레출판사 펴냄, 2014)는 인천 콜트·콜텍, 서울 재능교육, 평택 쌍용자동차, 과천과 구미 코오롱, 울산 현대자동차, 밀양 송전탑 반대, 제주 강정마을 등 오랜 기간 외롭게 싸우고 있는 현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여름휴가를 정말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과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보자. 강정마을 평화책방에 기증할 책 한 권을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자.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

기억하자 저항의 역사
중단하라 제주해군기지

 

7월 29일(화)~8월 2일(토)까지 제주도청에서 시작하여 항파두리, 새별오름, 화순을 거쳐 강정마을에 이르는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펼쳐진다. 8월 2일 강정마을에서 평화인간띠잇기, 평화기원 방사탑 쌓기, 평화리본 달기, 강정마을 탐방 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마을 곳곳에서 평화캠프가 마련된다. 오후 7시 강정축구장에서 평화기원문화제 ‘저항의 기억을 넘어, 평화로 가는 길’이 열린다.

 

참가비: 하루 2만 원, 1박 2일 3만 원, 2박 3일~3박 4일 7만 원/초등학생 무료, 중고등학생 50%
참가신청: 7월 18일까지(1차 마감)
접수 및 문의: 인터넷카페 구럼비야 사랑해(cafe.daum.net/peacekj), 강정마을회(064-739-2067), 제주환경운동연합(064-759-2162),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02-72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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