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호 2017년 4월호 살림,살림

[ 살림 생각-세월호와 함께 돌아오는 4월 16일 ]

어둠을 뚫고 올라온 작은 희망의 빛

글 강호연

1천73일 만에 세월호가 검은 바다에서 떠올랐다. 수차례 시행착오로 인양은 여섯 번이나 연기되었고 그 과정에서 세월호가 크게 훼손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인양 방식을 바꾸고 해를 넘겼다. 2017년, 천만 촛불이 광장에서 뜨겁게 이어지고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그리고 세월호가 올라왔다.
육안에 드러난 세월호가 2014년 4월의 그날처럼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인양되는 것은 세월호 선체만이 아니다.
미수습자 9명과 희생자들의 신체 일부, 마지막 유품이 세월호와 함께 인양된다. 인양 전 과정에서 희생자의 유해가 최대한 온전히 수습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그 자체의 증거물인 세월호가 훼손되지 않고 인양되어 조사·보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해수부는 2015년 9월이 돼서야 미수습자 유실방지망을 설치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선체에 구멍 2개를 뚫고 인양하겠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세월호에 140여 개의 천공을 냈다. 구멍 34개를 뚫은 선체 하부 탱크와 기관실은 대법원에서 세월호 침몰 진상 규명 핵심 조사 대상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인양 방식이 바뀌면서 장비와 에어백 설치를 위한 천공 73개는 세월호를 훼손한 꼴만 되었다. 침몰 원인 규명 구조물인 스태빌라이저를 비롯해 크레인 붐, 앵커, 갑판 기둥, 권양기 등은 이미 절단된 지 오래다. 선박의 출입문이라 할 선미 램프가 열린 채 세월호가 올라왔다. 그리고 절단됐다. 해수부는 ‘선 조치 후 통보’ 방침을 고수하며 참사 피해 가족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가 탄핵되자 세월호가 인양되었다. 해수부는 지난날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방해를 지시하고, 세월호 유가족 고발을 사주했다.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수부는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참사의 증거물을 인멸하기 위해 세월호 선체 정리와 처리에 골몰하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는 탄핵되었지만 공범 세력인 해수부가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 인양과 수습, 조사와 보존의 모든 과정이 참사 피해 가족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앞으로 꾸려질 선체조사위원회가 조사의 주체로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구성에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세월호와 함께 4월 16일, 그날이 돌아오고 있다. 3년 동안 대한민국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책임자는 아직 처벌되지 않았고, 안타까운 죽음은 이어진다. 2014년 4월 16일 완전히 무너져 버린 인간의 존엄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우리는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한 첫 번째 역사를 써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반드시 그렇게 기록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3년을 맞아 ‘기억과 다짐의 4월’을 제안한다. 세 번째 맞는 4월 16일 그 봄을 기억하고, 따듯한 봄으로 열어 가는 길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길 바란다. 바닷속에 잠긴 세월호처럼 도무지 보이지 않던 희망이 아주 작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어둠을 뚫고 올라온 세월호처럼.

 

 

 

↘ 강호연 님은 세월호 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든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사무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4.16연대 세월호 참사 3주기 특별페이지 416act.net/sewol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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