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호 2017년 4월호 살림,살림

[ 살림의 순간-할아버지가 된다는 것 ]

우주에게서 배운다

글 _ 사진 김광화

 

 

지난달 외손자가 태어났다. 나는 올해 환갑이다. 손자는 나하고 꼬박 60살 차이가 나는 갑자 동갑인 셈이다. 딸이 태몽으로 제 할머니한테서 우주목을 받았다고 해서 이름을 ‘우주’로 지었다. 갓난아기를 오랜만에 가까이서 본다. 작은 얼굴, 손과 발… 가만히 볼수록 나를 닮은 거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손자 바보’라고 하는가. 그렇다고 날마다 볼 수는 없는 노릇. 아기 사진으로 노트북 바탕 화면을 바꾸었다. 그랬더니 제법 대리 만족이 된다. 노트북을 열면서 한 번, 작업 끝내고 닫을 때 또 한 번 미소를 짓게 된다. 열 때는 일이 잘되리라는 기대가 솟고, 닫을 때는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우주야, 고맙구나. 내가 할아버지가 되게 해 주어서.’ 흰머리가 조금씩 늘면서 어디 가면 할아버지 소리를 가끔 들었는데, 이제 진짜 할아버지가 되었다. 아기가 참세상을 배우며 자라야 하듯이 나 역시 ‘진짜’의 길이 무엇인지 조금씩 더듬어 가련다. 맑게 빛나는 눈빛으로 온 힘을 다해 젖을 빠는 아기한테서 삶의 긍정성을 배워야 하리.

 

 

↘ 김광화 님은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글을 씁니다. 최근에 아내와 함께 《사람을 살리는 곡식꽃 채소꽃 - 밥꽃 마중》을 냈습니다. 그 외 《아이들은 자연이다》, 《숨 쉬는 양념·밥상》, 《씨를 훌훌 뿌리는 직파 벼 자연재배》 등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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