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 2017년 3월호 편집자의글

[ 독자 만남-독자 백현옥 씨 ]

세상과의 통로가 되어 준 《살림이야기》

글 _ 사진 구현지 편집장

“2004년에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장일순 선생님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라는 책을 보았어요. 어머니 이름도 ‘일순’이어서 신기한 마음에 그 책을 읽고 한살림운동이란 게 있구나 하고 감동했는데, 마침 집 근처에 한살림 덕양매장이 있어서 조합원으로 가입했어요.”
독자 백현옥 씨는 한살림 조합원으로 마을 모임이나 매장 활동에 참여하다가, 2014년 여름에 모임방에 놓인 《살림이야기》를 발견했다. 스스로 ‘문자 중독’이라고 할 만큼 책이나 신문, 광고 전단지 등을 가리지 않고 읽는 터라 자연스럽게 손이 갔는데, 관심 있는 주제가 많고 재미있어 정기구독을 신청하고, 미처 보지 못한 과월호도 한꺼번에 구입했다. 《살림이야기》가 계간지에서 월간지로 바뀐 다음 달인 2014년 7월이었다.
“제일 열심히 보는 기사는 ‘지리산 동네부엌’이에요. 고향이 전라도인 어머니께서 음식을 아주 잘하셨는데 갑자기 쓰러지셔서 십 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셨어요. 그래서 어머니의 음식 손맛을 배우지 못했어요. 제가 삼 남매 가운데 막내인데, 언니 오빠가 일을 하고 저는 어머니 곁에서 병구완을 했어요. 집안일을 도맡게 되고 틈틈이 요리책이나 잡지 등을 보면서 글로 음식을 배웠어요. 요즘도 ‘지리산 동네부엌’으로 많이 배워요.”
아픈 이를 돌보며 ‘주부’ 역할을 하다 보니 생활 반경이 집과 동네로 한정되었는데, 그때 한살림과 《살림이야기》가 관심사를 넓히는 통로가 되어 주었다. 토박이씨앗에 대한 기사로 우리 먹을거리의 다양함도 알게 되고 토박이씨앗 나눔 행사에도 참여해 보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막연하게 품게 된 핵발전에 대한 걱정도 매 호 실리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해’를 보면서 정리되고 실천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얻게 되어 좋았다. 백현옥 씨는 의료 문제와 돌봄 사업에도 생각이 많다.
“환자나 노인 돌봄에 관해 사회적인 지원이 얼마나 부족한지 환자 가족으로서 절실하게 느꼈죠. 그래서 최근 생협들에서 먹을거리뿐 아니라 돌봄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는 게 참 고맙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또 민간 영역 외에 정부의 공공복지 제도도 지금보다 더 잘 갖춰져야 하니까 생협이나 마을공동체 등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대청소를 하면서 요즘 화제인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 보고자 《살림이야기》 과월호도 싹 정리해서 버리려고 내놓았다가 잠시 후에 다시 집으로 들고 왔다는 백현옥 씨. 다른 독자들에게 과월호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꼭 물어봐서 알려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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