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 2017년 3월호 살림,살림

[ 건강 수다_마음산책-‘마음이 말을 걸어올 때’는 ]

수다가 건강이다

글 박봉희

마음산책은 내 마음이 하는 말을 들음으로써 나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다른 사람이 건강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내 마음을 읽고 함께 나누는 방법을 알아본다.

 

“‘엄마 사랑해. 너무 사랑해.’ 아들이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이메일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어느 순간부터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어요.” 서울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자신에게 아픔 또는 힘이 된 한마디에 대해 서로 나누었을 때, 참여자 한 분이 그동안 가족 외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리며 고백한 이야기이다. 5년 전 사고로 죽은 막내아들 기일이 돌아오는 11월이면 죽음처럼 살았다고 했다.
우리 기억은 몸 전체와 뇌에 저장되어 있다. 내 몸은 어떤 일에 회의를 느낄 때마다 재빨리 먼저 알아채고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만큼 우리 몸은 정직하다. 입술이 부르트고 감기에 걸렸다면 몸이 말을 걸어온 것이다. 몸이 피곤하니 쉬라는 신호다. 평소 몸의 사소한 신호를 무시하다 때론 큰 병을 얻기도 한다. 최근 가까운 젊은 활동가를 암으로 잃고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몸과 마음이 말을 걸어온다면 자신의 감각, 감정에 조용히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찾고 싶은가’ ‘내 안의 결핍은 무엇인가’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자기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법정 스님은 《산에는 꽃이 피네》(2009)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 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마음산책’은 내 삶터와 일하는 현장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살게 하는 것이다. 살아오는 동안 가졌던 소명과 상처와 좌절을 살펴보는 것이다. 내 안의 욕구와 기대, 무의식의 감정을 정확히 읽어 내지 않으면 우리는 자칫 만나는 사람에게 이 모든 것을 투사하여 걸림돌을 만들 수 있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 상처받기도 한다. 그래서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일상의 ‘건강 수다’가 필요하다. 건강 수다는 정신 건강을 위한 예방 활동이며 자신의 욕구를 자세히 보는 것이다. 공동선을 주장하는 이면
에 혹시 분노나 두려움, 펼치지 못한 내 욕심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건강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내가 어떨 때 건강을 생각하는지 고민해 보니, 아플 때만 건강을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정작 건강할 땐 건강을 잘 모르고. 또 하나는 나이 들어서 거동이 불편하게 되면 누가 나를 돌봐 주나 걱정할 때 건강을 생각하더군요…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이 무엇인가 했더니, 내 마음과 몸이 지극히 편안하고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혈기와 욕구를 가진 것이더라고요.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들을 수 있는 상태가 건강한 상태, 이런 것이 잘 이루어지는 환경이 바로 건강이구나….” 서울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한 조합원이 건강 말하기대회에서 한 말이다.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건강에 대해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사회에 건강 수다 공동체를 만들자. 만들어야 한다.

 

‘ 건강 수다_마음산책’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은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교육연구센터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누리집 cafe/daum.net/educoop

 

 

 

‘마음이 말을 걸어올 때’ 진행 요령

 

목적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탐색한다.(알아차림)삶에서 어려웠던 순간들을 떠올리고, 극복한 경험을 나눈다.(건강 수다)
서로 삶의 지혜를 배우고 관계가 촉진되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배움과 안정)

 

시간 7~8명 기준으로 1시간

 

진행 과정
❶ 진행자는 참여자 가운데 한 사람에게 여는 시를 읽게 한다. 천천히 호흡하며 읽도록 안내한다.
❷ 진행자는 열린 질문에 각자 답할 수 있는 침묵의 시간(3분)을 갖도록 안내한다.
❸ 구성원 전체가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❹ 진행자는 참여자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마무리 글을 읽게 하고 마친다.

 

공동 작업(동료나 아웃들과 함께 순서에 따라 해 보세요)
나누고 싶은 주제에 맞는 제3의 짧은 글이나 시를 선택하고 질문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다.

 

1) 여는 시

 
마음이 마음에게 물어본다
네가 원하는 것이 뭐야?

 

마음이 마음에게 물어본다
진짜 네가 원하는 건 뭐야?

 

마음이 마음에게 물어본다
지금, 네가 원하는 건 뭐야?

 

마음이 마음에게 물어본다
아파~

 

마음이 마음에게 대답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아픈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괜찮아

 

- 박봉희, <마음이 마음에게 물어본다>

 

2) 열린 질문
·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내게 힘이 되어 준 한마디
- 그때의 배경
- 힘이 되어 준 한마디는?

 

3) 나눔

 

4) 마무리
“우리 모두는 어떤 시기, 어떤 순간 저마다 겪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 아픔 너무 꽁꽁 숨겨 두지 말라. 어느 순간 저고리 고름 풀듯 허허로이 풀어헤치면,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만나 위로하고 위로받을 것이다.”

 

 

↘ 박봉희 님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교육연구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갈등 조정, 영성적 회복과 같은 정신 건강 예방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으로 현장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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