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 2017년 3월호 [특집] 환절기

[ 환절기의 건강 이상 신호 점검 ]

변화를 잘 관리하여 한 해를 건강하게

글 조비룡

겨울을 지나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면 사람을 비롯해 생명은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추위에 움츠렸던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활발해지고, 식물들은 새 잎을 틔우며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봄은 우리 건강에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기온과 환경이 바뀌는 환절기라는 특성상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활기찬 생명력을 준비하는 봄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자.

 

 

갑작스러운 기온과 습도 변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며 따뜻해지는 환절기의 가장 큰 문제는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과 낮과 밤의 기온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따뜻해지기만 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나 낮보다 10도 이상씩 떨어지는 밤의 차가움은 우리 몸을 당황스럽게 한다. 기온 변화에 대한 적응은 하루 이틀로는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은 옷을 껴입거나 그때그때 실내 온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상책이다. 그래서 이때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입거나 여분의 옷 또는 머플러, 숄 등을 준비하여 하루에도 크게 변하는 기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밤에 기온이 많이 떨어질 때는 실내 습도 또한 많이 떨어지므로 가습기는 완연한 봄이 오기까지는 활용하는 것이 좋다.
따뜻해지는 기온과 좋아지는 환경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다 보니 열량 소모가 많아지며 피로나 졸림증이 좀 더 자주 찾아올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노곤함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 이는 ‘춘곤증’ 또는 ‘봄철 식곤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우리 몸 내부 정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어서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순응하는 것이 좋다. 밤에 규칙적이고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가능하다면 점심 후에는 20~30분 정도 휴식을 하거나 잠시 눈을 붙이는 여유를 갖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3월에는 일터나 학교에서 업무나 학년의 변화 등으로 회식 자리와 음주 기회가 많아지고, 불규칙적이거나 짧아지는 수면 시간과 겹치게 되면 춘곤증은 더 심해진다. 이때 주의점은 피곤함이 주요 증상인 갑상샘 질환이나 당뇨병 등 일부 질환의 조기 증상이 아닌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춘곤증의 경우는 일시적이고 푹 쉬면 대체로 좋아지는데, 이러한 질병으로 인한 피곤함의 경우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잠을 자거나 쉬어도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절성 알레르기와 감기를 구분해야
봄이 되면서 심해지거나 잦아지는 질병도 있는데, 알레르기와 천식이 대표적이다. 새 잎이 나고 꽃이 피면서 계절성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하는데, 재채기, 콧물, 피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악화하면 이러한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봄철 호흡기 알레르기와 천식은 ‘오래가는 감기’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아,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 나타날 때는 이런 질병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는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
히도 최근에는 이를 예방하는 요법들도 효과가 좋아졌기 때문에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려 할 때 예방요법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도 효과가 좋지만, 이보다는 예방 약물요법의 부작용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또 다른 것이 황사인데, 기존의 대기오염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호흡기 문제는 물론이고 피부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만들거나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기존에 이런 만성 질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더 조심해야 하며, 황사가 심해지거나 황사 경보가 발생할 때는 대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다.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을 꼭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는 물론이고 피부를 감싸는 옷차림새를 갖추도록 한다. 귀가한 뒤에는 입었던 옷을 잘 털고 샤워 등으로 오염된 피부를 빨리 씻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물을 좀 더 자주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냉이, 달래, 쑥과 같은 봄나물 음식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활발해지는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음식으로, 춘곤증을 좋아지게 해 준다. 사진은 봄나물비빔밥, 출처 《한살림 요리》

 

 

정신적 스트레스도 있지만 오히려 기회로
환절기를 거치며 건강문제를 악화시키는 사회적인 문제 중 하나는 해가 바뀌면서 변경되는 새로운 역할이다. 해가 바뀌면서 반이 바뀌거나, 부서 이동으로 새로운 환경이 생기고 역할이 변경되면 이에 적응하기 위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대부분 대인관계로 인한 것이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잘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도움된다. 새로운 역할로 인해 수면과 식사 시간이 변경될 경우는 육체적인 스트레스도 같이 발생하게 되는데, 가능한 한 빨리 적응하거나 규칙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나열하다 보니 봄이 왠지 살기 좋지 못한 계절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앞에서도 잠시 언급하였듯 사실은 그 반대이다. 봄이 되면 기온도 생활하기에 더 좋아지는 등 상황 대부분은 생명에 훨씬 유리하게 변한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문제만 조심하면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는 새로운 건강과 활력을 기약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겨우내 제대로 하지 못했던 바깥 운동과 창문을 활짝 열고 하는 환기를 시작해 보자. 하루 날짜를 잡아서 봄맞이 집 안 대청소를 한다면 훨씬 더 좋다.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 냉이, 달래, 쑥과 같은 봄나물로 활발해지는 신진대사를 도와준다면 춘곤증은 더 빨리 좋아질 것이다.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여러 스트레스를 오히려 이런 환절기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한다면 이번 봄은 한 단계 더 건강한 한 해의 시작이 될 것이다.

 

 

↘ 조비룡 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교수로, 서울의대 보건소장과 국민건강지식센터장,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으로 사람들에게 바른 건강 정보를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가의 보건기관에도 자문 교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함께 지은 책으로 《우리 가족 건강 주치의》, 《암 치료 후 건강관리 가이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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