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2017년 2월호 살림,살림

[ 건강 수다_마음산책-‘몸지도’로 읽어 나가는 나 ]

건강의 안부를 묻다

글 박봉희

내 몸과 마음의 속내를 말하는 게 건강의 시작.
마음산책은 나를 먼저 살펴보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다.
2회에 걸쳐 마음산책이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하는지 알아본다.

 

“여기저기서 펀치로 얻어맞는 샌드백이다.”
어느 회의 시간에 앞서 “내 몸은 어떤 용도로 쓰이는가?” 물었더니 어느 의료동조합의 실무책임자가 자신의 심정을 그렇게 표현한 것. 마음 한편이 짠했다.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와 문제 제기를 듣는 자리. ‘샌드백’이라는 짧은 단어로 그 위치의 무게가 단박에 이해되었다.
우리가 깃들어 살고 있는 몸의 정체는 무엇일까. 몸은 우리에게서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가. ‘나에게 몸이란 어떤 의미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요즘 소모임이나 회의, 교육이 있을 때면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 안부를 묻는다. 건강 수다, ‘마음산책’이 그것이다.
건강은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건강해진다. 병은 할 말을 못 해서 생기는 경우가 참 많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몸 어디가 아픈지, 내 머릿속이 어떤 생각들로 채워져 있는지 알아차리게 된다. 내 마음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스스로 관찰하는 능력도 생긴다. 솔직한 자기 고백은 우리 내면에 있는 치유 능력을 깨어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너도나도 ‘힐링’을 말한다. 그만큼 삶에서 느끼는 피로감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20년 넘게 의료협동조합 운동을 해 온 내가 그렇듯, 현장 활동가들 역시 쉼이 없어 늘 지쳐 있었다. 마음산책은 내 안에 숨겨진 내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며, 나를 자세히 보는 것이다.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모든 관계의 출발점이다. 일상에서 자기 마음을 살피고 건강해져야 다른 사람이 건강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2009년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의료사협연합회)에서는 10주차 건강조직가 교육훈련과정에 마음산책을 처음 기획해서 적용해 보았다. “마음산책 진행을 어디서 배울 수 있나요?” 프로그램을 마친 활동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8년 동안 교육과정에 지속적으로 적용하면서 ‘자기 성찰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_마음산책’으로 구조화했다. 이제는 의료사협연합회 교육연구센터에서 마음산책 진행자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의료협동조합은 고령 사회를 위한 건강 마을공동체를 실현하고자 20여 년 넘게 활동해 온 단체이다. 의료 기관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건강한 생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여기 소개하는 ‘몸지도’는 의료협동조합의 핵심 가치인 ‘건강’에 딱 맞는 마음산책 도구 가운데 하나다. 당장 아프기 전에는 크게 관심 없는 몸,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자신의 몸을 새롭게 읽어 나가면서 소중한 몸을 알아차리는 것이 곧 건강을 위한 예방 활동이 된다. 조합원과 대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누구나 시도할 수 있었던 덕분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몸지도 진행 요령

 

목적
현재 내 몸 상태를 알아본다.
몸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의 느낌, 신체감각을 알아차린다.
알아차리고 고백하면서 가벼워지는 ‘감정의 해우소’ 역할을 한다.
건강 예방 효과 기능을 담당한다.


시간 10여 명 안팎 기준으로 1시간(인원에 따라 모둠을 나누어 진행할 수 있다)


준비물 몸지도(A4용지 크기), 색연필


진행 과정
➊ 여는 글을 읽고 열린 질문을 한다.
➋ 몸지도를 그린다.
내 몸 가운데 좋아하는/관심 있는 부분에 동그라미를 친다.(관심이 높을수록 진하거나 크게)
내 몸 가운데 아픈 부분에 동그라미를 치고 개선책을 고민해본다.
➌ 참가자들이 저마다 몸지도에 담긴 기억과 느낌을 나눈다.
➍ 나태주 시 <몸>을 함께 읽고 마무리한다.


진행 과정에서 유의할 점
배정된 시간, 인원에 따라 모둠을 나누어 진행한다.
시간 배정 탓에 나눔을 할 수 없다면 몸지도를 그리는 체험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신체감각을 표현하는 낱말 예시를 들어 안내한다.(단단한/물렁한/쑤시는/아픈/가벼운/무거운/긴장된/이완된/편안한/고통스러운/따듯한/차가운)

공동 작업 (동료나 이웃들과 함께 순서에 따라 해 보세요)


➊ 여는 글
“몸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열망이 아니라 우리가 깃들어 사는 장소로 바꿔야 한다.” - 수지 오바크, 《몸에 갇힌 사람들》(창비2011)
➋ 열린 질문
어디가/언제/어떻게 아파요?
왜 아플까요?
건강하고 힘이 난다고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➌ 나눔
자신의 아픔을 공개하는 첫 발표자가 중요하다.
발표 순서는 참가자들이 정한다.
충분히 경청하며 끼어들지 않도록 안내한다.
관계 촉진을 위해 나누는 시간을 충분히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
➍ 마무리
나태주 시 <몸> 함께 읽기

  

의료사협연합회 교육연구센터 인터넷 카페 cafe.daum.net/educoop

 

 

↘ 박봉희 님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교육연구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갈등 조정, 영성적 회복과 같은 정신 건강 예방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으로 현장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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