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0호 2008년 봄

  • 앗, 사버렸다
  • 계간 <살림이야기-공공호>가 창간되었습니다. ‘1’호가 아닌 ‘0’호란 표현을 쓴 이유는 잡지등록이 되지 않은 ‘예비호(준비호)’라는 의미와 ‘1’에서 시작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고 싶은 바람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살림이야기>는 실타래처럼 엉키고 꼬여있는 세상살이의 끈을 한 가닥 한 가닥 풀어 낼 예정입니다. 어느 학자는 “산다는 것은 복잡하고 고된 일이며,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이제 용감한 일이 되었고, 단순함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영적인 작업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살림’의 참된 의미를 되살려 알려 낼 때입니다. ‘살림’이라는 단어는 한 집안 살림에서 나아가 나라살림에 이르기까지, 뜻이 넓고 깊습니다. ‘살림하다, 살리다’처럼 살아 움직이는 실천하는 생명운동이자 생활운동의 지향과 가치 또한 담겨있습니다. 살림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땅이 만나고, 사람과 생명이 만나 ‘살림의 지혜가 샘솟는 이야기 마당’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창간호에는 우리 시대 ‘사고 먹어’, ‘사고치는(?)’소비문화의 현주소를 들여 다 볼 수 있는 내용과 ‘살림이야기’가 모색해야 할 단상들을 담았습니다. 잡지 창간작업이 진행되는 겨울과 봄사이 태안기름 유출, 숭례문 전소 등 우울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동학의 참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묵묵히 외길인생을 걸어 오신 표영삼 선생님이 환원(별세) 하셨습니다. 살림이야기의 첫 번째 만남이 마지막 인터뷰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면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1호’에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담아, 내실 있는 ‘살림하는 잡지’, ‘살아있는 잡지’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살림 회원들과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2008년 2월 25일 편집실에서 /유창주